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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유럽행 가스관 노르트스트림 1 재가동...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사임


독일 북동부 발트해 연안 도시 루브민의 '노르트스트림 1' 가스관 운영 시설 (자료사진)
독일 북동부 발트해 연안 도시 루브민의 '노르트스트림 1' 가스관 운영 시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가 유럽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노르트스트림 1 가스관을 열흘 만에 다시 가동했습니다. 연정 구성 정당들과 갈등을 빚어온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결국 사임했습니다. 인도에서 사상 첫 부족민 출신 대통령이 탄생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러시아가 유럽행 천연가스관을 재가동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이 21일, 독일 등 유럽에 가스를 공급하는 주요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 1’을 재가동했습니다. CNN과 로이터 등 주요 언론들은 가스관 운영사 웹사이트 자료를 토대로, 21일 현재 가스가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왜 그동안 노르트스트림 1 가스관을 가동하지 않은 거죠?

기자) 러시아는 가스관의 보수와 정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11일부터 가스관 운영을 열흘간 중단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표면적으로는 정비를 위한 일시 가동 중단이지만, 이를 빌미로 서방을 압박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진행자)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매우 높은 편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유럽은 천연가스 사용량의 40%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는 러시아가 가스관 정비를 마친 후, 공급을 재개하지 않으면 자칫 ‘가스 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됐습니다.

진행자) 독일은 특히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많이 수입하는 나라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 독일은 천연가스 수요의 약 55%를 러시아에 의존해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독일은 특히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 정부 시절, 완전 공급을 목표로 또 하나의 거대한 가스관, 즉 ‘노르트스트림 2’를 건설했는데요. 공사를 다 마쳤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면서 사실상 사업이 중단됐습니다.

진행자) 그럼 노르트스트림 1을 통한 가스 공급 물량이 전쟁 전과는 같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러시아는 지난달 중순, 가스 터빈 문제를 들어, 전쟁 전 정상적인 공급량의 40% 정도만 공급해왔는데요. 현재 흐르고 있는 속도대로라면 여전히 40%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입니다. 유럽연합(EU)은 러시아가 에너지를 무기화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에서 벗어나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는데요. 하지만 헝가리 등 러시아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나라들이 반발하며 엇박자를 내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러시아 외무장관은 확전 가능성을 내비쳤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20일, 러시아군의 작전 목표는 더 이상 동부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이 말한 동부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일대를 말하는 것입니다.

진행자) 동부 돈바스 그 너머까지 군사작전을 전개할 수도 있다는 뜻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러시아 국영방송 ‘RT’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시크인민공화국(LPR)’뿐만 아니라, 헤르손, 자포리자 등 다른 지역에 대한 계산법을 바꿨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한시크인민공화국은 돈바스에 있는 친러 반군 세력이 장악하고 있는 곳이죠?

기자) 맞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 독립하길 원하는 친러시아 무장세력이 장악하고 있는데요. 지난 2014년 러시아가 크름반도를 무력 병합한 후 스스로 국가 수립을 선포한 바 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월 말 우크라이나 전쟁을 시작하기 직전, 이들의 독립과 주권을 인정하며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른바 ‘군사작전’을 개시한다고 주장했었습니다.

진행자) 지금 전쟁이 곧 6개월째로 접어들게 되는데요.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정전이 아니라 확전을 위협한 이유는 뭔가요?

기자)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무기 지원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미국산 고속기동포병시스템(HIMARS∙ 하이마스) 같은 무기가 우크라이나에 전달됐다면서 이 때문에 러시아군의 작전 영역을 변경한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하이마스는 차륜형 로켓 발사대에서 6발의 로켓을 최대 80km까지 날려 정밀 타격하는 무기입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계속 보내면 러시아의 지리적 목표는 지금보다 더 멀어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추가 무기를 지원하는군요?

기자) 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고속기동포병시스템(HIMARS) 4대를 추가 공급합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20일, 우크라이나군이 현재 미국과 동맹국들이 지원한 장거리 로켓시스템 등 무기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면서, 미국 정부는 하이마스와 정밀 유도야포탄, 전술차량 등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포병 전력은 크게 강화될 전망입니다.

진행자) 지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평화 협상은 교착 상태에 놓여 있죠?

기자) 네. 지난 3월 말, 터키 이스탄불에서 진행된 5차 협상을 끝으로 전혀 진전이 없습니다. 한편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일 이란 방문 중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와의 협상에 관해 언급했는데요. 푸틴 대통령은 협상의 최종 결과는 당사국이 합의 내용을 실행할 용의가 있는지에 달려 있다면서,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5차 협상에서 합의한 사항들을 지키려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21일 하원 연설 후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21일 하원 연설 후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이탈리아로 가봅니다. 마리오 드라기 총리가 사임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마리오 드라기 총리가 21일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에게 사임서를 제출했습니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드라기 총리의 사임을 수락하고 의회 해산을 명령했습니다.

진행자) 드라기 총리가 사임 의사를 밝힌 게 이번이 두 번째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드라기 총리는 지난주에도 마타렐라 대통령에게 사임 의사를 밝혔습니다. 당시에는 마타렐라 대통령이 반려했는데요. 하지만 이번에는 결국 받아들였습니다.

진행자) 드라기 총리가 최근 큰 정치적인 고비를 맞았죠?

