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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볼튼 UN 美 대사 인준 표결 연기 - 부쉬 행정부, 유엔개혁 차질에 우려 표명 <영문기사 첨부>


미국내 시사 현안과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식들을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자격 여부를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존 볼튼 유엔 주재 미국 대사 지명자에 대한 미국 상원 외교 위원회 인준 표결이 19일 전격 연기됐습니다. 부시 행정부는 이번 연기 결정이 미국의 유엔 개혁 시도에 차질을 줄 것이라며 실망감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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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 볼튼 지명자에 대해 그 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는데, 결국 인준 표결이 연기가 됐습니다. 먼저 상원 외교 위원회의 표결 연기가 어떻게 결정됐는지 구체적으로 전해주시죠

답 : 내, 상원 외교 위원회는 19일 오전 10시부터 저녁까지 볼튼 지명자에 대한 표결여부를 놓고 장시간의 열띤 논쟁을 벌였습니다. 공화당의 리처드 루가 외교 위원장은 이날, 지난 한 달여 동안의 여러 조사와 청문회를 통해 볼튼에 대한 검증 작업이 충분히 끝났다며 표결을 강행하려고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은 마치 작심이라도 한듯 루가 의원의 표결 진행에 대한 언급이 끝나기가 무섭게 계속 이의를 제기했고, 이에 공화당 의원 중 일부가 이에 동조하자 루가 위원장은 결국 표결을 연기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문 : 부시 행정부가 좀 난처해할 것 같은데, 표결 연기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답 :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인준 통과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며 볼튼 지명자의 자격 여부를 둘러싼 지루한 논쟁들을 비난했습니다. 러시아를 방문하고 있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20일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결론이 빨리 나길 희망한다며, 인준 과정에서 느닷없이 볼튼의 업무 관리 방식 (Management style)을 문제 삼는 것은 실수로 생각된다고 말했습니다. 라이스 장관은 또 유엔 개혁을 추진하면서 담당 대사를 공석에 오래 남겨두는 것은 미국에 큰 불이익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백악관도 역시 같은 입장입니다. 백악관의 맥클렐런 대변인은 19일, 부시 대통령은 볼튼 지명자외에 다른 어떤 인물도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문 : 당초 상원 외교위원회 표결은 공화당이 수적으로 우세하기 때문에 통과가 유력시됐었는데요. 표결이 전격적으로 연기된 이유는 뭔가요?

답 : 앞서 잠시 말씀드렸듯이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인준통과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면서 비롯됐습니다.

오하이오주의 죠지 보이노비치 의원과 네브라스카의 척 헤이글 의원이 그 대표적 인물들인데요.

보이노비치 의원은 업무 진행에 있어 동료들과의 관계 등 대인관계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그런면에서 봤을 때, 볼튼에게 표를 던지는 것은 마음이 편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헤이클 의원 역시 민주당 의원들이 제기한 볼튼 지명자에 대한 문제점들에 우려를 표명하며, 조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문 : 민주당의 의원들이 이날 매우 강력하게 볼튼 지명자를 비난했다고 하는데, 어떤 지적들이 나왔습니까?

답 : 이날 회의에서 볼튼 때리기에 가장 목소리를 높인 의원은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델라웨어주 출신의 죠지프 바이든 의원입니다. 바이든 의원은 볼튼 차관이 어디를 가나 문제를 일으키는 성격적 결함의 소유자이기도 하지만, 국제사회의 신뢰도 또한 부족한 인물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바이든 의원은 볼튼 지명자가 이라크와 쿠바 시리아의 대량 살상 무기 소유를 반복적으로 과장해 국제사회가 그를 그리 신뢰하고 있지 않다며, 이는 향후 국제사회가 직면할 실질적인 위협들을 미국이 설득하는데에도 장애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의원은 특히, 앞으로 수 년안에 한반도에서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시리아에서도 잠재적 위기 소지가 있다며, 이들 나라들이 어떤 무기들을 소유하고 있느냐의 여부와 그 의도에 대한 위협을 국제사회에 설명하는데 있어, 볼튼 지명자를 선두에 내세우는 것은 설득에 오히려 방해가 된다고 말했습니다.

문 : 이날 상원 외교 위원회에서는 앞에서 언급된 내용 말고도 볼튼 지명자에 대한 여러 우려들이 제기됐다고 하죠?

답 : 그렇습니다. 특히 국무부 군축 담당 차관으로 재직하면서 상관들에게 일부 정보들을 보고하지 않거나 하급 직원의 정보 보고를 임의로 무시한 일, 1980년대 법무부에서 일할 때 여성 직원들의 출산 휴가 연장 요구를 거부하고 해고하겠다고 위협했다는 주장 등 여러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에 대해 추가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 볼튼 지명자를 지지하는 공화당 의원들은 이런 지적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고 있습니까?

답 : 일 처리 스타일보다는 정책 수행 능력이 우선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유엔 개혁이라는 거대한 과제를 이끄는데 있어 그 만한 지식을 갖추고 열정을 갖은 인물을 찾기가 힘들다는 것입니다. 민주당 의원들도 지난 청문회에서 볼튼 지명자가 전문가적 식견을 갖춘 인물이라는 주장에는 동의했었습니다.

미네소타의 놈 콜먼 의원은 볼튼 지명자의 다혈질적인 성격을 인정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시 대통령이 그를 지명한 이유는 ‘유엔 개혁’에 있다며, 대의적 차원에서 볼튼 지명자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문 : 결국 인준 표결이 연기가 됐는데, 다음 회의는 언제 열릴 예정입니까?

답 : 아직 정확한 일정은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미 언론들은 의회 일정상 다음 달 초에나 인준회의가 다시 개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현재 민주당 의원들뿐 아니라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추가 청문회를 요구하고 있어서 인준 표결전에 청문회가 다시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문 : 인준에 관한 표결 절차를 간단히 설명해 주시죠.

답 : 현재 상원 외교위원회는 공화 10명, 민주 8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여기서 통과가 되면 상원 본회의로 넘겨져 다시 표결에 들어가 최종 결정 과정을 거칩니다. 그러나 외교 위원회 표결에서 9대 9 동률이 나오거나 반대표가 많을 경우, 본회의 표결이 불가능하며 후보 재심사 과정을 반복하는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볼튼 지명자의 인준 여부는 미국뿐 아니라 국제사회도 큰 관심을 갖고 바라보고 있습니다. 특히 남북한 정부는 평소 대북 강경 자세를 유지해왔던 볼튼 지명자의 인준 통과 여부에 따라 북한의 유엔 안보리 회부 추진이 급물살을 탈 수 있기 때문에 인준 과정들을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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