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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북한 6자 회담 수석대표, 도쿄의 학술회의에서 만날수도


북한 핵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6자회담의 재개 전망이 극히 불투명한 가운데 미국과 북한의 6자회담 수석대표가 다음 주에 일본 도쿄에서 만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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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핵 6자회담은 지난해 9월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대신 미국 등 다른 참가국들은 대북한 경제지원 및 관계정상화를 추진한다는 원칙성명에 합의한 이래 줄곧 교착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특히 미국이 북핵 문제 외에 북한의 위조지폐 문제와 인권실태까지 거론하고 한편 북한은 이에 강하게 반발함에 따라 가까운 장래에 6자회담이 재개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9일 부터 13일까지 닷새 동안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민간 학술회의에 6자회담의 북한쪽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미국쪽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두 사람의 양자회담을 통해 혹시라도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돌파구를 마련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일본 교도통신은 김 부상의 참석 가능성이 높다고 전하면서 북한과 미국이 수석대표 수준에서 6자회담의 교착상태를 타개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번 회의에는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부상 외에도 북한의 미국 전문가로 알려져 있는 한성렬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와 6자회담 차석대표인 정태양 외무성 북미국 부국장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북한쪽이 이번에 미국과의 회동을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 정부는 이번 회의기간 중 북한 핵과 관련한 교착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가능한 한 많은 양자 및 다자 회담을 주선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져 주목됩니다. 회의에는 각각 한국과 일본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천영우 외교부 외교정책실장과 사사에 겐이치로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도 참석합니다.

동북아시아 지역의 최대 현안인 북한 핵 문제는 지난해 9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6자회담에서 참가국들이 원칙성명에 합의하면서 해결의 실마리가 마련되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북한의 선 경수로 제공 요구와 미국의 대북한 위조지폐 문제 제기가 불거져 나오면서 대화의 문이 닫힌 상태입니다.

이번에 도쿄에서 열리는 민간 학술회의인 동북아시아 협력대화는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세계분쟁 협력센터 주최로 올해로 17번째 열리는 연례행사입니다. 러시아와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알렉산드르 알렉세예프 외무차관과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의 참석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한국의 이종석 통일부장관이 이례적으로 6자회담에 임하는 북한의 태도를 비판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내 대표적인 대북 유화론자인 이 장관은 5일 북한에 대한 미국의 금융제재 공방으로 6자회담이 재개되지 못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북한의 자기판단에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여러가지를 다시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장관은 통일교육협의회 초청으로 열린 강연에서 "북한은 핵 문제와 금융조처 문제를 연계해 미국이 금융조처를 풀지 않으면 6자회담에 못 나오겠다는 것인데 과연 그 것이 현명한 판단인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며 이렇게 지적했습니다.

이 장관은 또 "북한이 6자회담에 나와서 북 핵 문제에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면 많은 나라들이 미국한테 북한이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사정을 봐줘야 하는 게 아니냐고 말할 수 있는 여지도 생길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처럼 하면 그 것에 대해서는 미국만이 대답할 수 있고 미국 내에서도 대화를 지향하는 사람들의 입지가 더 약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장관의 발언은 미국과 일본에 이어 한국 정부까지 북한에 대해 태도를 바꾸고 6자회담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한 것이어서 북한의 대응이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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