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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판 CNN '러시아 투데이' 올해말 출범 (영문+오디오, 관련기사 참조)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사가 전세계를 대상으로 24시간 종일 방송을 하는 새로운 텔레비전 채널 출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러시아의 대외 이미지를 제고할 목적으로 신설되는 `러시아 투데이'란 이름의 이 TV 방송 채널은 올해 말 전파를 탈 예정입니다. 현재 출범 작업에 관여하는 사람들은 새 방송이 러시아판 <CNN>이라며 반기고 있지만 러시아 정부의 선전수단에 불과할 것으로 보는 분석가들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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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젼 방송 채널이 정부가 관장하는 2개뿐인 러시아 국내 텔레비전 방송은 이미 신뢰성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런데 러시아의 시각에서 국제뉴스를 다루게 될 `러시아 투데이' 텔레비젼 방송 출범 계획은 이와는 또다른 차원의 문제를 제기합니다.

초기 자본 3천만달러로 시작하는 이 방송은 미국과 유럽, 몇몇 아시아 국가들, 그리고 많은 옛 소련방 국가들을 상대로 한 방송을 위해 5백명의 인력을 채용하려 하고 있습니다. 방송국장에 임명된 25살의 언론인 출신 마가리타 시모얀씨는 `러시아 투데이'는 앵글로-색슨계가 지배하는 전세계 텔레비전 뉴스망에 맞서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합니다.

시모얀씨는 또 이 방송이 러시아를 법과 질서가 결여된 나라로 보는 상당수 외국인들의 부정적인 러시아관을 변화시키기를 기대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신임 국장으로서 그녀의 당면 과제는 이 방송의 출범에 대해 러시아 내부에서 나오고 있는 부정적 견해들을 불식하는 것입니다.

시모얀씨는 `러시아 투데이'가 모스크바 정부로 부터 독립적인 논조를 낼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하는 비판론자들을 납득시키는 일이 어렵다고 말합니다. 그녀가 이와 관련해 하는 말은 그저 지켜봐달라는 것입니다.

시모얀씨는 논조의 독립성을 감독하기 위한 공공위원회가 구성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방송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실질적 조처들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러시아의 주요 영어 인터넷 사이트인 `모스-뉴스 닷 컴' 편집장인 안톤 노시크씨는 `러시아 투데이'에 대해 회의를 느끼는 비판론자입니다. 노시크씨는 이 방송국 신설 구상은 스탈린 시대의 소련식 선전활동을 연상케 한다고 말합니다.

이 채널은 현재 제기되고 있는 필요성 때문에 출범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어느 누구도 `러시아 투데이'와 같은 세계정세에 관한 보도전문 채널을 요구한 바가 없다고 노시크씨는 지적하고 이구상은 70년 전과 마찬가지로 일반의 요구와는 동떨어져 나온 것이라고 비판합니다.

노시크씨는 이 방송이 러시아 정부가 보고싶어 하는 이른바 러시아의 성공사례 외에 다른 것들을 보도할것으로는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앞으로 이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은 주로 `러시아의 생활수준이 향상됐다' 거나 `정부는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경제는 건강하고 탄탄하다' `러시아는 좋은 투자처다' `러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진보적인 나라이며 모든 진보적 대중의 희망이다'라는 주장만을 접하게 될것입니다. 이런 내용들은 현 정부 당국이 다시 되살린 옛 소련의 선전들이며 세계가 이를 믿어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의 많은 분석가들은 문제는 일반인들이 과연 이를 액면 그대로 믿고 받아드릴까 하는 점이라고 지적합니다. 모스크바에 있는 카네기센터 소속 마샤 리프먼씨는 그럴 것으로 생각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러시아에 관심이 있는 세계 각국의 언론과 분석가들, 그리고 러시아 전공자들은 대체로 러시아가 다시 지나치게 중앙집권적이 되고 있고, 모든 결정이 크레믈린에 집중돼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이들은 또 크레믈린 당국이 모든 다른 기관들을 동원해 자신들의 목적을 고양하려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투데이' 방송에 대해서도 당연히 이런 목적에서 신설되는 것으로 생각할 것입니다. 따라서 내 생각에 시청자가 누가 되든 그들은 의구심을 갖고 방송을 보면서 방송 이면에서의 정부의 영향력이나 검열, 혹은 이해관계 등을 찾아내려 할 것입니다."

리프먼씨는 러시아는 정부의 정치적 실패 뿐아니라 정치행태상의 문제로 인해 평판이 크게 나빠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합니다. 리프먼씨는 국영 에너지회사인 유코스의 전 사장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에 대한 최근의 부패 관련 재판과 뒤이은 판결을 정치적 실패의 사례로 꼽으면서, 이 것이 러시아의 대외 이미지에 아마도 가장 큰 해를 입혔다고 말합니다.

러시아 정부 관리들은 러시아의 이미지를 새롭게 설정하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대외 이미지 문제의 근원에 대해 대처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리프먼씨는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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