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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앰네스티 “북한 아동 실태, 정부 선전과 큰 괴리…학생들 ‘강제노동’ 동원”


중국 단둥에서 압록강 너머로 바라본 북한 신의주의 어린이들. (자료사진)
중국 단둥에서 압록강 너머로 바라본 북한 신의주의 어린이들. (자료사진)

북한이 학생들을 지속적으로 강제노동에 동원하는 등 아동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세계 최대 인권단체가 지적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유엔아동권리협약 당사국으로서 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할 것도 촉구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계 150여 개국의 인권 상황을 감시하는 국제앰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가 국제아동절을 맞아 북한 당국에 아동권 보호를 촉구했습니다.

이 단체는 2일 VOA에 보낸 공식 성명에서 북한 당국이 매해 6.1 국제아동절을 맞아 성대하게 경축 행사를 열고 이를 기념하고 있다며, 하지만 “북한에서 선전하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아동의 모습과 실생활에서의 아동 권리를 경시하는 당국의 행태는 그 괴리가 상당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단체의 최재훈 북한인권담당관은 “북한의 아동이 처해 있는 인권 실태를 들여다보면 과연 당국이 아동의 생명과 권리, 그리고 행복과 건강을 위해 진정으로 노력하고 있는지 의문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 단체가 최근 탈북해 한국에 정착한 북한 주민 수십 명을 면담한 결과 북한 당국은 지속적으로 학생들을 강제노동에 동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 담당관은 “북한의 중학교(한국의 중·고등학교) 학생들은 학교 수업 외에도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국가가 부과한 농사, 도로 보수, 그리고 건설 작업과 같은 중노동을 수행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소학교(초등학교) 학생들도 학교 시설 보수, 환경 정비와 같은 노동에 강제되어 왔다”며 “학생들은 적절한 휴식과 식사는커녕 제대로 된 안전장비도 제공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습니다.

‘노동신문’ 등 북한 주요 관영매체들은 앞서 1일 국제아동절을 맞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어린이 사랑을 대대적으로 선전했습니다.

특히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일반 어린이뿐 아니라 장애 어린이, 고아들에 대한 복지가 크게 개선됐다며 어린이들은 세상에 부러울 게 없는 ‘나라의 왕’이란 선전을 되풀이했습니다.

국제앰네스티는 그러나 북한 취약계층 아동들에 대한 강제노동은 더 심각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최 담당관은 “취약계층 아동은 건설 현장, 탄광 등 험지로 보내지는 국가적 차원의 노동력 징발 시 자원의 형태로 둔갑돼 반강제적으로 지원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려 왔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의 아동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여전히 국가로부터 강제된 위험하고 힘든 노동에 매일같이 노출되어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북한이 1990년 비준한 “유엔아동권리협약 제31조 ‘휴식 및 놀 권리’, 제32조 ‘유해한 노동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에 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단체는 북한 당국은 유엔아동권리협약 당사국으로서 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 노동력 착취 관행을 하루빨리 철폐하고 건강권을 보장·신장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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