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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미 해군 의료선 ‘컴포트’호...미국인이 사랑하는 춤 ‘탭댄스’


미 해군 의료선 ‘컴포트’호가 미국 버지니아 노폭 기지에 정박해 있다.
미 해군 의료선 ‘컴포트’호가 미국 버지니아 노폭 기지에 정박해 있다.

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입니다. 미 해군 의료선 ‘컴포트’호가 최근 버지니아주 노폭 해군기지를 떠났습니다. 11주간의 의료 활동을 시작하기 위해서인데요. ‘위안’, ‘위로’라는 뜻을 가진 ‘컴포트’호는 중미와 남미 국가들을 방문해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인도주의적 지원을 펼치는, 한 마디로 바다 위를 떠다니는 병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오디오] 미 해군 의료선 '컴포트'호...미국인이 사랑하는 춤 '탭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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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이야기, 미 해군 의료선 ‘컴포트’호”

[현장음: 미 해군 의료선 컴포트 호]

버지니사 노폭 해군 기지. 미 해군 의료선 ‘컴포트’호가 출항 준비에 한창입니다. 컴포트호는 에콰도르와 페루, 콜럼비아, 온두라스 등 중 남미 국가들을 방문하는 병원선으로 하루에 치료하는 환자가 보통 750명에 달합니다. 병원선은 현지에서 의료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치료하고 약과 수술 등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인데요. 요즘은 혼란한 정국을 피해 이웃 국가로 내몰린 베네수엘라 난민들이 특히 병원선을 많이 찾고 있다고 합니다. 해군 의병대 케빈 버클리 대령의 설명을 들어보죠.

[녹취: 케빈 버클리 대령] “우리는 이곳 버지니아 노폭 기지를 떠나 곧 파마나 운하 지역에 갈 예정입니다. 그곳에서 필요한 장비를 조금 더 싣고요. 또 민간단체에서 파견한 직원들이 배에 탑승할 예정입니다. 그분들과 함께 첫 번째 방문국인 에콰도르에 가게 됩니다. 우리는 보통 한 국가 당 닷새에서 1주일 정도 정박하며 의료 활동을 펼칩니다.”

컴포트 의료선이 항구에 도착하면 우선 두 개의 의료팀이 배에서 내려 현지 의료 기관들과 병원 등을 방문합니다. 그곳에서 1차 진료를 받은 환자들을 만나고요. 배 안에 남아있는 팀들은 수술 준비를 하는데요. 보통 하루에 20건의 수술이 진행된다고 합니다.

[녹취: 케빈 버클리 대령] “우리 의료선의 시설은 웬만한 종합병원 못지않습니다. 20개 중환자용 침대를 포함해 100개의 침대가 마련돼 있고요. 3개의 수술실이 있습니다. 외과적 수술 외에 치과, 안과, 부인과 등의 진료도 가능합니다.”

이렇게 많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승선하는 인원도 적지 않습니다. 약 1천 명이 의료선에 타고 있는데요. 전문의와 간호사들은 물론, 최신식 의료 장비들도 갖추고 있다고 하네요.

하지만 이렇게 훌륭한 의료선이라고 해서 단독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건 아니라고 합니다. 컴포트호의 사령관인 윌리엄 샤플리 대령은 의료선의 의료진과 현지의 의료진과 협력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윌리엄 샤플리] “이렇게 미국에서 정박하는 기간이 두 달 정도 됩니다. 그동안 필요한 준비를 신속하게 마쳐야 하죠. 민간 의료 시설에 일하는 의료진들 그리고 군인 소속 의료진이 승선해서 함께 준비합니다. 그리고 중남미 국가에 도착해선 현지의 의료진과 함께 일합니다. 이렇게 다른 나라 전문가들과 협업하고 무엇보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이 늘 기쁘고 보람됩니다.”

