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명품 업체인 ‘돌체 앤 가바나(D&G)’가 중국인과 중국 문화를 모욕했다는 논란이 커지면서, 중국에서 퇴출 위기에 놓였습니다.
이 업체 공동창업자인 도메니코 돌체와 스테파노 가바나는 23일, 중국어 인터넷사회연결망(SNS) '웨이보'에 사과 영상을 올려, “중국 문화에 대한 우리의 오해가 용서받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단언컨대 이런 일은 두번 다시 없을 것”이라며, “중국문화를 전적으로 존중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D&G는 지난주, 중국의 여성 모델이 피자와 스파게티 등 서양음식을 젓가락으로 우스꽝스럽게 먹는 장면이 담긴 패션쇼 홍보 영상물을 공개해, 중국인들의 반발을 일으켰습니다.
게다가 이 영상물 논란 직후, 스테파노 가바나가 SNS ‘인스타그램’에서 중국에 대해 "분변같은 나라", "더럽고 냄새나는 마피아(조직범죄집단)"이라는 표현을 썼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사태가 커졌습니다.
지난 21일 상하이에서 열려던 대형 패션쇼는 중국인 모델들과 유명인들의 보이코트(참가 거부)로 무산됐습니다.
가바나는 인스타그램 계정이 해킹당했다면서 중국 모욕 발언을 한 것은 자신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중국내 비난 여론은 사그러들지 않았습니다. 23일 창업자들의 사과 영상 게시 이후에도 유명인들의 불매운동과 함께, 중국 언론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관영 국제전문지 환구시보는 24일 논설에서 “돌체앤가바나가 사과했지만, 일부 중국인은 그들의 상품이 중국 시장에 널리 유통되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적었습니다. 이어서, 가바나의 태도는 “중국 시장에서 응징을 불러올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시민 여론도 격앙되고 있습니다.
웨이보에는 "이런 취급을 당하고도 D&G를 사는 것은 중국인을 바보로 만드는 것과 같다", "불매운동에 우리 모두 동참하자”는 글이 24일 현재 폭주하고 있습니다.
‘알리바바’, ‘티몰’, ‘징둥닷컴’ 같은 주요 현지 전자상거래 업체들에선 D&G 상품들이 사라졌습니다. 명품전문 온라인 상점 ‘세쿠’도 “도덕성과 성실성이 결여된 업체와는 일을 함께 할 수 없다”며 D&G 판매 중단 방침을 밝혔습니다.
'레인크로포트'백화점 같은 대형 소매점과 국제공항 면세점 등도 판매대에서 D&G 제품을 내렸습니다.
중국은 명품 업체들의 매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세계 최대 시장입니다. ‘베인앤컴퍼니’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명품 시장 매출에서 중국 소비자가 차지한 비중은 32%에 달했습니다.
2025년엔 이 수치가 절반에 가까운 46%까지 오를 전망입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