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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감독 제작 다큐멘터리 ‘어떤 나라’, 북한 사람들 생활그려 [도성민]


영국의 한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이 북한 사람들과 한데 어우러져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필름에 담아 세상에 선 보였습니다.

영어제목 state of mind으로 미국 뉴욕 트리베카 영화제 시사회에서 호평을 받는 ‘어떤나라’는 지난해 부산 국제영화제에 이어 오는 26일부터 서울지역 극장에서 개봉되어 일반에 공개됩니다.

감독, 대니얼 고든은 한국에서의 시사회를 앞두고 2박 3일의 일정으로 서울을 방문했습니다. 자세한 소식 VOA서울 통신원 연결해 알아봅니다. 도성민통신원! .

A: SP 서울입니다.

Q: 대니얼 고든 감독의 서울시사회 참석에 대한 반응이 뜨거웠다구요?

A: 그렇습니다.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동숭아트센터에서 시사회 후가진 기자회견에서 대니얼 고든 감독은 꼭 자신이 축구팀에 입단한 후 가지는 기자회견 같다며 한국에서의 뜨거운 반응에 답하고. 이번에 한국에서 선보이는 영화‘어떤나라’는 지난해 9월 평양에서 상영되었고 한달뒤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 소개되고 다시 열달 후 한국 극장에서 정식개봉되는 것이라며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Q : 제목이 ‘어떤나라’이어서 그런지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지 더 궁금해 지네요...

A: 네 영화 어떤나라 영국 감독이 제작한 만큼 영어제목이 더 우선일지 모르겠습니다. 영어제목은 A State of Mind 이구요. 지구상에서 가장 화려한 스펙터클 가운데 하나라도 이야기 되는 대집단체조, 매스게임 준비에 여념이 없는 평양 모란봉중학교에 다니는 두 여학생과 그 가족의 이야기가 주가 됩니다.

평양에 사는 열 세살 현숙이와 열 한살 송연이가 주인공인데요. 북한 최고의 행사인 전승기념일(9월9일) 매스 게임에 참여하게 된 소녀들이고, 영화‘어떤나라’는 매스게임 연습이 시작된 겨울부터 공연이 있는 이듬해 가을까지의 일상을 담았습니다.

늦잠 자며 투정부리고 밥맛이 없다고 떼를 쓰는 두 여중 생의 모습은 한국의 일상과 전혀 다르지 않아 오히려 놀라움을 안기면서도 오로지 ' 김정일 장군님'이 보실 매스게임을 위해 잠 못 이루는 두 여학생의 모습에서 북한 주민들의 솔직한 모습을 읽을 수 있었다고 평합니다.

영화 ‘어떤 나라’의 한국 사영을 기획한 동숭아트센터 영상사업팀 정유정 대리입니다.

A: 북한의 일상을 담은 영화가 한국 영화관에서 공식적으로 상영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물론 영국인이 감독이기 때문에 외화를 수입하는 형식으로 들여온것이지만 예정같으면 상상하지도 못했을일이며. 설사 된다 하더라도 까다로은 검열과 심의를 거쳐야 했는데.. 이번 기획에는 내용면의 심의 검열은 전혀 없었다고 합니다.

그만큼 북한을 보는 한국 사회의 시각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 큰 배경이 되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었습니다.

Q ; 대니얼 고든 감독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이번 영화가 그의 북한에서 찍은 두 번째 영화가 되는 거죠. 이전에는 북한 축구에 관한 영화가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요..

A: 네. 그렇습니다. 첫 번째 영화는 1966년 런던 월드컵 대회에서 이탈리아를 꺾고 8강에 오른 북한 축구의 신화 ‘천리마 축구단‘을 배경으로 만든 실화입니다. 천리마 축구단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당시 북한을 응원했던 영국 팬들의 인터뷰, 그리고 당시 이탈리아 선수 등 다양한 인물들의 인터뷰를 담은 영화이구요.

지난 2002 한일 월드컵 대회에서 한국 응원단이 선보인 Again 1966’ 이라는 카드섹션을 기억하실 텐데... 바로 그 주인공이 북한의 천리마 축구단인 것입니다. 영화속에 그려진 천리마 축구단’은 감독의 재기 발랄한 구성으로 시종일관 웃음을 자아내지만, 촬영 허가와 준비를 위해 4년이나 기다렸던 작품이라면서 중국에서 북한 입국과 촬영에 대해 자문하고 끈기 있게 북한을 설득하는 데 3년을 보냈다며 북한으로부터의 영화제작 허가를 받기까지의 어려움을 이야기 했습니다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은 북한에서 팩스가 왔을 때일 겁니다. 어디에서 촬영할 거냐, 누구누구가 생존해 있다. 누굴 찾아가 인터뷰할 거냐 등의 내용이었는데, 팩스가 너무 느리게 들어오는 거에요. 팩스가 첩첩 쌓여서 거꾸로 허가증을 읽으면서 '세상에 우리가 북한에 간다. 우리가 인터뷰할 수 있데'라고 하면서 감탄했어요."

