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곧 장마가 예고된 가운데 올해도 일부 지역에서는 폭우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해마다 거듭되는 큰물 피해를 막기 위해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조은정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한반도에서 올해 장마는 언제 시작됩니까?
기자) 남한에서는 지난달 26일 제주도에서 중부 지방까지 동시에 장마가 시작됐습니다. 차고 건조한 공기가 한반도로 자주 유입되면서 예년보다 며칠 늦게 시작됐는데요. 북한의 경우 보통 7, 8월이 장마철인데, 올해는 7월 중 장마가 시작될 예정입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의 15일 보도를 들어보시죠.
[녹취: 조선중앙방송] “기상수문국의 통보에 의하면 올해 7월 중에 장마가 시작되고 일부 지역에서 폭우와 많은 비가 내릴 것이 예견된다고 합니다.”
`조선중앙방송’은 장마철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달에도 이미 폭우로 일부 지역들에서 침수 현상들이 나타나 큰 피해가 발생했다며, 가옥이 무너지고 도로가 유실된 영상을 방영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부터 이달 초까지 북한 일부 지역에서 심각한 가뭄이 이어져왔는데요. 장마 기간 동안 해갈이 될까요?
기자) 장마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남쪽에서 올라가는 따뜻한 고기압과 북쪽의 찬 고기압이 만나면서 만들어지는 것이 장마전선인데, 두 고기압의 세력에 따라 장마전선이 남북을 오르내리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8월 말에서 9월 초 ‘가을 장마’도 생성되기 때문에, 9월까지는 한반도를 우기로 보고 대비할 것을 조언하고 있습니다. 특히 가을 장마는 짧은 시기에 집중적으로 비가 쏟아지는 경우가 많아 피해가 더 클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진행자) 북한은 지난해 가뭄 피해가 커서 심각한 식량난이 초래됐는데, 동시에 홍수 피해도 발생했죠?
기자) 예. 북한 주재 유엔 상주조정관실에 따르면, 지난해 중순 이상고온 현상이 일어났고, 곧이어 8월에 연이은 홍수 피해로 이어졌는데요. 8월 23일 태풍 솔릭이 강원도와 함경남도를 강타해 6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일주일 뒤에는 황해남북도에서 폭우로 28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적어도 76명이 숨졌습니다. 또 1천758채의 가옥과 56채의 건물이 무너졌습니다. 8월 중 유실된 농경지 만도 1만7천 ha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남한 보다 북한에서 비 피해가 더 큰 이유가 무엇인가요?
기자) 홍수에 대비할 수 있는 사회기반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인도주의 지원기구 간 상임위원회 IASC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에서 인도주의 위기나 재난이 발생할 위험이 전 세계 조사대상 191개국 가운데 55번째로 높은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기상예보 능력도 떨어지는 것으로 지적됐는데요, 기상장비가 노후화 되고 관측자료 수집이 국제기준에 부합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국제기구들도 매년 반복되는 북한의 홍수 피해에 대비하고 있죠?
기자) 예. 국제적십자사는 평양, 신의주, 원산, 개성, 희천, 청진, 함흥에 위치한 7개 적십자 창고에 방수포와 텐트, 개인 위생용품, 간단한 취사도구와 식수, 의약품을 비치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장마 피해를 줄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기자) 우선 북한 정부 차원에서는 한꺼번에 많은 비가 내릴 경우에 대비해 댐과 제방 등 수해에 대비할 수 있는 시설들을 점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민들은 집과 주변에 비가 새거나 무너져 내릴 곳이 없는지 사전에 점검, 보수해야 합니다. 특히 낡은 지붕은 비닐 등으로 단단히 덮고 묶어 강한 바람에 날아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집 안팎에 하수구와 배수구 막힌 곳을 정비하고요. 양수기, 손전등, 비상식량, 식수 등도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안전하게 대피할 곳을 미리 알아두는 것도 중요하고요.
진행자) 폭우는 천둥, 번개를 동반하는 경우도 많죠?
기자) 예. 우산처럼 길고 뾰족하며 금속성인 물품을 몸에 지니지 말아야 하고요. 전신주나 큰 나무 밑은 피하고 건물 안으로 대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에 잠긴 도로는 피하고, 조그만 개울이라도 건너지 말아야 합니다. 산에 있을 경우는 빨리 하산하고, 강과 계곡에 있었다면 급히 높은 지점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진행자) 장마철 기간 동안 건강은 어떻게 지킬 수 있을까요?
기자) 물로 인해 전염되는 수인성 질병, 즉 장티푸스와 이질, 콜레라, 장염 등을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또 고온다습하기 때문에 각종 세균이 번식하기 쉬워 식중독 위험도 큽니다. 이런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곰팡이가 핀 음식은 버리고, 음식과 물은 끓여 먹어야 합니다. 또 세균이 옮지 않도록 손을 자주 씻는 것이 좋습니다. 아울러, 장염과 설사병 증세가 있을 경우 보리차 등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진행자) 조은정 기자와 함께 북한 장마철 피해 예방 대책에 대해 살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