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를 비롯해 구 공산권 국가인 세르비아와 보스니아 등 신생 민주주의 국가들에서는 법원을 바탕으로 하는 사법제도를 수립하는 일이 제일의 중차대한 과제입니다. 신생 민주주의 국가들에서 여러 해가 걸릴 수도 있는 사법제도 수립을 위해 미국의 변호사들과 판사들이 그런 나라 사람들과 법의 통치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을 돕고 있습니다. 미국의 사법계 전문가들로부터 신생 민주주의 국가들의 사법제도 수립 과제와 전망을 봅니다.
이라크의 전 독재자 사담 후세인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는 가운데 이라크 국민은 재판에 관한 뉴스매체들의 보도를 통해 낯선 일들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후세인 재판은 증거에 입각해 일반에 공개되는 법정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그 것입니다.
미국의 검사인 그레그 키호씨는 이라크에서 2004년부터 2005년까지 특별재판소의 자문으로 활동하면서 특별 재판소는 이라크에서 전례가 없던 것이고 이라크인들은 그런 형태의 법정체제에 관한 경험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합니다.
키호씨는 이라크 국민은 사담 후세인 통치하에서 비밀법정 체제를 겪었기 때문에 사법절차에 관해 신뢰를 갖지않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사담 후세인 통치하에서는 한 밤중에 갑자기 무슨 혐의인지도 모른채 집에서 끌려나가면 가족들이 다시는 그를 볼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연행된 사람은 흔히 늦은 밤 10시경에 재판을 받게 되는데, 피의자를 위한 변호사 역시 잠자리에서 끌려나와 형식적으로 그를 변호하게 되고, 새벽 2시경, 재판이 끝나면, 6시경엔 피의자에 대한 교수형이 집행되곤 했다고 키호씨는 전했습니다.
이라크인들로선 수 십년 동안 그런 체제하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법정에 대한 신뢰를 되찾는 일이 어렵기만 합니다. 키호씨는 법정에 대한 신뢰회복이 하루 아침에 이루어질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이라크인들의 법정체제에 대한 신뢰는 이번의 재판만이 아니라 이라크인들에 의해 수 많은 재판이 오랜 기간에 걸쳐 이루어짐으로써 회복될 수 있다고 키호씨는 강조합니다.
법의 통치에 대한 신뢰회복은 공산주의 체제로부터 민주주의 체제로 전환중인 나라들의 국민에게도 마찬가지로 어려운 일입니다. 미국의 변호사협회는 중부유럽과 유라시아 법체제 지원팀을 구성해서 구 공산권 10개국에서 전문법조인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아바실리라는 약칭으로 불리는 이 팀의 일원인 로버트 로차리 변호사는 구 공산권 국가들에서는 독재체제로부터 신생 민주주의 체제로 전환하는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사법체제가 아주 미약했었다고 지적합니다.
판사들은 정치적 도구로 이용당했고 권력을 장악한 사람들의 적으로 간주되곤 했다는 것입니다.
미국 콜로라도주 검사출신인 로차리 변호사는 그런 나라들의 법체제 개혁에는 시간이 걸린다고 말합니다. 기존의 판사들이 개혁을 달가워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들은 과거의 경험 때문에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 변호사들이 지원하며 함께 일했던 여러 나라들에서 과거에 오랫동안 판사들은 목이 달아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을 겪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로차리 변호사는 미국 변화사협회가 그런 구 공산권 국가들의 민주적인 법체제 수립을 지원한 성공적인 사례로 발칸 반도 세르비아 공화국을 지적합니다. 로차리 변호사가 참여했던 사건은 코소보 전쟁때 집이 파괴되고 토지를 몰수당한 소수 민족계 알바니아인이 낸 소송이었습니다.
그 알바니아인 소송사건에서 원고측은 세르비아 정부에 승소함으로써 정부가 원고에게 전면 원상회복 조치를 이행하도록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그 사건에서 로차리 변호사가 특별히 자부심을 갖는 것은 그런 판결을 내린 담당판사들 가운데 세르비아계 판사가 결정에 참여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세르비아에서는 그런 성공적인 진전에도 불구하고 대중이 아직도 사법체제 개혁에 대해 경계심을 갖고 있습니다. 어떤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다수의 세르비아인들이 사법체제가 빈약하고 부패되 있다는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아바실리의 형사법 지원 팀장으로 여성인 매리 그리어 변화는 사법체제 개혁에서 있어서 대중교육이 또 하나의 중요한 측면이라고 강조합니다.
또한 대중교육과 함께 똑같이 중요한 것은 장래의 전문 법조인들에 대한 교육이라고 그리어 변호사는 지적합니다. 아바실리는 이를 위해 미국과 서유럽 대학들의 법률 분야 교수들이 사법체제 개혁을 위한 도움을 청하는 나라들에게 교환활동을 제공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또한 그런 나라들의 법학 교수들이 미국과 서유럽 대학들에 초빙되어 강의하고 연구활동에 참여하고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