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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납치 피해자의 남편인 김철준씨 가족 기자회견 [탈북자 통신 정세진]


일본인 납치 피해자 요코다 메구미(77년 납북, 당시 13세)씨의 남편으로 알려진 김철준(본명: 김영준, 이하 김철준)의 한국내 가족이 12일 오전 10시 서울에서 납북자가족모임(대표 최성룡), 피랍탈북인권연대(사무총장 도희윤)의 주최로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김철준 씨는 1978년 전북 군산 선유도 해수욕장에서 납북된 한국인 김영남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이 있기까지는 4년여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납북자 단체들의 경과보고에 따르면 2002년 9월 일본 납치조사단 방북시 일본측은 북한으로부터 메구미 씨가 1986년 8월 김철준과 결혼, 93년 3월 우울증으로 자살했다고 통보 받은 일이 시발점이 됐습니다.

당시 일본 측은 메구미 씨의 딸 김혜경과 면담을 가졌고 그해 11월 제3차 북.일 납치관련 실무자 접촉에서는 김철준씨를 면담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김씨의 혈액형과 직업이 담긴 신상파일이 작성됐습니다. 한동안 묻혀 있던 이 사건은 2004년 9월 납북자가족모임 최성룡 대표가 중국에서 북한 관계자로부터 김철준이 한국인 납북자라는 내용을 전달 받게 되면서 다시 드러나게 됐습니다.

자체조사에 들어간 납북자가족모임과 피랍탈북인권연대는 김철준이 1977년부터 78년 사이에 한국에서 납북된 5명 중 한명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이 사실을 2005년 말 일본 언론을 통해 공개했습니다. 납북자가족모임 최성룡 대표는 2006년 1월 다섯 명의 납북자 가족들을 만나 DNA를 확보하고 같은 달 한국과 일본 정부에 공문을 보내 김철준와 김영남 씨의 일치 여부를 조사해 달라고 요청하기에 이릅니다. 최성룡 대표의 설명을 들어보겠습니다.

[최성룡] “우리 정부는 아무런 답변이 없고 일본에서 협상을 하자고 일본 협상팀이 저한테 연락을 해서 한국 모처에서 4번에 걸쳐서 저하고 일본 대표단하고 협상을 해서 2월 14일부터 다시 다섯 가족을 일본 정부팀하고 제가 DNA를 다섯명을 채취하새 2월17일날 일본이 본국으로 가져가서 DNA 결과가 어제 1시 54분에 저하고 약속한대로 그렇게 알려주셨습니다.”

일본 정부로부터 김철준 씨의 신원확인을 통보받은 누나 김영자 씨는 “28년 동안 생사를 몰랐던 동생의 소식을 들은 건 꿈 같은 일”이라면서 “볼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고 심경을 밝혔습니다. 김씨는 한국 정부에 동생의 조속한 송환을 위해 노력해 달라면서도 동생의 신변 안전 때문인지 북한 당국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습니다.

[김영자] “우선 저희가 여기 나온 것은 동생이 살아 있다는 결과에 의해서 나와 있고 정부한테 하고 싶은 이야기는 어떤 말이 있겠어요. 정말 보고 싶고 만나게 해달라는 얘기밖에 전 없고, 정말 북한에 대해서는 저희가 지금의 상황에서는 어떤 말을 할 수가 없어요.” 선유도에 가기 전 친구집에서 늦게 오는 동생을 마중 나간 본 것이 동생의 마지막 모습이었다는 김영자 씨는 북받쳐 오는 울음 때문에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김영자] “보고 싶다. 보고 싶다는 말 밖에는 제가 할 수 없는 것 같애요. 그 이상의 말은....” 어머니 최계월(82세) 씨는 “하루빨리 보고 싶다”는 말을 거듭 꺼냈습니다. 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해달라고 요청해자 “죽기 전에 보는 게 소원”이라며 “나올 수 있으면 빨리 나와라”고 당부합니다.

[최계월] “영남아, 빨리 북한에서 한국으로 나와서 아빠는 없지만 형들하고 누나랑 말이라도 하고... 보고 싶으다. 될 수 있으면 빨리 나올 수 있으면 나와라. 엄마는 진짜 가슴이 맺힌 사람이다.” 최계월 씨는 “아들이 학교 다닐 때 도시락에 계란후라이를 싸주면 ‘엄마 참 맛있다 또 싸주라’고 말했다”면서 “후라이 많이 해줄테니 빨리 와라. 그때는 계란이 귀했지만 지금은 얼마든지 살 수 있으니, 몇 판이고 삶아 달라고 해도 삶아 줄테니 빨리만 와라”고 호소했습니다. 최계월 씨는 손녀딸로 알려진 김혜경 씨도 보고 싶다면서 손녀딸이 딸과 닮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최계월] “아들의 딸이라니까 지네 아버지도 볼 때 같이 봤으면 좋겠어. 예 우리 딸 똑 같애.” 한편 납북자 단체들은 이번 김철준 씨의 사건으로 북한 당국이 “납북자는 없고, 의거 월북자만 있다”고 주장한 것이 허위로 밝혀졌다면서 ▲납치 행위에 대한 북한 당국의 사죄와 납북자들의 조속한 송환 ▲한국 정부가 납북자 문제 해결에 총력전을 펼칠 것을 촉구했습니다.

[도희윤] “하나, 북한 김정일 정권은 어린 학생에 대한 납치테러 만행이 백일하에 드러난 만큼, 한국민과 가족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하고 김영남을 비롯한 모든 납북자를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라. 한국 정부는 납북자 문제의 완전 해결을 위하여, 21일로 예정된 남북장관급회담시 총력전을 펼쳐 국민과 가족들이 납득할 수 있는 성과를 가져오길 강력히 촉구한다.”

한편 납북자 단체들은 요코다 메구미 씨의 일본내 가족을 한국으로 초청하는 것을 추진중이다면서 “빠른 시일 내에 한국의 김영남씨 가족과 상봉이 이루어져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간의 공고한 연대투쟁을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보내드린 탈북자 통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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