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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장관급회담, 평양에서 개막 - 양측 14일 기조연설


남한은 북한에게 이번 주 베이징에서 속개된 제 4차 6자 회담에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 계획을 폐기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한국의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북한의 수도 평양에서 현재 진행 중인 남북한 장관급 회담에서 그같이 촉구했습니다.

남한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 계획을 둘러싼 교착 상태가 더 오래 계속될 경우 남북한 모두의 국가적 이익에 해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북한에게 북핵 관련 6자 회담에서의 교착 상태를 신속히 종식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남한측 공동 취재단에 따르면 14일 평양 고려호텔에서 개막된 제1 6차 남북한 장관급 회담 첫 전체 회의에서 남한측 수석 대표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기조 연설을 통해 6자 회담 타결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일종의 선행 요건이라고 말했습니다. 정 장관은 김계관 6자 회담 북한측 수석 대표가 원칙은 견지하되 유연성을 발휘하겠다고 한 말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북한은 이 역사적인 기회를 포착해 이번 6자 회담에서 결말을 지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장관급 회담 북한측 대표 단장인 권호웅 내각 책임 참사는 남북한은 외부 세력에 의해 초래된 분단을 종식하고 통일 문제를 우리 민족끼리 해결해 나가자고만 말할 뿐, 정 장관의 이 발언에 대한 직접적인 응답은 회피했습니다. 권 단장은 또한 북한의 핵무기 개발 계획을 둘러싼 분규를 해결하는데 있어 남북한이 단합해 나아갈 것도 거듭 촉구하면서 한미 합동 군사훈련 중지와 국가보안법 폐지를 요구했으며 이에 대해 남한 측은 한반도 냉전 구조가 해체되고 평화 체제가 구축되면 해결될 문제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한 측은 북핵 문제 외에 지난 1980년대부터 남측이 꾸준히 제안했으나 북측의 거부로 무산됐던 서울-평양간 상주 연락 대표부 설치도 다시 제안한 반면에 북한 측은 남북 관계 발전을 결박하고 있는 과거의 낡은 틀이나 명분, 형식을 버리고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면서 이와 배치되는 법률과 제도를 철폐해 나가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측은 또한 남북한간 경제 협력 속도가 느리다고 지적하고 남북한간 투자 장벽도 허물어야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남한 측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 측에 장성급 회담 재개, 국군포로 전후 납북자등 2천 여명의 생사 및 주소 확인 작업, 임진강 수해방지 사업을 위한 공동 조사 실시, 항공 및 과학 기술 분야 협력 구체 협의등 14개의 주요 의제를 제시했습니다.

한편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현재 한국 언론 매체들이 집중 보도하고 있는 금강산 관광사업을 둘러싼 현대 아산과 북한간 갈등에 대해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정 장관은 기자들에게 금강산 관광은 국민 세금이 들어갔고 정부의 희생과 지원이 있었다면서 국민적 관심과 걱정이 크기 때문에 이번 장관급 회담에서 북측에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제기해 협의하려 한다고 밝혔습니다. 정장관은 금강산 관광 사업이 잘못되면 북측에도 이롭지 않고 모두가 다 패자가 되기 때문에 북측과 협의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동안 한국 정부는 금강산 관광 사업이 민간 기업의 일이기 때문에 깊이 개입할 수 없다는 소극적 입장이었으나 정장관의 이 발언은 정부가 그 같은 입장을 바꿔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고 한국 언론들은 보도했습니다.

금강산 관광 사업에 관여하고 있는 현대 아산의 김윤규 부회장 면직으로 표면화된 북한과 현대 그룹간의 갈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 그룹의 현정은 회장이 북한의 금강산 관광객 규모 축소에 반발해 대북한 사업이 기로에 서있다고 경고한데 이어 북한은 남한의 한 재벌 계열사에 개성 관광 사업을 제의한 사실이 뒤늦게 밝혔졌습니다.

현대그룹이 지난 1998년 금강산 사업을 시작한 뒤 지금까지 약 10억5,000만 달러를 대북사업에 투자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지난 달 일방적으로 금강산 관광객 수를 하루 600명으로 제한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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