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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ong><font color = 065883>[심층보도] </strong></font> 미국 의회, 북한인권법 청문회 - '발효 1년에도 진전없다' 지적


미국 의회를 통과한 북한인권법이 발효된 지 이번 달로 1년을 맞았습니다. 미 하원 국제관계위원회 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와 아프리카 및 세계인권 국제활동 소위원회는 27일 이 법의 이행상황을 점검하는 청문회를 공동으로 개최했습니다. 이 번 청문회는 북한인권법 발효에도 불구하고 아직 예산 등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행정부에 그 이행을 촉구하기 위한 것입니다.

청문회 현장을 취재한 윤국한 기자가 자세한 내용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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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청문회에는 북한인권법 규정에 따라 북한주민들에게 자유세계의 실태를 방송으로 좀더 폭넓게 전달하기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해 미국의 소리, VOA와 자유아시아방송 (RFA) 관계자들이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또 탈북 여성 2명을 출석시켜 중국에서의 인신매매 등 탈북자들의 참상을 직접 청취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방송 외국어방송 담당 부국장인 켈루 차오씨는 북한은 세계에서 방송환경이 가장 어려운 나라 가운데 하나라면서, 미국의 소리는 북한주민들에게 검열되지 않은 외부세계의 움직임을 알려주는 거의 유일한 방송매체라고 말했습니다. 차오 부국장은 북한주민들이 처해있는 극도로 폐쇄된 환경은 이들에게 북한과 세계에 대한 소식을 갈망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차오 부국장은 북한에서는 라디오를 등록해야 하고 주파수는 고정돼 있다면서, 라디오를 함부로 조작하거나 미국의 소리 방송을 듣는 사람은 감옥에 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차오 부국장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 자유아시아방송이 없다면 북한주민 모두는 기본적인 국내외 뉴스는 물론 미국인들의 생활방식이나 사회체제, 미국 정부의 역할과 정책 등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할 것이며 이는 북한의 엘리트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습니다.

차오 부국장은 예산이 더 주어 진다면 미국의 소리 방송과 자유아시아방송은 뉴스 취재를 다각화하고 현재 두 방송이 합쳐서 7시간인 방송시간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방송 관계자들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 자유아시아방송이 북한주민들에게 매우 긴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는 북한당국의 선전방송과는 전혀 다른 객관적 뉴스인 것을 북한주민들도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차오 부국장은 독재체제 아래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체제선전에 매우 익숙해 본능적으로 선전을 알아차린다면서 만일 미국의 소리 방송을 포함해 누구든 북한주민들에게 선전을 하려 한다면 그들은 더이상 방송을 듣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의원들은 차오 부국장에게 북한 당국의 전파방해 여부와 주민들의 라디오 보유 실태, 탈북자들의 미국의 소리 방송 등에 대한 반응 등을 관심있게 물었습니다. 역시 증인으로 출석한 탈북자 출신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북한주민들은 지금 빵 보다는 정신적 자유를 갈망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바깥세계 사람들이 살아가는 실상 등 정보를 몹시 원하고 있으며 이는 라디오를 통해 가능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계속된 2명의 여성 탈북자들의 사연은 중국 내 수많은 탈북자들의 참상을 적나나하게 전하는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함경북도 무산군 출신의 마순희씨는 집안살림에 도움을 주겠다며 중국으로 건너간 딸이 소식이 없어 다른 딸 한명과 함께 찾으러 나섰다가 결국 두 딸 모두 중국의 인신매매단에 팔려갔다면서 그 후 천신만고 끝에 다시 만나 한국으로 건너가기로 결심했다고 말했습니다.

마씨는 이제 한국에 정착해 살면서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중국으로 빠져 나온 탈북자들이 자신의 가족이 겪었던 비참한 상황을 되풀이 하지 않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마씨는 지난 1998년 6월 북한을 탈출해 중국에 머물다 2003년 1월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평양 출신의 차경숙씨는 1994년 김일성 사망 이후 96년께부터는 배급이 나오지 않아 모두 굶주림에 고통받고 있던 중 할 수 없이 시어머니가 시집올 때 가져온 사발을 골동품으로 팔기 위해 큰 딸을 함경북도 무산군으로 보냈지만 중국으로 넘어갔다는 사실을 알게 돼 나머지 딸들을 데리고 무작정 찾아나섰다고 탈북 경위를 설명했습니다.

차씨는 그러나 나머지 딸들 마저 중국에서 인신매매범들에게 빼앗긴 채 고생 끝에 간신히 한국으로 갈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1997년 10월 북한을 빠져나온 차씨는 2003년 6월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의원들은 북한인권법이 발효된 이후에도 이 법에 따라 미국 정부가 탈북자에 대해 미국 망명이나 난민 지위를 허용한 경우가 단 한 건도 없는 등 인도적 지원이 부족한 상황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의원들은 앞으로 의회 차원에서 행정부 관계자들에게 북한 내 주민들의 인권과 탈북자들 보호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조처를 취하도록 당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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