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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ong><font color = 9c4500>[오늘의 화제]</strong></font> 미국내 이슬람 부정적 인식 고조 - 대학가에서는 아랍어 수강열기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최근 9/11 테러사태 이후 이슬람에 대한 미국인들의 부정적 인식이 우려할 정도라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슬람의 주요 언어인 아랍어에 대한 대학가의 관심은 이와는 정반대로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신문은 수요일자에서 미국 대학들에서 아랍어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가고 있다면서 이를 소련이 1957년에 세계 최초로 스푸트닉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면서 당시 러시아어 강좌가 미국 내에서 급속도로 확산됐던 상황에 비유했습니다. 이 신문은 캘리포니아대학 로스앤젤레스 분교와 버클리 대학, 캘리포니아 대학 등을 예로 들면서 이들 학교에서는 아랍어를 수강하려는 학생들이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 놓고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좀더 자세히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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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 미국 내 대학들에서의 아랍어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수치가 있습니까.

답: 미국의 현대언어협회란 단체가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1998년에서 2002년 사이에 미국 대학에서 아랍어를 배우는 학생은 92.3%가 증가했는데 이는 수화를 제외하고는 모든 언어를 통틀어서 가장 높은 것입니다. 또 학부에서 아랍어를 가르치는 대학도 48%가 늘어나 233개가 됐습니다.

아랍어를 배우는 학생 수 증가는 2001년 9/11 테러사태 이후 까다로워진 비자 문제 등으로 인해 중동국가 출신 유학생이나 중동지역을 배경으로 한 학생의 수가 오히려 줄어든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특히 의미가 큰 것으로 보입니다. 아랍어 수요는 대학에서만 늘어난 게 아닙니다. 외교관과 군인들에게 외국어를 교육하는 캘리포니아 몬테레이 소재 국방언어 교육원에서도 아랍권 연구 및 아랍어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 : 아랍어를 배우려는 학생이 이처럼 늘어나는 데는 무슨 이유가 있을텐데요.

답: 첫번째로 꼽을 수 있는 것은 아랍어를 구사하는 학생들에게 취업문호가 크게 넓어졌다는 사실입니다. 군사와 안보, 외교 등 여러 면에서 이슬람권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국무부와 국방부, 중앙정보국 등 행정 각 기관에서 아랍언어에 능통한 사람들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언론에는 9/11 이후 아랍어 능통자가 부족해 수많은 관련 정보를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보도가 수없이 많이 나왔습니다. 급기야 부쉬 대통령은 올해 아랍어를 포함한 몇 개 외국어를 전략언어로 지정해 이 언어 학습자들을 위한 연방정부 예산을 크게 늘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같은 안보상 이유 외에 부정적인 이유에서든 긍정적인 이유에서든 이슬람권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 자체가 높아지면서 이슬람의 경전인 코란을 원어로 읽거나 이슬람 문화와 역사에 대한 흥미 차원에서 아랍어를 공부하려는 학생이 늘고 있는 것도 지적할 수 있습니다.

문 : 아랍어를 배우려는 학생이 늘어나면 가르칠 교사의 수도 늘어나야 할텐데, 이처럼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할 인적자원은 충분한지요.

답: 그렇지 않습니다. 잘 훈련된 아랍어 교사의 부족이 현재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 아랍어를 배우는 사람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울러 대학에서 학점을 부여할 만한 아랍어 관련 과목이 많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아랍어 열기에 또다른 걸림돌로 배우기가 어렵다는 점을 들기도 합니다. 아랍어는 다른 대다수 언어와는 달리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써내려 가는 방식인데 너무 어려워서 대학가에서 중도 탈락률이 다른 언어에 비해 훨씬 많다고 합니다. 특히 방언이 많아서 1년 정도 공부해서는 현지인이 하는 말을 거의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보통이라고 합니다.

미 국무부는 수많은 외국어를 배우기 어려운 정도에 따라 4개 범주로 분류하고 있는데요, 스페인어와 불어, 스와힐리어는 가장 쉬운 언어로 분류돼 있는 반면 아랍어는 가장 배우기 어려운 언어로 분류돼 있습니다. 한국어와 중국어, 일본어도 아랍어와 같이 배우기 어려운 언어 범주에 속해 있습니다.

문 : 부쉬 대통령이 올해 초 아랍어를 전략언어로 지정하고 연방정부의 지원을 늘이겠다고 했다는데, 구체적인 시행방안이 나온 것이 있습니까.

답: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올 가을에 캘리포니아대학이 연방정부로 부터 45만달러를 지원받아 아랍어 인터넷 강좌를 개설하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이밖에도 아랍어 학습을 높이기 위한 연방정부의 예산 지원은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지난 몇 년 간 아랍어를 배우려는 학생들이 많이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아직 미미한 수준에 불과합니다. 가령 외국어를 선택하는 미국 고교생들 가운데 70%는 스페인어를 공부하며, 아랍어는 중국어, 한국어, 인도어, 일본어 등과 합해도 전체의 2%를 넘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 말씀드린 아랍어, 중국어, 한국어, 인도어, 일본어는 모두 미국 정부가 밝힌 전략언어에 포함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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