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산 가치를 부풀린 뒤 사기 대출을 한 혐의로 진행중인 재판과 관련해 공탁금 1억7천500만 달러를 납부했습니다. 미국 대선에서 낙태권이 쟁점으로 부상한 가운데, 플로리다주에서 낙태를 엄격히 제한하는 법이 발효됩니다. 텍사스주에서 젖소와 접촉했던 사람이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관련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먼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뉴스부터 보겠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현재 진행 중인 민사 사건과 관련해 공탁금을 납부했다고요?
기자) 예.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1일 뉴욕 맨해튼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공탁금 납부를 위해 발행한 1억7천500만 달러의 채권을 캘리포니아 나이트보험이 인수했다고 밝혔습니다. 공탁금을 직접 내는 대신 같은 금액만큼의 채권을 발행해서 우선 급한 문제를 해결한 것입니다. 나이트보험은 벌금의 3%를 수수료로 받는 조건으로 사실상 공탁금을 대납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해당 민사사건은 부동산 부풀리기 사기 대출 등의 혐의로 진행중인 재판과 관련된 사안입니다.
진행자) 당초 공탁금이 4억5천400만 달러나 됐었는데요. 판사가 1억7천500만 달러로 줄여주지 않았습니까? 그래도 거액의 공탁금을 냈는데, 이제 문제가 해결이 된 건가요?
기자) 네,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채권 매각에 성공해서 공탁금을 전액 납부하면서 항소심을 진행할 수 있게 됐습니다. 자산 압류도 피할 수 있게 됐고요. 따라서 트럼프타워와 웨스트체스터에 있는 리조트와 골프 코스, 플로리다에 있는 마러라고 사유지를 포함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동산이 압류되진 않게 됐습니다. 또 항소심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1심 판결의 벌금을 내지 않아도 됩니다.
진행자) 앞서 검찰은 금융사기 혐의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었죠?
기자) 예. 맨해튼 법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트럼프그룹의 부동산 가치를 부풀리는 방법으로 은행에서 부당하게 대출을 받았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4억6천4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습니다. 법원은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3년 동안 뉴욕에서 사업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금융기관의 대출도 금지했습니다. 이후 법원은 지난달에, 10일 안에 공탁금을 납부하는 조건으로, 내야 할 금액을 크게 낮춰줬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 금액을 기일 안에 납부하지 못하면 리조트와 골프장 등 부동산을 포함해 자산이 압류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진행자) 또 법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내린 함구령 범위를 확대했다고요.
기자) 예. 이날 맨해튼 지방법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담당 판사와 그의 가족들을 비난하지 못하도록 함구령을 확대 적용한다고 밝혔습니다. 후안 머천 판사는 관련된 사람이 피고의 공격을 듣는다면 이 소송에 관여할 때 자신뿐 아니라 가족을 걱정해야 한다면서 그런 행위는 공정한 사법절차를 방해하고 법치주의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에 해당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최근 자신의 딸에 대한 공격에 정당한 목적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활절 연휴 때 자신의 재판을 맡고 있는 후안 머천 판사와 그의 딸을 비난하는 글을 올린 것 때문인가요?
기자) 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한차례 함구령을 받고도 판사의 딸을 공격했습니다. 지난달 28일 후안 머천 판사의 딸 로런이 민주당 정치 컨설턴트로 트럼프 혐오자라면서, 그 딸이 조 바이든 대통령이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등 급진 좌파를 위해 일한다고 했습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로런이 소셜미디어X에 자신이 수감된 모습을 프로필 사진으로 하고 있다고 공격했는데, 결과적으로 이 주장은 근거가 없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함구령은 언론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1조를 침해하는 위헌적 발상”이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트럼프 미디어의 주가는 상황이 어떤가요? 소셜 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분이 많은데요.
기자) 예. 트럼프 미디어의 주가는1일 21% 하락했습니다. 이날 주가 하락으로 48.66달러에 거래됐습니다. 상장 첫날에는 주가가 급등해서 58달러였거든요. 상장 전날인 지난달 25일 종가가 49.95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상장 이후 가격 상승분이 이날 하루 급락으로 모두 사라진 셈이 됐습니다. 따라서 트럼프미디어앤드테크놀로지 그룹의 회사 가치가 20억 달러 정도 떨어진 65억 달러로 줄었습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유한 지분 가치도 37억 달러로 줄었습니다.
