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미국의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최근 김정일 국방 위원장의 이름을 거론할때, 흔히 미국에서 남성들을 정중히 가리키는, 미스터 (Mister)라는 존칭을 사용했음에 주목하고, 보기드물게 부시대통령과 관련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습니다.
북한 외무성은 3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최근 김정일 국방 위원장의 이름을 거론할때, 미스터 김정일로 호칭한 결정을 치하했습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보도에 의하면 미국 대통령 부시가 지난 5월 31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우리 최고 수뇌부에 대해 선생이라고 존칭했다”면서 북한이 이에 유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그 기자회견에서 북한을 6자 회담에 복귀하도록 설득하기 위해서는 외교적 접근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미스터 김정일”에게 북한이 세계에서 존중 받는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와 협력하고 핵 야망을 접어야 한다는 메세지를 보내길 원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의 관영 조선 중앙 통신은 특히, “부시 대통령의 발언이 미국 내 강경파와 온건파 사이의 싸움에 종지부를 찍게 된다면, 6자 회담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외무성 대변인의 발언을 인용 보도했습니다.
북한 외무성대변인은 또한, “며칠 전까지만 해도 미행정부 고위층에서 북한에 관한 험담들이 연이어 나왔다면서 북한은 이에 대해서 계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그러나 6자 회담에 복귀하기 위한 선결 조건으로 내세웠던,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무장관의 폭정의 전초기지 발언 철회 입장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의 발언이 지난 시기처럼 아침 저녁으로 달라지지 않는가를 지켜볼 것이라면서, 미국이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진실로 바란다면 폭정의 전초기지 발언을 철회할 용단을 내려 6자 회담을 재개하는데 최대의 걸림돌을 들어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습니다.
라이스 장관은 지난 1월 미국회 상원에서 열린 국무장관 인준 청문회에서 북한을 폭정의 전초기지라고 단정짓고, 그 후로도 북한측의 사과 요구를 계속 일축해 왔습니다.
딕 체이니 미국 부통령도 부시 대통령의 미스터 김정일 발언이 있기 바로 전날, 김정일이 경찰 국가를 운영하고 있고 자국국민을 굶기고 있어 세계에서 가장 무책임한 지도자들 가운데 한명이라고 비난했습니다.
한편,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부시 대통령의 “미스터 김정일” 발언에 대응하듯 이전에 부시 대통령에게 사용했던 전쟁광이나 악의 화신 등과 같은 부정적인 표현을 일체 자제하고, “미국 대통령 부시”, “부시 대통령”으로 정중한 호칭을 사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