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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코로나 사태 진단] 2. 무어 교수 “북한, 오미크론에 취약…봉쇄 효과있지만 무한정 할 순 없어”


16일 북한 평양 대성구역 의약품관리소 직원들이 주민들에게 약을 처방하고 있다.
16일 북한 평양 대성구역 의약품관리소 직원들이 주민들에게 약을 처방하고 있다.

북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급속한 확산에 따른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도 북한의 코로나 발병 사태를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VOA는 이번 사태를 진단하고 전망하는 전문가 인터뷰 시리즈를 기획했습니다. 오늘은 두 번째 순서로 미 웨일 코넬 의과대학 미생물∙면역학과의 존 무어 교수를 인터뷰했습니다. 무어 교수는 북한에서 오미크론 BA.2가 발생했을 개연성이 높다며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북한 사회에 매우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또 북한이 백신과 치료제를 도입하기에 늦은 감이 있다고 지적하며, 엄격한 봉쇄 정책을 통해 시간을 벌어야 하지만 무한정 할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무어 교수를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오미크론 BA.2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변이 바이러스는 전파력 등이 얼마나 강력한가요?

미국 웨일 코넬 의과대학 미생물∙면역학과 존 무어 교수.
미국 웨일 코넬 의과대학 미생물∙면역학과 존 무어 교수.

무어 교수) 현재 전 세계의 지배종인 오미크론 세부계통 바이러스들은 전염력이 매우 강합니다. 북한은 지금까지 자국 내에서 코로나 발병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인구의 극소수만이 백신을 접종했거나 감염으로 인한 면역력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2020년 3월 당시 미국과 서방 국가들과 같은 상황을 북한 주민들이 직면하고 있는 것입니다. 매우 취약한 인구를 대상으로 전염력이 강력한 오미크론이 몇 개월 사이에 나라 전체를 휩쓸고 지나가 수많은 사람들을 감염시키는 것입니다. 북한이 이를 막기 위해 극도로 엄격한 봉쇄정책을 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중국이 시도한 것과 비슷한 수준으로 말입니다. 그러한 봉쇄가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북한 정부가 무엇이라도 하지 않는다면 북한은 매우 매우 심각한 지역적 감염병을 겪게 될 것입니다.

기자) 북한에서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가 발생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로 보십니까?

무어 교수)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바이러스의 빠른 확산은 새로운 변이의 출현을 초래합니다. 따라서 북한에서 새로운 코로나 변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변이 바이러스 발생 확률을 정확히 계산하는 것은 어렵지만 바이러스는 수많은 감염을 거쳐 진화됩니다. 바이러스가 더 많은 사람들을 거쳐가며 복제될수록 진화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죠. 이에 더해 백신이나 이전 감염으로 면역이 형성되지 않았다면 상황은 더욱 악화됩니다.

기자) 전 세계에서 북한과 에리트레아만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다는 점은 코로나 대유행의 심각성을 얼마나 높이나요?

무어 교수)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그 어떤 인구 집단도 오미크론과 같은 변이의 급속한 확산에 취약합니다. 오미크론 세부계열은 전염력이 매우 강해서 감염자와 가까이 접촉하면 감염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기자) 오미크론 바이러스는 공기 감염이 되나요?

무어 교수) 오미크론은 이전의 모든 코로나 변이들과 같은 방법으로 전파됩니다. 재채기, 숨 내쉬기, 기침 등으로 전파됩니다. 이것은 호흡기 바이러스입니다. 바뀐 것은 없고 다만 감염력이 더 강해서 새로운 숙주에 감염을 일으킬 때 노출이 덜 필요할 뿐입니다.

기자) 북한은 오미크론 BA.2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했다고 밝혔는데요. 이 부분도 확실한 건가요? 다른 종류의 코로나 바이러스일 가능성도 있을까요?

무어 교수) 나는 북한이 어떤 바이러스 실험 시설들을 갖추고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상당히 기본적인 방법으로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이 발생한 바이러스의 정보를 획득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어쩌면 중국 과학자들과 협의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중국 과학자들은 완벽한 능력을 갖추고 있죠. 북한에서 오미크론 BA.2가 발생한 것은 놀랍지 않습니다. 첫 오미크론을 BA.1이라고 불렀고, 여기에서 전파력이 조금 더 높은 BA.2가 파생돼 현재 전 세계로 퍼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에서 BA.2가 발생하는 것이 놀랍지 않죠. 동아시아에 이 밖에 BA.4와 BA.5 등 전파력이 더 높은 다른 변이들이 있습니다.

기자) 지금까지 코로나 청정국을 주장했던 북한에서 발병한 것은 국제적인 맥락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미국, 한국, 여러 유럽 국가들은 엄격한 봉쇄 조치들을 완화하고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는데요.

