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소재한 탈북자종합회관의(관장 주선애 장신대 명예교수) 문을 열고 탈북 대학생 조철진(연세대, 경제학과 4), 황보혁(고려대, 경영학과 4)씨가 들어섭니다.
이들은 탈북자종합회관이 지난해 12월부터 YBM 어학원(대표 민선식)의 후원을 받아 지원하고 있는 ‘탈북 대학생 외국어 학습 교육비’를 신청하기 위해 이곳에 방문했습니다.
취업을 앞두고 있는 졸업반으로 영어에 대한 부담감을 많이 갖고 있다는 조철진 황보혁 씨, 두 사람은 다행히 영어학습을 할 기회가 생겼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조철진] “어떡하든 영어를 공부해야 되는 데 솔직히 경제적인 부담을 탈북자들이 이때까지 감당했는데 그게 좀 많이 어려웠던 게 사실이었거든요. 그런데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서 경제적인 부담을 조금 경감해 주니까 너무 고맙고요, 열심히 해야지요.”
[황보혁] “저는 무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솔직히 저희 같은 경우 공부하고 싶어도 아르바이트 해가지고 용돈 쓰기도 힘든데 학원비 같은 것 내기가 좀 어렵거든요 애들이. 그런 애들한테 이런 식으로 지원해주면 참 고마운 거지요.”
한국 정부는 탈북자들의 학업을 지원하기 위해 대학에 진학한 탈북자들에게 등록금(4년제 대학 기준. 입학 후 4년 동안 지원)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탈북 대학생들은 재학시 일정기간 생계비를 지원받기도 하지만 임대주택 임대료와 관리비, 생활비를 쓰는 데도 빠듯합니다.
이 때문에 탈북 대학생들 중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대학생활 경비를 충당하곤 하는데, 경제사정이 이렇다보니 영어 학습의 필요성을 절감한다 하더라도 학원비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망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재는 정원이 20명에 한정되어 있지만 ‘외국어 학습 교육비’ 지원은 탈북대학생들에게 영어 학습의 기회를 제공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계속해서 두 사람은 탈북 대학생들이 영어 때문에 겪는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조철진 씨는 “학교 다닐 때에도 영어 공부의 필요성을 느꼈지만 취직 준비에도 필수적이라면서, 몇 몇 기업에서는 토익점수가 800점 이상 되지 않으면 이력서도 내지 못할 정도”라고 전했습니다. 조씨는 한국 학생들도 영어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특히 탈북대학생들은 몇 배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조철진] “영어 필수라고 생각을 하는데 솔직히 영어를 공부해보면, 한국에서 살던 애들도 중학교 때부터 시작해서 거의 10년 가까이 영어를 공부하지만 못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저희 같은 경우에는 몇 년을 공부를 쉬다가 또 대학 때 다른 공부도 어려운데 영어까지 여기다 같이 공부하면 어려울 때가 한 두 가지가 아니거든요.”
황보혁 씨도 “일단 한국 사람들보다 영어를 늦게 접했기 때문에 영어기초가 부족한데, 취업에는 영어가 기본필수가 되니 부담감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공부할 기회가 주어진 만큼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습니다.
[황보혁] “저 같은 경우에는 이제는 4학년 말기니까 6개월 동안 학교수업 보다는 영어를 최대한 열심히 할 거예요. 그러니까 학원을 학교처럼 생각하고 일단 열심히 다닐 거예요.”
한편 이번 사업의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탈북자종합회관 이애란 간사는 교육비 지원을 받은 학생들에게서 “실력이 향상됐다. 좋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면서 지원을 점차 확대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애란] “다녀온 친구들이 ‘실력이 향상됐다. 정말 좋다’ 이런 얘기를 하니까 너무 감사해요. 그래서 회장님께서 앞으로 지원을 좀 더 늘리겠다고 그랬고요 그래서 저희들이 정말 희망적으로 생각을 하고 있고요....”
이애란 간사는 “탈북 대학생들이 정착과 학업수행이라는 두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대한민국은 노력한 만큼 기회가 보장되는 곳”이라면서 “본인이 열심히만 하면 주변에서 도우려는 사람들이 많다”고 격려했습니다. 이 간사는 특히 탈북 대학생들은 북녘 땅을 생각하며 더욱 더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이애란] “특히 탈북 대학생들은 민족의 장래를 위해서 또 북한 지역이라는 그 지역을 위해서 정말 열심히 해야 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내가 열심히 하지 아니 하면 나는 물론이고 다른 사람의 기회까지도 박탈하기 때문에 그래서 그런 측면 항상 명심하고 다들 힘들더라도 열심히 같이 잘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
현재는 탈북 대학생들에게 6개월 단위로 ‘외국어 학습 교육비’를 지급하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학업성취도가 높고 의지가 있는 학생들에겐 지속적인 지원도 고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보내드린 탈북자 통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