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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새 대법원장 지명 배경과 인준 전망


허리캐인 카트리나 재해로 미 전역이 어수선한 가운데 부시 대통령이 지난 4일 타계한 윌리엄 렌퀴스트 대법원장 후임에 존 로버츠 (John Roberts) 연방 판사를 지명했습니다.

문: 새 대법원장 지명이5일 전격적으로 이뤄졌는데요. 우선 이번 지명 배경부터 전해주시죠

답: 존 로버츠 대법원장 지명자는 당초 사임을 발표한 샌드라 데이 오코너 대법관 후임으로 지명돼 상원 인준 심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로버츠 판사를 새 대법원장으로 다시 지명함에 따라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는 상원 인준 심사가 곧 열릴 예정이며 오코너 대법관의 후임자는 차후에 발표될 것으로 보입니다.

부시 대통령이 대법원장 지명자를 전격 발표한 배경에 대해 전문가들과 미 언론들은 모두 허리캐인 카트리나를 지목하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이라크 불안정과 유가 상승으로 곤욕을 치루고 있는 부시 행정부에 카트리나 재해까지 더해지면서 여론이 악화되자 대법원장 지명에 대한 의회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서둘러 후임자를 지명했다는 얘기입니다.

문: 로버츠 지명자는 보수 성향의 판사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요. 이번 지명에 대해 미국인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답: 보수계의 찬성, 진보계의 반대로 의견이 역시 양분되고 있습니다. 보수세력은 로버츠 판사의 지명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히고 아울러 오코너 대법관의 후임자도 보수적 인사가 지명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진보 세력은 로버츠 지명자가 중립적이지 못하다며 명백한 반대 입장을 천명하고, 오코너 대법관 후임자로 또 다른 보수 인사가 지명되는 것을 막기위해 새로운 장외 대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문: 앞서 대법원장 지명자의 인준 심사가 보다 엄격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하셨는데요. 대법원장과 다른 대법관들 사이에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대법원장에게 특별히 더 부여된 권한이 있습니까?

답: 특별한 권한은 없습니다. 미국의 연방 대법관은 총 9명으로 구성되있고, 대법원장은 다른 대법관들과 마찬가지로 표결에 1표만을 행사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표결에서 대법원장이 다수의 입장에 있을 경우, 보다 강력한 법적 판례를 세우는 목적으로 다수의 의견을 쓰는 대법관을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 대법원장에게 있습니다.

문: 존 로버츠 대법원장 지명자에 대한 상원의 인준 전망은 어떻습니까?

답: 통과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조지 워싱턴 대학에서 법학을 가르치는 메리 체흐 (Mary Cheh) 교수는 학문적으로나 경험에 있어서 로버츠 판사는 아무런 하자가 없는 탁월한 후보라고 말했습니다.

로버츠 지명자를 반대하는 진보 세력들도 그의 결점을 거의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문: 자…그렇다면 관심은 결국 오코너 대법관 후임자로 쏠리게 될텐데요. 전망은 어떻습니까?

답: 오코너 대법관은 그동안 보수 진보가 4대 4로 팽팽히 맞서는 대법원 구도에서 균형자 역할을 해왔습니다.

민주당과 진보진영은 이런 배경과 함께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희생자들이 대부분 흑인과 빈민층임을 강조하며 부시 대통령이 보다 온건한 성향의 인사를 지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오코너 대법관이 여성인 만큼, 여성 후보나 소수 인종 출신을 지명할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보수 진영에서는 대법관은 종신직으로 미국 미래의 30-40년을 결정하는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에 여론에 휩쓸려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NBC 방송의 워싱턴 지국장이자 시사 프로그램 ‘Meet the Press’의 진행자인 팀 러서트씨는 이런 배경으로 봤을때 보수층들은 로버츠 대법원장 지명자의 상원 인준이 통과된 후에 오코너 대법관 후임자를 지명하는 전략을 백악관에 주문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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