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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남자 열풍 - 한국사회에 부는 ‘크로스 섹슈얼’


한국의 눈부신 경제적 발전상을 재조명하는 오늘의 한국시간입니다. 오늘은 한국남성들 사이에 여성들에 못지않게 성형수술과 화장술등에 관심이 고조되면서, 부드럽고 세련되고 섬세한 새로운 남성상이 자리 메김하고 있다는 소식 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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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45일만에 1천 관객을 내다보고 있는 영화 왕의 남자. 한국 영화의 전성기를 이어가는 작품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현대극이 아닌 조선 연산군 시대를 풍자하는 시대사극으로서의 1천 관객을 남다른 의미가 있는데요. 이 영화의 관객 동원에는 또 하나의 인기요소가 있습니다.

‘턱선, 콧날. 언니들이 그걸 보고 반했더라고요.’

‘장체성의 마지막 단계이다’

‘연예인이 아주 큰 역할을 하지요.. 특히나 요즘 젊은 사람들의 경우는 연예인을 닮아가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권상우처럼 해주세요. 이준기처럼 해주세요. 헤어스타일이나 그런 면에 미용에 관한 관심 일반사람에게도 영향을 많이 끼친다고..’.

여성관객을 이끄는 예쁜 남자 ‘이준기’ 여성보다 더 여성스러운 미모의 청년배우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은 여성들은 그의 미모에 감탄하기 바쁩니다. ‘이준기 신드롬’은 수년 전 불기 시작한 '꽃미남' 열풍은 단순한 유행이 아닌 남성상의 새로운 정의에까지 도전하고 있습니다.

‘대다수는 아니지만 많은 남성들이 기본적인 메이크업 베이스나 컬러로션을 바르면서 점차 보편화 되고 있는 것 같아요.’

‘ 미용이라 함은 여러 가지가 있죠. 헤어스타일 메이크업이 있는데.. 헤어스타일은 남성들도관심을 두고 자기만의 멋을 찾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고 이미 보편화 되어 있는 것 같구요.’

‘ 일단은 자기를 꾸민다는 자체가 자기 이미지를 좋게 하고 남성들한테는 여성들에게 멋있어 보이고 여성들은 자기 멋을 남들에게 보여주는 것이지 않습니까?’

주말저녁, EBS교육방송에서는 영화 '왕의 남자'의 중성적 이미지 배우 ‘이준기’로 인해 더욱 촉발된 '예쁜 남자' 열풍이 이날 토론의 주제였습니다.

‘우리나라 건 서양이건, 우리나라는 또 화랑이 그랬어요, 화랑. 화랑들이 다 화장하고 그랬어요, 꽃 달고. 머리에. 그랬던 겁니다. 그러니 지금 새삼스러운 게 아니라 한 150년 억압당하다가, 다시 돌아간 거예요.’

이날 토론에서는 여장남자 신드롬을 불러오고 있는 '크로스 섹슈얼'을 논의의 구체적인 출발점으로 삼고, 예쁜 남자 열풍을 진단했는데요. 예쁜 남자 열풍이 性정체성의 혼란인지.. 남성에 대한 심미안의 변화인지에 대해 또 남성의 성 역할에 대한 사회적인 지위 변동에 따른 변화를 어떻게 봐야 될 것인가에 관해 살펴보면서 이러한 예쁜 남자 열풍이 한국사회에 던지는 의미는 무엇인지 심도 있는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남성인데도 여성의 모습을 띠고, 여성인데도 남성의 모습을 띠면서 거기서 어떤 성숙하고 순수하고 맑은 모습을 가지게 됐을 때 큰 감동을 얻게 되는 것 같아요.’

잘 꾸미는 남자는 시대가 원하는 경쟁력이라는 인식까지 퍼지면서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은 전체 화장품 시장의 두 배에 가까운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국내화장품 규모는 약 5조 3천 억 원이고 그중 남성은 약 7% 수준인 4천억 원을 차지한다’

‘남자용 제품으로 스킨하고 로숀종류가 주 종류구요...자외선 차단제라든가 특수손질 제품도 나와 있지요...’

‘예전만해도 그런 것을 처음 접했을때는 중성틱해서 아니다 했었는데요. 글쎄요. 안정환 생각나는데요. 예쁜 남자처럼 자기의 피부가 울퉁불퉁하다면 콘트롤 해 줄 수 있는 화장정도면 봐 줄만 할 것 같아요’.

현재 한국사회에 불고 있는 크로스섹슈얼은 외모의 변화뿐 아니라 남성들의 자신 안의 여성성을 긍정하고 이를 자유롭게 표출한다는 점에서 남성성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최근에 들어서는 남성들이 성형수술을 받는다든가 화장품도 늘어간다든가, 옷차림도 사실 백화점에 가면 깜짝 놀라는 것이 이게 남성매장인지 여성매장인지 어려울 정도로 남성복 매장 갔더니 핑크색 연두색 이렇게 오히려 더 화려해요. 꽃무늬 있는 옷들도 많고. 그래서 자기 속에 있는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을 감추지 않는 시대가 되지 않았나 하고요.’

한 화장품회사가 남성미용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미용관리 프로그램은 인터넷 신청 30분만에 120명 정원이 마감돼 남성들의 관심을 엿볼 수 있게 했습니다.