진행자) 그래도 트럼프 미디어의 주가가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있었데요.
기자) 예. 지난달 26일 나스닥에 상장될 당시 가격보다 여전히 높긴 합니다. 트럼프 미디어의 회사 가치는 한 때 100억 달러까지 올랐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미디어가 적자 기업이라는 사실은 상장 이전부터 알려져 있었던 사실입니다. 트럼프 미디어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이 75만 달러에 불과했거든요. 연간 매출은 410만 달러였고요. 결과적으로 지난해 5천800만 달러의 손실을 냈습니다. 마케팅 분야 리서치업체인 인사이더인텔리전스는 트럼프 미디어가 과대평가돼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수익성에 대한 명확한 경로가 없고 수익이 빈약하기 때문에 지속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6개월 동안 자신의 주식을 팔거나 빌릴 수 없다면서요.
기자) 예.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합병 전 트럼프 미디어의 이사회 의장이었지만 현재는 아무런 직책이 없습니다. 그러나 회사 지분 50% 이상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이사들을 임면할 수는 있습니다. 또 트럼프 미디어 이사회는 이미 장남과 트럼프 대통령 재임 시절 정부 인사 3명이 포함돼 있기도 합니다.
진행자) 일각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사회의 특별 승인을 얻어 지분의 조기 매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하던데요.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예. 트럼프 전 대통령이 7천875만 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60% 가까운 지분이죠. 트럼프 미디어 이사회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유한 지분 판매 제한을 완화하거나 담보로 사용하도록 허용할 것인지도 관심이었지만 1일 회사는 트럼프 지분에 대한 제한을 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세 번째로 인구가 많고 공화당이 우세한 주죠. 플로리다주 대법원이 임신 6주 이후 낙태를 금지하는 쪽의 손을 들어줬네요.
기자) 예, 플로리다주 대법원은 1일 주 헌법의 사생활 보호 조항이 낙태권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결했습니다. 이에 따라 임신 6주 이후 낙태를 금지한 플로리다주법이 다음 달 1일부터 발효됩니다. 이는 사실상 낙태 전면 금지에 해당한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임신 6주면 임신 초기라서 많은 여성이 자신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기 전이라는 것입니다. 성폭행이나 치명적인 태아 기형 등에만 예외적으로 낙태가 가능해진 것입니다.
진행자) 플로리다주 대법원이 그러면서도 대선이 실시되는 11월 주민투표에 부쳐서 이 법안을 되돌릴 수 있는 가능성도 열어 뒀다고요.
기자) 예. 낙태권이 결국 플로리다 유권자의 심판대에 오를 전망입니다. 플로리다주 대법원은 별도 판결에서 주 헌법에 낙태권을 명시하는 개정안을 오는 11월 주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고 결정했습니다. 유권자들이 직접 낙태권의 운명을 정하도록 한 것입니다.
진행자) 이번 플로리다주 대법원 결정에 대해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예. 플로리다주 민주당의 애나 에스카마니 의원은 개인의 자유가 침해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너무 극단적인 판결이 나와서 플로리다 주민들이 치료를 받기 위해 다른 주로 가야 할 거라고 말했습니다. 낙태권을 옹호하는 플로리다의 비영리단체인 플로리다 액세스 네트워크는 플로리다에서 여성이 낙태 진료를 위해 주 밖으로 가게 될 때 그 비용을 지불하는 것으로 전략을 전환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전에는 플로리다에서 낙태가 합법이었던 거죠?
기자) 예. 실제로 낙태권을 옹호하는 가족계획협회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플로리다는 2022년 여성의 보편적 낙태권을 인정하지 않은 ‘도브스 대 잭슨’ 판결 이후 낙태 건수가 두 번째로 많이 증가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플로리다주에서는 다른 주에서 온 7천700명 이상의 여성이 낙태를 받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낙태 사안은 현재 대선 쟁점으로 부상해 있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연방대법원이 헌법상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례를 파기한 데 따른 결과가 이렇게 된 거죠?
