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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ong><font color = 065883>[심층보도]</strong></font> 평화협정 체결 논의 - 북핵문제 해결위해 새로운 카드 제시하는 부쉬 행정부


북한 핵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6자회담이 반 년 넘게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협상을 통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게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비관론이 높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뉴욕타임스는 18일 부쉬 행정부가 핵 협상과 병행해 북한과 평화협정 체결을 논의하는 광범위한 새로운 대북 접근방식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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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새로운 대북한 접근방식은 현재의 6자회담 구도만으로는 북한을 설득해 핵을 포기하도록 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이와 관련한 부쉬 행정부 내부 논의과정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핵심 관심사는 지난 53년 간 계속돼온 한반도의 전쟁상태를 종식시키는 것이 핵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지 여부"라면서 "평화협정 체결 논의는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다른 방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부쉬 대통령은 취임 이래 줄곧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최근 들어 핵 문제는 거의 언급하지 않고 탈북자 등 북한 인권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부쉬 행정부가 인권 문제와 위조지폐 제조 등 불법행위를 구실로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 핵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는 관측을 제기해 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부쉬 행정부가 평화협정 체결 협상을 핵 협상과 병행할 방침이라는 뉴욕타임스의 보도는 관심을 끌기에 충분합니다. 평화협정 체결 자체가 북한이 그동안 줄곧 요구해온 사안이기 때문입니다. 뉴욕타임스는 부쉬 대통령이 새로운 북한 접근방식을 승인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그렇게 될 경우 이는 `대북 전술상의 중대한 변화'라고 밝혔습니다.

새로운 대북 접근방식은 콘돌리사 라이스 국무장관과 그의 고위 보좌관인 필립 제리코씨 가 주도해 마련했으며, 행정부 내 의견을 달리 하는 많은 관계자들 간에 치열한 논의를 거쳤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또 부쉬 행정부 관계자들은 평화협정 논의에 6자회담 당사국 중 미국과 중국, 남북한 등 네 나라가 참여하고, 일본과 러시아는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미국의 새로운 접근방식에 선뜻 응할지는 매우 불투명합니다. 우선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새 접근방식이 대북 정책에 강력한 발언권을 행사하는 딕 체니 부통령 등 강경파들로 부터도 지지를 얻고 있는지 여부가 확실하지 않습니다.

이 접근방식은 특히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전제로 하고 있지만, 북한은 미국이 위조지폐 제조 의혹과 관련해 자신들에게 가한 금융제재를 풀지 않는 한 회담 복귀는 절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습니다. 게다가 부쉬 행정부가 그동안 밝혀온 대로 북한의 인권과 테러지원, 개방 등 다양한 의제를 평화협정 협상에 포함시켜 다루기로 할 경우 북한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현재 남한 정부는 부쉬 행정부로 부터 공식적인 견해를 전해듣기 까지는 언론보도에 대해 왈가왈부할 입장이 아니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익명을 요구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과의 회견에서 "한반도의 전쟁상태를 공식적으로 종료하는 평화협정 협상은 북한 핵 폐기와 관련해 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진 뒤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국방연구원의 백승주 북한연구실장은 미국이 북한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겠다는 것은 북한에게 충분히 큰 당근이 될 것이라면서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게 할 좋은 명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외교안보연구원의 김성한 미주연구부장도 "전제조건이 있긴 하지만 매우 그럴듯한 제안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6자회담의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차관보는 24일부터 중국과 한국을 잇따라 방문할 예정입니다. 힐 차관보는 두 나라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의 면담 과정에서 미국측의 새로운 대북 접근방식을 논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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