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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美 공화-민주당, 연방 판사 인준두고 티격태격


미국내 시사 현안과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식들을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지난 대통령 선거 이후 정치적 사안에 관해 사사 건건 충돌하고 있는 공화 민주당이 최근에는 부시 대통령이 지명한 연방 항소 법원 판사 후보의 인준을 놓고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상원 인준 절차를 개정해서라도 인준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공화당 지도부와 연방 법원을 보수 일색의 판사들로 채울 수 없다는 민주당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데요.

김영권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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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 존 볼튼 유엔 주재 미국 대사 지명자에 대한 인준 논란이 마무리 되기도 전에 이번엔 연방 항소 법원 판사의 인준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데요. 이번 논란이 어떻게 시작된 겁니까?

답 : 부시 대통령이 1기 행정부때 지명했다가 민주당의 거부로 인준에 실패했던 10명의 후보들 가운데 7명을 2기 행정부 들어 다시 지명하면서 논란이 시작됐습니다.

상원에서 의원수가 55대 45로 열세인 민주당은 다시 필러버스터, 즉 의사 진행 방해권을 행사해 이들의 인준을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공화당은 민주당이 계속 인준을 거부하면, 인준 절차를 개정해, 과반수를 얻으면 인준을 통과 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까지 시도할 것이라며 강력히 맞서고 있습니다.

문 : 필러버스터! 우리 말로 의사진행 방해라고 하는데요. 이 제도가 뭔지 간단히 설명해 주시죠.

답 : 국회에서 소수당이 다수당의 횡포를 방지하게 위해 합법적으로 의사 진행을 방해 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예를 들어, 표결을 막기 위해 장시간 연설을 한다든가 어떤 동의안과 수정안을 연속적으로 제의해 이를 방해하는 것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미 상원은 법률상 표결을 강행 할 수 없으며, 논쟁이 완전히 끝났을때에만 표결을 실시 할 수 있습니다.

반면, 필러버스터를 뛰어 넘기 위해서는 현재 100명 정원인 상원에서 적어도 60 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인준 표결을 실시할 수 있습니다. 공화당의 주장은 이러한 법률을 개정해 과반수 이상이면 표결에 붙여 인준 표결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문 : 민주당이 의사 진행 방해까지 시도하면서 인준을 강력히 반대하는 이유는 뭔가요?

답 : 연방 법원을 모두 보수 성향의 판사로 채울 수 없다는 것이 민주당 측의 주장입니다. 민주당은 판사 후보들이 대부분 주류 정치계의 외곽부대로 자리할 수 있다며 그럴 경우, 부시 대통령과 보수계가 지지하고 있는 낙태와 동성간의 결혼 금지, 공립학교 내 창조론 교육 등 여러 분야에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반면, 공화당과 보수 종교 단체들은 법원이 너무 진보적인 판사들로 채워지고 있다며, 결국엔 교회도 비영리 단체의 면세특혜를 누리지 못할 것이라며 배수진을 치고 있습니다.

문 : 이렇게 공화당이 법 개정까지 주장하며 매우 강경하게 나서자 민주당이 타협안을 제시했다고 하는데 결과가 어떻게 나왔습니까?

답 : 민주당은 최근 의사 진행 방해를 사용하지 않는 대신 7명의 판사 후보 중 3명만을 통과시키는 선에서 이번 논란을 매듭 짓자고 공화당에 제의했습니다. 그러나 빌 프리스트 공화당 상원 원내 총무는 26일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프리스트 의원은 그 같은 타협안은 부시 대통령의 권한을 위협할 뿐 아니라 향후 미래의 인준 후보들, 예들 들어, 연방 항소 법원 판사보다 훨씬 영향력이 큰 연방 대법관 지명에 대한 필러버스터 권리를 민주당에 인정하는 꼴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문 : 공화 민주 양당이 이렇게 타협점을 찾지 못하는 이유 가운데는 이익 단체들의 힘도 만만치 않다고 하던데요

답 : 그렇습니다. 공화 민주 양당은 모두 자신들의 주요 지지 기반 세력인 이익 단체들의 강한 압력때문에 섣불리 타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공화당을 지지하는 보수 세력과 기독교 단체들은 최근 시민 집회와 텔레비젼 광고까지 내보내며 민주당이 필러버스터를 과용, 이를 잘못된 방향으로 몰고 가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반면 민주당을 지지하는 정의를 위한 진보 동맹 등 시민 단체들은 독립적인 재판을 정치적 편의를 위한 곳으로 희생시킬 수 없다며 필러버스터에 대한 전통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양당은 모두 이번 결정이 당장 내년에 있을 선거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언행에 매우 조심스런 자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문 : 미국 시민들은 이번 논란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답 : 최근 워싱턴 포스트 신문과 ABC 방송이 1007명의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공동 전화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체 응답자 가운데 2대 1로 인준 절차 개정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10명 중 8명이 반대한 민주당원뿐 아니라 공화당원 가운데에서도 절 반가량이 인준 절차 개정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민주당이 인준을 거부했던 10명의 연방 항소 법원 판사에 대해서 응답자중 절반가량은 민주당이 의사진행 방해를 행사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답한 반면 3분의 1은 이에 반대한다고 답했습니다.

문 : 종교와 이념문제에 대해서 여전히 국민들간에 양분 현상이 뚜렸하다는 결과도 나왔다고 하는데 좀더 자세히 전해주시죠.

답 : 내, 이번 설문 조사 결과, 정치에서 종교가 갖는 역할에 대해 여전히 큰 이견이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예를 들어, 공화당원 10명 가운데 6명은 정치지도자가 정책 결정을 할 때 종교적 신념이 고려되야 한다고 응답한 반면 민주당은 같은 수가 고려되지 말아야 한다고 응답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또 종교가 공화당에서 너무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민주당원의 절 반이 그렇다고 응답한 반면 공화당원은 단지 20 퍼센트만이 이에 동의했습니다. 반대로 공화당원 10명 가운데 6명은 진보세력들이 민주당에 너무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한편, 이번 설문 조사 결과 부시 대통령의 업무 수행 전반에 걸친 지지도는 47 퍼센트로 나타나, 워싱턴 포스트와 ABC 방송의 역대 설문 조사 가운데 가장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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