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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2005 행동연구상 수상한 워싱턴대학교 제임스 깁슨 행정학 교수 


인간행동에 관한 깊은 통찰은 인류가 직면한 가장 절박한 일부 도전과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국가의 정책수립에 있어 행동과학의 역할이 증대되어야 한다고 촉구하는 사회과학 기구들이 조직한 국제적인 계획, ‘행동의 십년’ (the Decade of Behavior)이 전제로 내세우는 신조입니다. 이 단체는 또한 인간 행동을 새롭게 조명하는 사회 과학자들을 시상함으로써 이에 관한 새로운 연구를 장려하고 있습니다. 올해의 상은 인간 행동과 민주주의의 연계성을 연구한 과학자들에게 돌아갔습니다. 올해의 수상자들 가운데 한 명인 미주리주 세인트 루이스에 있는 워싱턴 대학교의 제임스 깁슨 행정학 교수와의 대담을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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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사전에서 민주주의의 의미를 찾아보면, 민주주의는, 선거구민들에 의해 선출되는 입법부와 사법부, 행정부의 측면지원을 받는, 다수결의 원칙에 근거한 정부 형태로 정의되었습니다. 하지만, 깁슨 교수께서는 제도 보다는 민주주의 자체에 더 많은 의미를 부여하셨습니다. 특히 일반 시민들사이의 정치적 관용 수준과 같은 정치 문화가 민주주의에 매우 중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어떤 의미인지 설명해 주시죠.

깁슨: “그 말의 의미는 여러분의 적이 자유롭게 발언하고 시위를 벌이며 정치 정당을 구성하고 선출직 공무원에 출마할 권리를 기꺼이 옹호할 용의가 있는지를 묻는 것입니다. 민주체제의 번영에 필요한 토론을 위해 온갖 사고들이 원활히 교류되고 개인적인 견해와 상반되는 견해라 할지라도 참아낼 용의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이라크 같은 나라에서도 사람들은 저마다 여러 다른 형태의 정부 형태를 옹호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현재 이라크에서는 국가가 어느 정도로 세속적이어야 하는가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격렬한 논난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저는 민주주의는, 특정한 견해만이 약진해야 한다거나 또는 어떤 견해는 표현될 수 없고 공개 토론되어서는 않된다고 규정해서는 않된다고 생각합니다.”

질문: 민주주의는 세속화를 의무화한다는 말씀이십니까?

깁슨: “교회와 국가의 분리는 민주주의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부분적으로 우리는 가장 심한 불관용을 시사하는 지표들 가운데 하나가 바로 종교성이라는 점을 우리가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절대적으로 잘못될수 없는 교리를 갖게되면, 관용적인 자세를 지속하기란 참으로 힘들게 됩니다. 그런데,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많은 종교는 그러한 절대적인 교리를 갖고 있습니다.”

질문: 미국의 경우에 일각에서는, 공화당과 민주당 그리고 진보주의자들과 보수주의자들 사이에 균열이 깊어지고 있다는 이유로, 미국의 민주주의에 관해서 우려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깁슨교수께서는 이런 현상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깁슨: “민주주의 원칙에 합의가 존재하는 한, 그러한 깊은 균열이 반드시 민주주의에 해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가 민주주의 과정에 전념하고 있는 한 견해 차이는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질문: 러시아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깁슨:“우리는 러시아에서 비교적 민주적인 정치 문화가 발전하고 있으며 러시아인들이 다수통치 제도를 실현할 확고한 결의로 있음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결코 소규모의 소수 인종과 정치 정당이 제도 전반을 장악하는 형태로 복귀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반면에 우리는 종종 민주주의를 소수의 정치적 권리를 존중하는 다수결의 원칙으로 묘사하곤 합니다. 바로 그 부분이 러시아가 결여하고 있는 점입니다. 우리는 실제로 이러한 상황을 표현하는 용어를 개발해 냈습니다. 바로 ‘편협한 민주주의’ (illiberal democracy)가 그것 입니다.

편협한 민주주의란 선거와 국회, 총리가 존재하는 다수결 원칙이 제도적으로는 적용되고 있지만, 소수의 권리에 대한 존중이 상당히 부족한 형태의 민주주의를 의미합니다. 이는 야당이 억압당하고 언론이 탄압 받는 상황을 말합니다. 따라서 그러한 민주주의는 소수의 권리를 민주주의 등식 선상에서 수용하지 않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이런‘편협한 민주주의’ 형태는 더욱 더 눈에 뜨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의 민주주의가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지역은 바로 아프리카입니다. 하지만 그 반대의 예로 지난 1990년에 사실상 전세계의 모든 사람들은 남 아프리카 공화국의 변화가 대학살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었지만, 그 같은 일은 결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진실과 화해의 과정’ (The Truth and Reconciliation process)은 남아공화국의 민주주의 정착을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모든 당사자들은 권력 투쟁 과정에서 극악 무도한 행위를 자행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의 주장에 합법성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화해는 가능해집니다. 이제 남 아프리카 공화국에서는 3번의 선거가 성공적으로 치러졌으며 백인들이 이 나라에서 쫓겨나지도 않았습니다. 남아공에는 이제 소수의 권리를 존중하는 제 기능을 발휘하는 민주주의가 정착했습니다. 저는 남아공의 사례가 놀라울 정도로 훌륭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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