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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북한의 축산 현황과 남북한 축산협력 방향’ 발간 [탈북자 통신: 정세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최근 ‘북한의 축산 현황과 남북한 축산협력 방향’을 발간했습니다. 이 발간물에는 국제식량농업기구(FAD)가 북한의 축산관련 통계를 분석한 자료가 나와 있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2002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북한 주민들의 1인당 육류 소비량은 쇠고기 1.0kg, 돼지고기 8.1kg, 닭고기 1.5kg, 기타육 0.6kg입니다. 이외에 1인당 계란 소비량과 우유 소비량은 각각 5.4kg, 3.9kg입니다. 이 자료를 살펴본 탈북자들은 북한 주민들의 현실과는 동떨어진 통계자료 같다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신태학(가명, 2003년 입국) 씨는 “실지 주민들이 1년이 가도 고기를 먹어보는 것은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신 씨는 북한 경제상황이 그나마 나았던 90년대 초반 때도 “명절 때나 고기를 먹어봤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1.신태학] “그렇게 못 먹는다. 90년대 이때도 지금보다 좀 낫다고 하는 때인 데요, 그때도 돼지고기는 따로 못 먹고요, 혹간 가다가 명절에 세대당 한 킬로(그램)씩 줄 때가 있거든요. 우리집 같은 경우에는 식구 4명이니까 한 킬로 가지고 4명이서 쪼개면 몇 그램씩 되겠어요.”

이정희(가명,2003년 입국) 씨도 북한 주민들이 고기를 먹을 수 있는 기회는 극히 드물다고 말했습니다. 이 씨는 1년간 “북한 주민들이 먹는 고기량이 세대당 아무리 많이 먹는다 해도 3-4킬로그램을 넘지 못할 것”이라면서 설날이나 김정일.김일성 생일 때 공급되는 고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고기를 구입할 순 있지만 일반 주민들의 경제 수준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인터뷰2.이정희] “자체로 사먹는 것은 다 되는데 일반적으로 크게 잘 사는 사람이 아니고는, 식량도 미처 안 되는데 고기까지 사먹을 형편이 안 되잖아요. 그러니까 그렇게 사 먹어보거나 그러지도 못했어요.” 드문 일이지만 명절 외에 북한 주민들이 고기를 맛볼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신태학 씨의 말입니다.

[인터뷰3. 신태학] “혹간 어떨 때가 있느냐면 직장이나 기업소에서 혹시 기르던 돼지가 죽었다거나 그렇지 않으면 명절이거나 이렇게 특별한 날이 돼서 잡았을 때 이럴 때 몇 점씩 먹어보고. 뭐 하여튼 그래요. 고기 맛이라는 걸, 맛을 정말 알기 힘들 정도이지요.” 자료에 따르면 식량난이 가장 심했다고 평가되는 97년 ‘고난의 행군’ 시절에 북한 주민들의 연간 육류 소비량이 5.9kg으로 나와 있습니다.

신태학 씨는 당시 “고기를 구경하기도 힘들었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그는 “일반 사람들은 고기는 둘째치고 어떻게 낟알이라도 먹어볼까하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1인당 5.9kg그램의 고기를 소비했다는 것은 당시 현실과는 맞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쇠고기 이야기를 꺼내자 신태학 씨와 이정희 씨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습니다.

[인터뷰4.신태학] “예, 쇠고기 뭐 (웃음) 쇠고기는 어떻게 생긴지도 정말 (웃음) 까마득하고 저도 북한에 있을 때 쇠고기를 40년 살면서 3번인가 먹어봤을 거예요."

[인터뷰5.이정희] “쇠고기 같은 거는 먹어 본적이 없어요. 북한 같은 경우에는 우송 수단이 없잖아요. 그리고 농촌이 기계화가 안 되어가지고 소는 영농수단이 되지 소를 잡아먹거나 그러지 못했거든요. 그래가지고 소를 잡아 먹거나 그런 사람들은 완전히 살인죄처럼 해가지고 공개처형하고 그랬어요.

그러다 나니까 시장에서 혹시 몰래몰래 쇠고기를 파는 건 있어도 엄청 비싸거니와 쇠고기 파는 걸 도우면 출처를 캐고 어디서 어떻게 나온 쇠고기인가 해가지고 엄청 단속이 심해서 일반 사람들이 쇠고기를 먹어본 사람이 거의 없을 걸요.” 소를 식용으로 잡을 수 있는 경우는 소가 늙어 노동능력을 상실했거나 병들어 죽은 경우에 가능합니다.

물론 이런 소도 당국의 승인을 받고서야 잡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한편 이정희 씨는 달걀은 일반 주민들에게 “사치품”이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인터뷰6. 이정희] “아니요 계란 같은 건 너무 비싸가지고 일반 사람들, 애들 생일 때도 한 두 알 삶아 주는 것도 그걸 구하지 못해가지고, 저희가 있을 때(98년도)에 강냉이 1킬로에 한 40원 정도 할 때 달걀 한 알이 18원 했거든요. 그러니까 달걀을 사먹는다는 것은 사치이지요.” 신태학 씨가 2002년도에 북한에 있을 때 달걀 1개가 27원에서 최고 30원까지 했다고 합니다. 당시 옥수수 1킬로그램에 35원 정도였습니다.

신씨는 “강냉이 1킬로그램이면 세 식구가 하루는 견딜 수 있다”며 “정말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계란 먹기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두 사람 모두 “우유는 맛 본 적이 없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인터뷰7. 신태학] “우유는 그건 완전히 거짓말이고요. 아마 혹시 염소나 젓소나 기르는 사람들이나 먹어 보겠는지, 하여간 제가 알 건대는 일반 백성들은 우유는 그림이나 꿈에서나 보겠는지 그런 건 말도 맞지 않는 소리입니다.” 통계에 따르면 북한 주민의 육류 소비량은 남한 주민의 5분의1 수준에 불과합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보내드린 탈북자 통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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