A : 이어 고든 감독은 “‘천리마 축구단’(The Game of Their Lives·2002년)은 북한 중앙방송에서 10번이 넘게 방영되는 등 북한 측의 반응이 뜨거웠다”며 “이런 신뢰를 바탕으로 ‘어떤 나라’ 촬영 때에는 북한 측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Q: 다시 영화 ‘어떤나라’에 대해 이야기 해 보죠. 가족들의 일상이 드러나는 영화나 드라마 외부에서는 생소한 부분이기도 하거든요. 어떻게 가족들까지 출연하게 되었는지.....

A: 북측파트너인 영화사측에 학교에 부탁했더니 톱클래스의 체조선수 현순을 소개해 줬고. 현순의 주변 소녀들 중에 현순과 대비되는 송연이 눈길을 끌어서 송연은 감독이 선택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가족들에게 협조를 구하게 된 것인데. 처음에는 많이 망설였다고 합니다.. 북한 주민들은 완벽한 모습만을 보여 주고 싶어하는데, 저녁 때가 되면 전력이 모자라 평양시가 모두 정전이 되는 치부 같은 것은 보여 주기 싫었던 것은 충분히 이해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에게는“영국인 3~4명으로 이루어진 촬영팀은 아마도 북한사람이거부감을 느끼거나 어려어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 겁니다. 그러다 촬영 대상과 친교를 쌓으며 오래 지내다 보니 사람들이 카메라를 의식 하지 않는 순간이 자연스레 왔고. ‘천리마축구단’이 북한에서 호평받고 신뢰를 얻은 게 ‘어떤 나라’를 찍을 때 도움이 많이 되었고. 거리에서 제작팀을 알아본 사람들이 매스게임 촬영에 편의를 봐주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영화제작팀이 가까이서 북한 사람들을 촬영하는 것에 대한 북한사람들의 반응에 대해 고든 감독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러 복합적인 요소가 있는데요, 우선 출연하신 할아버지들이 한국전쟁 때 폭탄을 쏟아 붓던 외국인을 본 후로 처음 보는 외국인이 아마 저였을 거에요. 그래서 신뢰를 얻기가 무척 어려웠어요. '천리마 축구단'이 뒤에 영화를 작업하는데 정말 큰 영향을 줬습니다."

Q: 이렇게 촬영된 ‘어떤나라’ 북한상영에서 반응은 어떠했을까요?

A: 네. 이 영화는 평양영화제에서 상영됐고, TV에서 열 번이나 방영됐다고 합니다.. 북한은 채널이 하나밖에 없어 안 본 사람이 없었고. 아주 재미있어 했으며. 특히 정전되는 장면은 별것 아닌 데도 폭소가 터졌다고 합니다.. 화면을 통해 선전 영화가 아닌 일상적인 모습을 본 적은 처음이라 생소하면서도 즐거워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A: 이 부분은 한국에서 시사회때 한국 관객들이 신기해 하면서도 안타까워하는 부분입니다. 모든 사고와 행동이 김정일 위원장에 맞춰져 있는 두 여학생의 일상이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정치적 체제에 따른 억지가 아닌 북한 주민 내명의 의지가 어떠한지 진솔하게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A: 요즘 한국 학생들이 배우는 영어 발음과는 무척 다릅니다. 꼭 영화 KING&I에서 태국 황제로 나오는 율브린너의 왕자들이 배우는 식의 발음처럼 들리기도 하는 데... 영어만으로 이루어지는 수업장면을 보면서도 일반적으로 한국 사람들이 알고 있는 북한에 대한 생각도 하나의 선입견일 수 있구나 하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A: 고든 감독은 “북한에 갈 때마다 북한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리게 됐다면서 그가 본 북한 사람은 외형적으로나 기질적으로 한국인들과 똑같고 남북한 서로가 항상 둘이 아니라 하나의 민족이란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고든 감독의 어떤 나라와 천리마 축구단은 이번 주말부터 3주간 서울의 두개 극장에서 상영되고 이후 지방 상영상으로 소개되 전국 관객이 북한주민의 실상을 접할수 있을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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