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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동북아 정세와 변화하는 韓-美 관계 <영문기사 + 오디오>


남한과 미국 사이의 한미동맹이 급변하는 국제 현실에 부응하기 위해 중대한, 그리고 때로는 불편한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북한에 의해 제기되는 위협과 남한의 역내 역할을 둘러싸고 한미 두 나라사이에는 근본적인 시각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어려운 전환기에 처해있는 한미관계를 심층진단하는 미국의 소리 서울 특파원 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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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과 미국이 북한 핵 무기 개발 계획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양측은 또한 두 나라 상호 관계의 미래에 관한 질문들과도 씨름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남한을 침공한 지난 1950년 이래, 북한의 남침 위협은 한미 동맹의 핵심적인 부분이었습니다. 미국은 유엔군을 이끌고 남한을 위기에서 구출했습니다. 1953년에 휴전 협정 체결로 전쟁은 중단됐지만, 아직까지 평화 협정은 체결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휴전 이후 수 만 명의 미군병력이 억지력의 일환으로 남한에 주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같은 한미동맹의 핵심적인 합의 내용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안보상의 필요에 관해 두 나라가 각각 느끼는 시각이 서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2000년, 남한과 북한의 지도자들이 사상 최초이자 지금까지 유일한 남북 정상 회담을 갖고 궁극적인 통일을 다짐한 이후, 많은 남한 사람들 사이에서, 공산 북한의 위협에 대한 견해가 극적으로 바뀌었습니다.

미국 국방 분석 연구소의 오공단 박사는 김대중 당시 남한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 김정일 국방 위원장과의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오던 그 때를 회상했습니다.

오 박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온 후, 북한의 김 위원장이 자신과의 회담에서, 두 지도자가 서로 악수를 나눴기 때문에 이제는 한반도에서 더 이상 전쟁이 없을 것이라고 점을 보장했다고 선언했다면서, 그 이후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했다고 말했습니다.

남한 사람들 대부분은 북한이 남한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고 오 박사는 지적하면서, 따라서 전통적인 북한의 위협이라는 개념도 크게 변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노무현 남한 대통령은 경제 협력과 교류를 통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발휘함으로써 2000년 남북 정상회담의 목표를 달성하려고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노 대통령은 그같은 입장으로 인해, 북한의 핵 무기 개발문제를 둘러싸고 2002년 이후 북한에 대해 보다 강경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미국의 부쉬 행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북한이 이전에 체결했던 핵 확산 금지 협정들을 준수한 이후에야 보상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노 대통령 직속 기구인 동북아시대 위원회를 맡고 있는 문정인 위원장은 한미동맹이 아주 중요하다고 말하고, 그러나 또한 한미동맹은 남한 정부의 광범위한 책임 이라는 맥락속에서 검토돼야만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문정인 위원장은 남한의 입장에서 한미동맹은 하나의 수단이라면서, 동맹은 국가적 이익의 기능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 위원장은 그러나 한반도의 통일과 평화 공존이 남한의 국가적 사명이라고 지적하고,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반드시 남한이 미국과의 관계를 희생하고 북한에 좀 더 가까운 입장을 취해야 함을 의미하는것은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노무현 대통령 정부는 지난 2003년에 집권하면서, 필요할 경우 미국과는 다른 보다 독자적인 노선을 취할 것이라고 다짐했고, 지금 노 대통령은 그같은 약속을 이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달 남한 국가 안전보장회의는 북한에서 소요가 발생하거나 북한이 붕괴될 경우 전체적인 군사 지휘권을 미국이 맡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비상 작전 계획을 공개적으로 거부했습니다. 남한 정부는 그같은 계획이 남한의 주권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 3월부터 윤곽을 잡기 시작한 노무현 대통령의 새로운 정책 안건의 일부입니다. 노무현대통령의 주된 정책 개념은 남한을, 이른바 역내의 “균형자적 세력”으로 키우는 것입니다.