기자) 맞습니다. 드라기 총리는 지난 1년 반 동안 거국 연립 정부를 이끌어왔는데요. 하지만 연정을 구성하는 정당 간에 갈등이 불거지면서 내각이 붕괴할 위기에 처했었습니다. 결국 20일 이탈리아 상원에서는 총리의 지도력을 묻는 신임 투표를 진행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진행자) 드라기 총리가 신임 투표를 통과하지 못했습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드라기 총리에 대한 신임안은 찬성 95표, 반대 38표로 통과됐습니다. 하지만 원내 최대 의석을 보유하고 있는 ‘오성운동’ 등 주요 정당이 투표를 거부하면서 연정을 계속 이끌 수 있는 동력을 상실했습니다.

진행자) 오성운동은 왜 드라기 총리에 반기를 든 겁니까?

기자) 오성운동은 좌파 성향의 정당으로 주세페 콘테 전 총리가 이끌고 있는데요. 드라기 총리의 민생 지원 방안, 우크라이나 사태 등 주요 현안에서 줄곧 이견을 드러내며 대립해왔습니다. 드라기 총리는 연정 내 모든 정당의 뒷받침이 없으면 내각을 끌어나갈 수 없다고 말해왔는데요. 오성운동은 물론 극우 정당과 중도우파 정당까지 신임투표를 거부하자 결국 사임을 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특히 우크라이나에 대한 입장이 어떻게 달랐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드라기 총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미국과 유럽연합(EU)과 보조를 맞추며 러시아에 대한 강경 입장을 견지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에 호의적이었던 오성운동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등에 반대하며 대립각을 세웠습니다.

진행자) 마리오 드라기 총리는 주세페 콘테 전 총리의 후임으로 자리에 올랐던 거죠?

기자) 맞습니다. 드라기 총리는 콘테 전 총리가 지난해 1월 코로나 확산과 경제 위기 와중에 사임하자 구원투수로 발탁된 인물입니다. 2011년부터 9년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를 지낸 경제통으로 원만히 국정을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데요. 하지만 소속 정당이 없어 국정을 이끌어갈 지지 기반이 약했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그럼 앞으로 이탈리아 정국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마타렐라 대통령은 21일 상원 지도자들과 면담한 후 의회 해산을 명령했는데요. 이탈리아 헌법에 따르면 의회 해산 후 새 선거는 70일 안에 반드시 치러야 합니다. 이로써 이탈리아는 올가을 조기 총선을 치르게 됐습니다. 당초 이탈리아 총선은 내년 3월 실시될 예정이었습니다.

드라우파디 무르무(가운데) 인도 대통령 당선인 (자료사진)
드라우파디 무르무(가운데) 인도 대통령 당선인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인도로 가봅니다. 인도에서는 새 대통령이 탄생했군요?

기자) 네. 인도의 제15대 대통령으로 드라우파디 무르무 후보가 선출됐습니다. 무르무 당선인은 인도 역사상 첫 부족민 출신 대통령이자 두 번째 여성 대통령이 됩니다.

진행자) 인도는 의원내각제 국가죠?

기자) 맞습니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헌법상 국가원수인 대통령은 주로 의전 등을 수행하는 상징적인 존재고요. 실질적 권한은 내각을 이끌고 있는 총리에게 있습니다. 하지만 과반 정당이 없는 상황 등, 정국이 불안정할 때는 대통령이 결정적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진행자) 인도는 대통령을 어떻게 선출합니까?

기자) 연방 의회와 주 의회 의원들의 간접 선거로 선출됩니다. 약 4천900명의 인도 의원들은 제15대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해 지난 18일 투표를 시작했고요. 이날(21일) 결과가 나온 겁니다.

진행자) 인도의 새 대통령으로 뽑힌 무르무 당선인,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네. 무르무 당선인은 올해 64세로, 인도 동부 오디샤주를 기반으로 하는 부족인 ‘산탈족’ 출신입니다. 그녀의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촌장이었고요. 무르무 당선인은 학교 교사를 하다 정계에 입문한 후, 인도 최대 정당인 ‘인도국민당(BJP)’소속으로 두 번이나 의회에 진출했습니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는 자르칸드주 주지사를 지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무르무 당선인은 현재 집권당인 인도국민당(BJP) 후보로 출마한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반면 야권에서는 야슈완트 신하라는 원로 정치인이 나섰는데요. 과거 재무부 장관과 외교부 장관을 역임한 신하 후보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경제 정책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이다, 지난 2018년 인도국민당(BJP)에서 탈당했고요. 이번에 야권 후보로 출마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무르무 당선인이 첫 부족민 출신 대통령이 된다고 했는데요. 이게 구체적으로 무슨 이야기죠?

기자) 인종적 주류가 아닌 소수 종족 출신 첫 대통령이라는 뜻입니다. 인도에는 이런 부족민이 1억 명이 넘는데요. 하지만 이들은 인도의 전통적인 신분제도인 카스트에 포함되지 않는 최하층 집단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진행자) 그럼 인종적 측면 말고, 다른 소수 집단 출신 대통령은 있었습니까?

기자) 네. 인도는 힌두교가 주류 종교입니다. 인구의 약 80%가 힌두교 신자인데요. 하지만 3대 자키르 후사인 대통령을 비롯해 인도의 소수 종교인 이슬람교를 믿는 역대 대통령이 몇 명 있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10대 코테릴 라만 나라야난 대통령과 14대 람 나트 코빈드 대통령은 카스트제도에도 속하지 않는 이른바 ‘불가촉천민’이라 불리는 최하층 출신입니다.

진행자) 무르무 당선인이 람 나트 코빈드 대통령의 후임이 되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무르무 당선인의 공식 취임식은 다음 주 25일입니다. 한편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21일, 무르무 당선인이 승리하자 뉴델리에 있는 당선인의 자택을 직접 찾아 당선을 축하했습니다. 모디 총리는 또, 트위터에 무르무 당선인은 인도를 더 발전시킬 대통령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기대를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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