무어 교수) 코로나 팬데믹, 코로나의 세계적인 대유행이 끝났다는 인식은 ‘신화’ 즉 근거 없는 믿음입니다. 미국에도 이번 겨울에 수천만의 새로운 감염이 있을 수 있다는 예상이 있고, 유럽에는 벌써 감염이 폭증했습니다. 유럽과 북미주에서 효능이 좋은 백신을 접종하면 이들은 오미크론 감염으로 사망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감염 증가는 계속될 것입니다. 접종률이 낮은 저소득 국가들에서도 오미크론은 계속 확산될 것입니다. 북한은 전 세계에 대비했을 때 인구가 적은 나라이고, 다른 나라들과 많이 접촉하지 않습니다. 주민들은 국제 여행을 자유롭게 하지 못하죠. 따라서 팬데믹을 억제하는 데 있어 북한의 이번 발병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물론 북한 국내적으로는 매우 심각한 문제를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기자) 북한은 중국산 시노백 백신을 거부했습니다. 미국의 화이자와 모더나와 같이 리보핵산(mRNA) 계열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죠. 이제와서 시노백 백신이라도 접종하는 것이 도움이 될까요?

무어 교수) 세계보건기구가 인정한 어떤 백신이라도 사용하는 것은 유익합니다. 백신은 종류별로 효능이 다른데요. 중국산 백신은 효능이 썩 좋지는 않지만 사망을 막을 것입니다. 오미크론 감염을 막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면역을 강화해 사람들이 중환자실에 입원하지 않게 하죠. 북한에는 중환자실이 많이 없습니다. 따라서 중국산 백신도 아무것도 접종하지 않는 것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중국산 보다 낫지만 리보핵산(mRNA) 계열에는 못 미칩니다. 아스트라제네카도 상황을 바꿀 수 있죠. 따라서 어떤 백신 접종도 북한에 도움이 됩니다. 물론 이제와서 백신 접종을 시작하기에는 좀 늦었습니다. 오미크론이 발병하면 수주에서 수개월 사이에 광범위하게 퍼지기 때문이죠. 그리고 백신 접종 프로그램을 시작해 모든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기자) 또한 리보핵산(mRNA) 계열 백신을 보급하려면 저온유통망, 콜드체인이 필요한데요. 국제사회가 북한에 빠르게 지어줄 수 있을까요?

무어 교수) 리보핵산(mRNA) 계열 백신을 도입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운송하고 보관하는데 초저온 냉동고가 필요하기 때문에 도입이 극도로 어렵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나 노바백스, 중국산 백신은 초저온 보관이 필요하지 않기에 운송이 덜 어렵지만 역시 쉬운 문제는 아닙니다. 북한이 백신을 거부한 것은 정치적인 이유때문이었습니다.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북한의 잘못된 과거 결정들을 고치는 것은 극도로 어려운 일입니다. 또한 북한은 서방의 도움을 받으려 하지 않습니다. 중국의 도움을 받으려 하겠지만 중국도 심각한 코로나 문제를 직면하고 있습니다.

기자) 그럼 백신보다는 치료제를 북한에 보내는 것이 나을까요?

무어 교수) 화이자의 팍스로비드와 같은 코로나 치료제를 가장 아픈 사람에게 써서 그들을 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전에 감염을 진단하고 며칠 안에 처방을 해야 하죠. 따라서 코로나 검사 기반시설이 필요하고, 신속하게 환자에게 약을 처방할 양호한 보건 체계가 필요합니다. 이것은 미국과 서방에서도 어려운 일입니다. 북한과 같이 보건 체계가 제한적인 나라에서는 더 어렵죠. 코로나-19 ‘단클론 항체’(monoclonal antibody)는 훨씬 비싸고, 또 오미크론에 대해서는 효과도 없습니다. 단클론 항체도 초기에 치료를 시작해야 하고 정맥 주사를 놓아야 하죠. 북한의 특권층이 아니라면 실용적인 방법이 아닙니다.

기자) 이제 와서는 백신도, 치료제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말씀이십니다. 북한에 어떤 선택지가 있을까요?

무어 교수) 중국이 했듯이 엄격한 봉쇄를 해야 할 것입니다. 엄격한 봉쇄는 효과가 있지만 무한정 할 수는 없습니다. 통제가 꽤 잘되는 중국에서도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반발이 있습니다. 북한은 그러한 정책을 매우 엄격히 도입할 것이고, 어쩌면 무력을 사용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어느 순간 더 이상 계속할 수 없는 때가 옵니다. 매우 심각한 경제적 피해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간을 벌 수는 있을 것이며 어쩌면 지금으로써는 북한에게 유일한 선택지일 수 있습니다.

미 웨일 코넬 의과대학 미생물∙면역학과의 존 무어 교수로부터 북한에 발병한 오미크론 BA.2의 특성과 향후 확산 전망, 북한 당국의 선택지를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조은정 기자였습니다. 내일은 미 외교협회 황옌종 국제보건 선임 연구원으로부터 앞으로 북한의 코로나 대처에서 중국의 역할을 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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