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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미국의 주요 항만 운영권 둘러싼 안보 논란에 백악관과 의회 긴장 고조


미국내 시사현안이나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식들을 알아 보는 미국은 지금입니다. 아랍에미레이트 국영회사의 미국 주요 항구 항만 운영권에 대한 승인을 둘러싸고 백악관과 의회사이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논란의 중심에는 국가안보와 공정한 기회의 부여, 그리고 아랍세계에 대한 부시 행정부의 새로운 전략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전문가들조차 뚜렷한 전망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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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우선 이번 논란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그 배경부터 설명해주시죠.

답: 아랍에미레이트의 두바이 항만 국영 운영 기업인 두바이 포트 월드(,Dubai Ports World)가 영국의 거대 항만 회사인 P&O 를 인수한다고 발표하면서 논란이 확산됐습니다. 68억달러가 투입된 이 거대 인수는 사실상 계약이 완료됐고 이달말쯤 영국 법원의 최종 승인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영국 P&O 사가 미국내 뉴욕과 뉴저지, 필라델피아 등 6개 주요 항구의 항만 운영권을 보유하고 있어서, 이 운영권이 송두리째 아랍 회사에 넘겨진다는데 있습니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항만 운영을 아랍 회사에 맡긴다는데 따른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것입니다.

문: 그런데, 인수 문제를 놓고 이를 승인하려는 부시 행정부와 야당인 민주당이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고, 적지 않은 공화당 의원들까지 백악관의 결정에 반기를 들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데요. 흥미로운 점은 국가 안보를 최우선 정책가운데 하나로 삼고 있는 부시 행정부가 의외로 이번 인수를 승인하겠다고 밝힌점입니다. 우선 부시 행정부의 입장을 좀 더 구체적으로 전해주시죠.

답: 네, 부시 대통령은 아랍에메레이트 회사에 대해 이미 면밀히 검토한끝에 승인을 결정했다며 인수 반대는 우방과 동맹국들에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영국 회사와 아랍회사에 왜 다른 기준을 적용해야 하냐고 반문하고, 이번 인수는 테러 위협이 없는 합법적 인수라고 말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아랍에미레이트가 테러와의 전쟁에 협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만약 의회가 이번 승인을 거부하는 법안을 상정해 통과시킨다면 자신은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문: 앞서 언급하신대로 미국 국회의원들이 부시 행정부의 결정에 반대하는 내용의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습니다. 인수 반대측의 입장을 구체적으로 전해주시죠.

답: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과 챨스 슈머 상원의원, 공화당의 빌 프리스트 상원 원내대표, 역시 공화당 출신인 죠지 파타키 뉴욕 주지사등 정당을 초월해 많은 정계 지도급 인사들이 백악관의 결정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아랍 회사등 외국 기업에 항만 운영권을 넘겨주는 것은 미국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줄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의 슈머 의원과 하원 국토 안보 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공화당의 피터 킹 의원은 이르면 다음주 월요일에 인수를 막는 법안을 공동 제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공화당의 킹 의원은 아랍에미레이트가 테러리즘과 매우 가깝게 결부돼있다며 이번 인수는 받아들일 수 없는 위험한 결정 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문: 아랍에미레이트의 안보 위협을 둘러싸고 위험이 있다! 없다! 란 의견이 양분되고 있는데요. 양측이 어떤 근거를 갖고 그런 주장을 펼치고 있는지 그 이유에 대해 설명해주시죠

답: 인수 승인을 반대하는 의원들은 아랍에미레이트가 지난 9.11 테러범들의 돈세탁 장소로 이용됐고, 나아가 파키스탄의 핵과학자 칸 박사가 핵기술과 부품을 북한 등 위험국가에 건네준 중간 장소 역시 아랍에미레이트였다며 이런 국가의 국영회사에 미국의 항만 운영을 맡길 수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는 아랍에미레이트가 테러 조직 알 카에다의 고위 간보를 체포해 미국에 건네주는 등 테러와의 전쟁에 적극 협력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국토 안보부 관리들은 두바이 회사가 운영할 6 곳의 항구는 다른 어떤곳보다 항만 수비대의 경계가 삼엄한 지역이며, 인수뒤에도 기존의 항만 근로자들이 그대로 일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문: 미국에는 총 몇개의 항만이 있습니까?

답: 총 360 개의 항만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30 퍼센트가 중국과 덴마크, 싱가폴 등 외국 회사에 의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많은 아랍 회사들은 30 퍼센트나 외국 회사에 맡기면서 왜 우리는 안되냐며 형평성에 의문을 제기해왔고 미국 정치권은 당신들이 9.11 테러에 직접 연루됐기 때문에 허용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맞서고 있는 것입니다.

문: 그런데, 많은 공화당 의원들이 부시 행정부의 인수 승인 결정에 반기를 드는 이유에 대해 일부에서는 정치적 이유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어떤 얘긴가요?

답: 네, 국가 안보는 주로 공화당이 단골 소재로 사용해 여러 득을 봤던 정책 사안입니다. 공화당은9.11 테러 이후 안보에 위협을 느끼는 미국인들의 심리를 잘 파고들어가 결국 중간 선거와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도 승리를 거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민주당이 오히려 국가 안보 위협을 주장하며 이번 논란에 적극 개입하자 공화당이 ‘움찔’ 했다는 것이 일부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그 배경에는 물론 올 11월에 치뤄질 중간 선거가 있습니다.

가뜩이나 이라크와 경제 문제로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들의 열세가 예상되는데 안보에 대한 목소리마저 빼앗기면 정말 싸울 무기가 없어진다는 위기감이 공화당 의원들의 인수 승인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NBC 방송의 인기 시사 프로그램인 ‘언론과의 만남’ 진행자 팀 러서트(Tim Russert)는 매우 복잡하고, 어렵고 위험한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이번 논란에 깔려있다며 미국 유권자의 심리가 논란과 직결돼 있기 때문에 공의 방향이 어느쪽으로 움직일지 아무도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문: 의회에 법안이 상정되서 통과된다면 앞으로 어떤 상황이 예상됩니까?

답: 앞서 말씀드린대로 부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2000년 백악관 입성이후 단 한번도 거부권을 행사한 전례가 없습니다. 이럴 경우 법안은 다시 의회로 돌아가 재표결에 부쳐지게 되는데요. 상원과 하원에서 모두 3분의 2 이상의 표를 얻게되면 대통령의 거부권에 관계 없이 효력을 갖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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