집권당인 열린 우리당의 문희상 의장은, 균형자적 역할은 변화하고 있는 세계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동북아의 균형자적 원리는 전통적인 힘의 균형 원리가 아니라 유럽 연합과 매우 흡사한, 지역 공동체의 실현을 목표로 평화를 추구하는 동북아의 평화 원리라고 말합니다.

문희상 열린 우리당 의장은, 균형적 역할에 관해, 북한과, 중국 그리고 일본에 대해 남한이 자체 문화와 경제적 영향력 등을 포함한 ‘ 내제적 힘’을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합니다.

남한 정부는 중국과의 군사 협력을 우방인 일본과의 협력 수준으로 상향조정하는 것을 모색할 것이라고 지난 달 발표한 것말고는, 역내 균형자로서 남한이 어떻게 변화된 새로운 역할을 수행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힌 것이 거의 없습니다. 현재 남한이 일본과 맺고 있는 군사 관계 내용에는, 해군 합동 훈련 실시와 전함의 상대국 항구 방문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노 대통령의 남한의 역내 균형자적 역할 추구 정책은, 보수 성향의 국회의원들로부터, 미국에 대한 부적절한 중립적 접근이라는 비판을 촉발시켰습니다.

하지만 워싱턴 포스트 신문의 한국 특파원으로 오래 근무했고 지금은 워싱턴에 있는 존스합킨스 대학교에 재직하고 있는 단 오버도퍼씨는, 남한의 균형자적 논리는 대체로, 미국으로부터 보다 자주적으로 되고 싶어하는 남한의 열망이라고 말합니다.

오버도퍼씨는, 남한이 중국과 일본사이에 균형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은, 개인적으로는 그저 웃음거리에 불과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오버도퍼씨는, 보다 유연한, 또한 때때로 보다 더 독립적인 역할을 원하는 남한의 열망은 이해할만 하고 어쩌면 나름대로는 그렇게 할 때가 됐을지도 모른다고 말합니다.

남한이 보다 커다란 자주력을 모색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남한이 그래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남한 정부는 미국이 2001년 9.11 사태 이후 테러 위협과,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대규모 군병력 주둔 등으로 힘겨워하고 있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이로 인해 워싱턴 당국은 남한으로부터 일부 미군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주둔군 감축 계획을 세우게 됐습니다.

서울에 있는 ‘인터내셔널 크라이시스 그룹 국제 위기그룹’의 피터 벡씨는, 남한은 주한 미군을 감축하고 다른 뷴규지역에 대한 미군 배치를 더 용이하게 하려는 미국의 계획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고 말합니다.

피터 벡씨는, 남한 사람들이, 유기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함정에 빠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으로 상쇄하려 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한국인들은 절대로 혼자 힘으로는 해낼 수 없고 반드시 미국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깨닫고 있다고 피터 백씨는 풀이합니다.

남한은, 미국의 전략 목표가 변하면서 최 우선 순위에서 2위의 자리로 밀리고 있다고 느낄수도 있습니다. 이곳 워싱턴에 있는 조지타운 대학교의 아시아 안보 전문가 데이빗 스타인버그교수는, 미군사력이 특히 상층부의 경우, 지나치게 피상적으로 분산되어 있다고 지적합니다.

스타인버그씨는, 미국의 정책 결정 과정은 상층부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외국 현안을 다루는 데 있어서 시간적으로 매우 제약돼 있다고 말합니다. 이 때문에 주로 한 가지에 크게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부쉬 행정부는,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팔레스타인 지역을 위기적 상황으로 보는 한편, 북한에 관해서는 아직까지 위기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는 셈이라고 스타인버그씨는 지적합니다.

남한과 미국 당국은, 근본적으로 양국 동맹관계를 수호할 결의로 있고 또한 그 관계가 때로 점증하는 고통을 의미한다해도 변화는 필요하다는 사실에 공개적으로 동의하고 있습니다. 어떤 정치 성향을 갖고 있건 상관없이 대부분의 남한 당국자들은, 미국과의 동맹이 항상 이상적인 것은 아니지만 역내 안정을 위해서는 현재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임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은, 앞으로 10년 내에 남한이 군사적인 자주력 을 확보하는 것를 목표로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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