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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위폐발행과 북한의 연관성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 - 미 정부 관리들, 상원청문회 증언


미국 정부는 고도로 정밀하게 제작돼 유통되는 달러화 위조지폐와 북한의 연관성을 확실히 파악했다면서 앞으로도 세계 각국과 협력해 강력한 단속활동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25일 미 상원에서 열린 북한의 위조 달러화 제조 등 불법활동에 관한 청문회 내용을 현장을 취재한 윤국한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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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는 북한이 미국 달러화를 위조해 유통시키고 있다며 이에 관련된 북한 및 해당 금융기관들에 대해 제재를 가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미국의 이같은 제재에 반발해 지난해 11월 이래 핵 문제 논의를 위한 6자회담 복귀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 당국자는 25일 상원 국토안보위원회의 재무, 정보, 국제안보 소위 주최로 열린 청문회에서 북한은 지금도 위조지폐를 계속 생산해 유통시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미 비밀검찰국의 마이클 메리트 수사 담당 부국장보는 광범위한 조사를 통해 고도로 정교한 위조지폐와 북한과의 확고한 연계를 밝혀냈다고 말했습니다. 메리트 부국장보는 또 북한이 만들어 내는 위조지폐인 이른바 `수퍼노트' 가 계속 제조돼 북한 밖에서 활동하는 매개인들을 통해 분배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메리트씨는 달러화 위조지폐는 1989년 필리핀에서 처음 발견됐다면서, 진짜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품질이 매우 뛰어날 뿐아니라 일반인들이 식별하기 어렵도록 계속 문제점을 개선하면서 제작되고 있어 상황이 심각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메리트씨는 수퍼노트는 주로 미국 밖에서 유통되며, 1996년 이래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매년 적발되는 위조 달러화 규모는 280만 달러 정도로 모두 100달러와 50달러 짜리라고 설명했습니다.

메리트씨는 1990년대 이래 공적 업무로 유럽과 아시아 등지를 여행하는 북한인들이 대규모 수퍼노트를 소지하고 있다가 법 집행당국에 의해 적발됐다면서 그러나 북한 관리들은 외교관 지위를 이용해 처벌을 피해왔다고 밝혔습니다.

미 국무부 국제마약단속국의 아프리카와 아시아, 유럽 담당관인 피터 프라하 국장은 북한은 위조지폐 외에 마약, 가짜의약품, 가짜 담배, 멸종위기 동식물도 유통시키고 있다면서 이 중 가짜 담배로 가장 큰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프라하 국장은 북한의 당과 정부 관계자가 마약을 유통시키다 적발된 사례는 20여개국에서 50건에 달한다면서 북한은 마약 거래에 정부 소유 자산이나 배를 동원하고, 특히 군 순찰함까지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프라하 국장은 북한의 마약 유통 등 불법활동은 북한 정부의 후원 아래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이같은 불법활동은 `북한 정부와 그 지도자들의 외화벌이 수단'의 일환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데이비드 애셔 전 국무부 자문관은 북한의 불법활동은 조직범죄 단체들과의 연계 속에 전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면서, 주로 미국 밖에서 이뤄지지만 북한산 가짜담배의 경우 미국 땅에 유입된 사례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애셔 자문관은 북한은 평양과 인근의 6개 공장을 비롯해 모두 10~12개의 공장에서 가짜담배를 만들고 있으며 총 생산량은 연간 410억 개비, 4백만 상자, 수입액은 5억 2천만~7억2천만 달러 정도인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습니다.

애셔 전 자문관은 그러나 불법활동은 북한체제의 장기적인 생존을 위한 합리적이고도 지속가능한 토대가 될 수 없다면서 북한은 행태를 바꿔야 할 필요가 있으며, 이 것이 그들이 객관적인 이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청문회에는 이밖에 탈북자 출신인 자유북한방송 대표 김성민씨와 `북한의 협상전략'이란 책의 저자인 척 다운스씨 등이 출석해 북한의 불법행위에 대한 나름의 견해를 밝혔습니다.

현재 북한은 위조 달러화 제조 의혹을 부인하면서미국 당국이 관련 제재를 해제하지 않을 경우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따라 6자회담은 앞으로도 계속 교착상태에 있게 될 가능성이 크며 북-미 관계 역시 긴장상태를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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