기자) 예. 그 이후 낙태권은 각 주의 입법에 맡겨졌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은 낙태권 보장을 집중 부각하고 있고요. 앞서 공화당이 우세한 캔자스와 오하이오를 포함해, 미시간 등 7개 주에서는 주민투표를 통해 낙태권을 채택했습니다. 낙태를 엄격히 금지할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진행자) 낙태권 논쟁이 공화당에 정치적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거죠?
기자) 예, 미국 언론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정치적 도박이 초래한 비용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불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공화당 대선주자로 나서기도 했던 디샌티스 주지사는 지난해 4월 낙태 시기를 기존 15주 후에서 6주로 앞당기는 법안에 서명했습니다. 이 때문에 플로리다 주민들은 앞으로 주민투표 전 6개월 동안 6주 이후 낙태 금지의 현실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텍사스주에서 조류 인플루엔자 감염자가 나왔다고요?
기자) 네. 텍사스 보건 당국은 1일 젖소와 접촉했던 시민 1명이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알렸습니다. 이번에 10여 명이 조류 인플루엔자 증상을 보였는데요. 이 가운데 1명이 양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당국은 이들이 어떤 경로로 젖소와 접촉했는지 등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는데요. 최근 젖소에서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발견된 것과 연관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진행자) 젖소가 조류 인플루엔자에 걸린 건 언제인가요?
기자) 앞서 지난 3월 25일, 미 농무부는 텍사스주와 인근 캔자스주 낙농장에서 병든 젖소의 저온 살균되지 않은 우유를 채취해 검사했는데요. 조류 인플루엔자에 양성반응이 나왔습니다. 또 당국은 최근 텍사스에서 젖소를 인도받은 미시간주 낙농가에서도 감염이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이번 사례는 사람이 포유류로부터 조류 인플루엔자에 걸렸다는 말이죠?
기자) 맞습니다. 텍사스주 보건후생부(DSHS)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인용해, 이번 조류 인플루엔자(H5N1)은 미국에서 사람에게 발병한 두 번째 사례이며, 소로 인한 감염으로는 최초라고 밝혔습니다. 조류 인플루엔자는 일반적으로 야생 조류를 감염시키는 바이러스의 일종인데요. 종종 가금류나 다른 동물에게도 확산할 수 있습니다. 또 사람이 감염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사람 간 전염은 극히 드물다고 DSHS는 밝혔습니다.
진행자) 감염자에게 나타난 증상은 어땠습니까?
기자) 결막염처럼 눈이 빨갛게 충혈되는 증상이 유일했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환자는 지난 주말 독감 검사를 받았고 CDC가 조류 인플루엔자 확진 판정을 했습니다. 현재 환자는 격리 지시를 받고 인플루엔자 치료를 위한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며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CDC는 이번 사례가 소에게서 감염됐다고 해서 인체 건강에 더 해로운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일반적인 조류 인플루엔자 증상은 어떤지 살펴볼까요?
기자) 눈에 염증이 생기고 재채기나 코막힘, 콧물, 인후통, 기침, 미열, 근육통 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납니다. 또 심하면 폐렴이나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감염이 확인된 낙농장 등에 대해선 어떤 조치가 취해지고 있나요?
기자) 텍사스 보건당국은 농장에 감염된 젖소의 우유를 없애라고 지시했고요. 낙농가에서 일하는 사람의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류 인플루엔자와 유사한 증상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지침을 제공했습니다. 이어서 감염 농장 주변 의료 서비스 제공업체에 인체 감염 가능성에 대한 경계를 높이는 보건 경보를 발동했고요. CDC와 농무부, FDA는 지역 보건 당국과 함께 바이러스에 노출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에 대해 10일간 증상 유무를 관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내 우유 공급에는 차질이 없을까요? 우유를 사 마셔도 괜찮은 겁니까?
기자) 미 식품의약국(FDA)과 농무부에 따르면, 시장에 나와 있는 저온 살균된 상업용 우유는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습니다. 저온 살균이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등을 없애는 것으로 연구됐기 때문인데요. 다만 저온 살균 과정을 거치지 않은 생우유는 조심해야 합니다. CDC는 감염이 확인되거나 의심되는 젖소에서 짠 생우유로 만든 제품을 멀리하라고 당부했는데요. 여기에는 치즈나 익히지 않은 유제품 등이 포함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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