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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휴가 실태와 탈북자 휴가여행에 동참한 한국 대학생들 인터뷰 [탈북자 통신: 김수연]


2002년 한국에 입국한 이혜영씨가 다른 탈북자들과 함께 강원도 해변가에서 여름휴가를 즐겼다는 소식, 북한에서의 휴가실태와 또 이들 탈북자들의 휴가여행을 지원한 한국 대학생들의 소감을 겻들여, 서울에 있는 [김수연]통신원이 전해 드립니다.

8월, 지금 한국의 산과 계곡, 해수욕장에는 더위를 피해 휴가를 온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있습니다. 휴가철을 맞아 서울에 있는 탈북자 이혜영(2002년 입국) 씨와 동료들도 2박3일 일정으로 강원도에 있는 해수욕장으로 길을 떠났습니다.

이혜영 씨 일행이 도착한 해수욕장은 강릉과 주문진 사이에 위치한 연곡해수욕장입니다. 이혜영 씨 일행을 따라가 봤습니다.

북한에서는 한국처럼 친구나 가족끼리 타 지역으로 여행을 간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가족 여행 또한 어렵다는 것이 탈북자 김명순 씨의 설명입니다.

“북한에서는 가족끼리 자유롭게 놀러갈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어요. 크게 가정의 결혼이나 장례 같은 애사 그런 행사가 아니면 가족끼리 어디 여행가고 하는 일이 상당히 드물고 여행증을 일단 떼야 하니까 어디 한번 여행을 가려고 해도, 그 여행증을 떼기도 쉽지 않고 그러기 때문에 놀러가기가 쉽지를 않아요.”

김명순 씨의 말대로 북한에서는 여행증을 개개인이 모두 발급받아야 하기 때문에 타 지역으로의 여행을 엄두를 내지 못할뿐더러 가족여행이라는 문화 자체가 발달해 있지 않아 가족끼리의 여행은 많지 않은 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거주 지역 내에서 가족끼리 나들이를 가는 경우는 종종 있는 편입니다. 그러나 경제난이 생기면서 가족나들이조차도 생각하기 힘들 만큼 여유가 없는 것이 현재 북한 주민들의 현실입니다. 이런 북한과는 달리 한국에서는 자유롭게 자기 거주지를 벗어날 수 있고 해외여행도 자유롭게 하고 있습니다.

또한 북한에서는 한국처럼 여름을 맞아 휴가를 신청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북한 노동자들은 1년에 14일간의 휴가가 주어집니다. 휴가는 한국처럼 자신이 원하는 기간에 사용할 수 있는데 주로 북한 주민들은 겨울이 다가올 때 휴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보통 여성들은 김장철을 맞아 휴가를 신청하고, 남성들은 월동준비를 위해 휴가를 사용합니다.

남북한의 휴가에 대한 비교는 이쯤에서 잠시 접어 두고 다시 이혜영 씨 일행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연곡해수욕장에서는 이혜영 씨 일행을 반갑게 맞이해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해변 근처에 있는 숙소를 제공해준 강릉대 학생들이었습니다.

이들 학생 중 한 명이 이혜영 씨 동료와 친분이 있어 성사된 만남입니다. 처음 대면한 남북 청년들은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인사를 건네고 음식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술 한 순배가 돌아가고 이야기를 하면서 여기 저기서 웃음이 터져나오고 서로가 궁금한 점들을 조용조용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사람들은 훨씬 가까워진 듯 보였습니다. 본격적으로 해수욕을 하게 된 사람들은 서로 물싸움도 하고, 물도 먹여가며 짖궂은 장난을 치면서 한층 더 가까워졌습니다. 한국에 와서 남한 사람들과 처음으로 어울려 봤다는 이혜영 씨는 “정말 한민족의 피는 속일 수 없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너무 좋고요 정말 한민족의 피는 속일 수 없다는 것을 더 절실히 느꼈습니다.”

이런 마음은 한국 청년 박철우(강릉대 대기환경과학과 3)씨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박철우 씨는 탈북자에 대해 들어봤지만 실제로 만나보기는 처음이라고 합니다. 박 씨는 “문화적 차이가 조금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2박3일 동안 함께 지내보니 “별반 다른 점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선입견이라고 하기 좀 그렇고 그냥 저희가 생각했을 때 문화적 차이가 조금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전혀 그런 거 가진 것 없이 그냥 저희가 생각할 때 지방에 계신 그쪽 지방 사투리를 쓰시는 분 만난듯한 그냥 그런 친근한 기분이었습니다.”

박철우 씨는 “앞으로 많이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2박3일간의 짧은 시간을 정리했습니다.

재미있는 입담으로 어색한 분위기를 바꿔놓았던 이춘하(30세) 씨, 그래서 탈북자들에게 가장 많은 웃음을 주었던 남한 청년 이춘하 씨도 탈북자들과의 만남이 즐거웠다고 합니다.

“너무 재미있고요 다 똑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별로 다른 점은 못 느꼈습니다.”

즐겁게 여행을 보냈지만 이혜영 씨는 여행다니는 것조차 힘든 북한을 떠올리며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특히 연곡해수욕장은 북한 잠수함 침투 경고문이 있고 철책이 있는 군사지역이라 마음이 묘해진다고 말했습니다.

“느낌이 마음이 착잡하고 어떻게 하면 우리 북한 땅도 이렇게 철조망은 놓였지만 주민들이 마음껏 자유롭게 자기 고향 바다를 바라볼 수 있고 가까이에 갈 수 있는 그런 날이 언제나 돌아올까 하는 마음에 마음이 아프고 서글퍼집니다.”

한편 김명순 씨는 “최근 남북협력이 많이 이루어지곤 있지만 북한의 대담전략은 여전하다”면서 북한 침투를 막기 위한 군사지역에 해수욕장이 있지만 한국 사람들은 북한의 위협성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얼마 전에 강원도 철원쪽에서도 그렇고 그 비무장지대 가까이 지역에서 철책선이 잘라지고 또 인민군대가 배고파서 물론 간첩임무가 아니고 배고파서 들어왔지만 위험성이 따르거든요. 위험천만하지요. 만약 배고파서 들어온게 아니고 간첩이 들어왔다면 우리에게 치명적이에요.”

지금까지 서울에서 보내드린 탈북자 통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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