‘그루밍이라는 자체는 ‘가꾸다.. 다루다’라는 말인데 미용관리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피부 관리나 헤어 관리도 다 포함하는‘

마부(groom)가 말(馬)을 빗질하며 잘 관리하는 행위에서 유래된 그루밍(grooming)'. 남성들의 미용관리를 일컫는 그루밍은 남성들이 자기 자신을 잘 다듬고 준비하는 적극적인 모습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요즘엔 남자들도 자기표현을 많이 하는 추세니까. 남자들은 기초화장만으로 피부관리를 하는데 남자도 피부가 경쟁력이니까 좀더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운 것 같아서 상당히 도움이 됩니다’.

서울 압구정동에 있는 한 유명 피부과 남성고객들이 많다는 이 곳에서는 피부관리과 함께 비만관리 등 여성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피부과 침상을 남성고객들도 거리낌 없이 시술을 받고 있었습니다.

이곳을 찾는 남성들이 어느 정도냐는 물음에 간호사는 중학생부터 50~60대 까지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상담을 권유하기도 했습니다.

‘중고등학생들도 많이 오기 때문에 다 구애 안받으시거든요. 다 독 같이 받으시거든요...’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에게도 남성들의 피부관리. 성형미용은 더 이상 놀라만한 소식이 아닌 듯 합니다.

‘턱이 각지고 그래서 인상이 딱딱해 보이고... 자기 만족감도 있을 거고 자신감도 생기고..

‘젊은 분들의 경우에는 좋은 인상을 주고, 면접에서 좋은 점수 받기 위해 하시는 편이고, 나이드신 경우에는 남들보다 더 젊어 보이고.’

‘이미 여성미용 시장은 그것을 넘어선지 오래고 .. 남성들도 자기만의 어떤 미용방법을 생각할 시기라고 생각해요. 당연한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백화점 남성코너도 한결 색상과 디자인. 악세서리가 화사해 보이기도 합니다.

‘쇼핑을 가게 되면 여자 옷도 마음에 들고 나에게 맞는 사이즈가 있으면, 예쁘면 삽니다. 물론 화장을 하고 다니고 이렇게 까지는 안 하지만, 이런 정도로 나를 꾸미고 가꾸고 이런 게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하고, 나를 사랑함으로써 자신감 가지고 사회생활도 할 수 있다고 생각이 돼서, 저는 찬성하는 쪽입니다.’

이러한 남성미용시장의 확대는 남성전문패션잡지의 연이은 창간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전 세계 34개국에서 발행되고 있는 '맨즈헬스'(Men's Health)가 35번째 출판국으로 한국시장을 선택했습니다. 다음달 3월 창간을 앞두고 한창 홍보가 진행중이었습니다.

‘남자 라이프 스타일 잡지이고, 내용에서는 건강뿐 만이 나이라 영양이나 섹스 최근에 남성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스킨케어와 같은 그루밍, 패션스타일 이런 부분을 종합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외모와 패션에 대한 남성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남성 전문 패션잡지 시장도 점점 커지고 있고 또 다른 출판사에서도 남성 전문패션잡지를 모토로 '아레나'라는 이름의 남성의류와 소품, 화장품, 라이프스타일 정보 등을 담은 패션전문지 창간을 밝혔습니다.

‘피부가 아물게 되면서 콜라겐이 나오게 해서 주름을 치료하고 피부에 탄력을 회복하는 그런 치료가 되겠습니다.’

강남의 한 피부과! 중년 남성들의 피부관리에 관심을 갖고

‘얼굴이 보드랍고 좋은데 남녀노소가 어디 있겠어요? 아주 굉장히 좋습니다.’

성공적인 사회 활동과 취업을 위해 젊고 매력적인 외모가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 늘면서 최근 피부과를 찾는 남성들이 더욱 늘고 있습니다.

‘최근에 중년 분들은 외모에도 신경 쓰고 또 사회 활동에 자신감을 갖기 위해서 관리를 받고 있고, 본인의 자신감이라든지 만족감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자아발전에 기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메트로섹슈얼, 위버섹슈얼, 크로스섹슈얼 등 패션과 외모에 집착하는 남성을 지칭한다는 새로운 개념의 남성미용 트랜드. 성형수술은 물론이고 매니큐어, 눈썹 다듬기, 색조화장, 헤어스타일 관리에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습니다만 아직 남성들 세계에서도 낯선 문화이긴 합니다.

‘자기가 부족한 점을 보완한다는 점에서는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하는 데 개인적으로 ‘신체발부수지부모’라고 부모님이 주신 것을 그대로 가지고 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서 저 개인적으로는 할 의향을 없습니다.‘

‘전반적으로 외모지상주의라고 해서 사회에서 상당히 비판적인 여론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기왕 같은 능력이면 외모가 나은 사람을 선호하는 사회적인 흐름 때문에 그런 것 아닐까요?’

여성처럼 부드럽고 세련되고 섬세한 남성상이 이 자리를 메우고 있는 요즘 한국의 남성 미용문화. 화장하는 남성, 예뻐지는 남성이 사회적 문화적으로 어떤 변화를 이끌어 갈지 아름다움에 도전하는 남성들이 여성들은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서울리포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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