컴포트호가 중남미 지역을 방문하는 건 2007년 이후 이번이 6번째입니다. 이번엔 우선 지진과 허리케인으로 큰 피해를 본 카리브와 중남미 지역을 찾아 환자들을 치료한 후, 몇 달씩 남미 국가들을 방문한다고 하네요. 미 해군 의료선인 컴포트호.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찾아가 무료로 치료하며, 그 이름처럼, 사람들에게 위안과 위로를 전하고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올버니시의 커뮤니티 센터에서 노인들을 위한 탭댄스 강의가 진행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올버니시의 커뮤니티 센터에서 노인들을 위한 탭댄스 강의가 진행되고 있다.

“두 번째 이야기, 100여 년간 미국인의 사랑을 받아온 춤 ‘탭댄스’”

‘탭댄스’라고 들어보셨습니까? 밑바닥에 징이 달린 특수 신발을 신고 발을 굴리며 ‘따그닥 따그닥’ 소리를 내는 춤, 탭댄스. 1800년대, 아프리카 토속 춤과 스코틀랜드의 전통춤이 결합해 탄생한 탭댄스는 또 다른 미국 예술 장르인 재즈와 함께 1900년대 큰 인기를 끌며 각종 영화와 공연장을 누볐습니다. 지금은 탭댄스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탭댄스는 많은 미국인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현장은: 올버니 커뮤니티 센터]

캘리포니아주 올버니시의 한 지역 체육 센터. 어린이를 위한 탭댄스 교실이 열리고 있습니다. 연분홍색 무용복을 입은 어린 소녀들이 음악에 맞춰 발을 움직일 때마다 따그닥 따그닥, 구두 소리가 경쾌하게 울려 퍼집니다. 수업에 참여한 어린 학생들에게 탭댄스가 뭐냐고 물었더니,

[녹취: 소녀1]

탭댄스는 춤의 일종으로 신발에서 따그닥 소리가 나서 재미있다는 대답부터,

[녹취: 소녀2]

구둣발 소리가 나는, 시끄러운 발레라고 생각하면 된다는 대답이 나오네요.

탭댄스를 계속할 거냐는 질문에 커서도 하긴 할 거 같은데 잘 모르겠다는 아이도 있지만,

[녹취: 소녀3]

어린 나이임에도 능숙한 발놀림으로 벌써 수준급의 실력을 보이는 아이도 있습니다. 13살 난 소년인 챈스 탐 군은 3살도 되기 전에 탭댄스를 시작했다는데요. 지금은 세계 최고 수준의 무용 학교로 손꼽히는 영국 런던의 ‘왕립무용학교’에 연수를 다녀올 정도로 탭댄스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고 있습니다. 챈스 군은 커서 어떤 직업을 갖게 되든 탭댄스를 쉬진 않을 거라고 했습니다.

[녹취: 챈스 탐] “만약 제가 커서 음악을 하게 된다면 제 음악 세계를 위해 탭댄스를 활용하려고 해요. 만약 무용을 전공하게 된다면 탭댄스는 부전공으로 하려고 합니다.”

이렇게 어린이들을 위한 탭댄스 수업이 있는가 하면 노인들을 위한 탭댄스 교실도 열리고 있습니다. 따그닥 소리가 아이들 수업보다는 조금 더 묵직하고 느리지만, 수강생들의 열정만큼은 어린이 수업 못지않습니다.

[녹취: 버튼 라이스] “저는 이제 두 밤만 자고 나면 아흔 살이 됩니다. 그래도 여전히 탭댄스를 춰요. 저한텐 운동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음악도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체육관 가서 운동하는 것보다 이렇게 탭댄스를 추는 게 훨씬 더 좋습니다.”

[녹취: 존 영어트] “탭댄스 교실에 오면 근심 걱정이 싹 사라져요.”

올해 85살이라는 존 영어트 씨는 자신의 인생에서 최고의 것을 뽑으라면 탭댄스를 꼽겠다고 했습니다.

[녹취: 존 영어트] “저는 모든 종류의 무용을 다 해봤습니다. 발레도 했고, 현대무용도 했죠. 20년간 현대무용을 직접 가르치기도 했어요. 하지만 마음속엔 늘 탭댄스가 있었어요. 너무 좋아하니까요. 탭댄스는 운동이 많이 됩니다. 그리고 늘 맑은 정신을 갖게 해 줘요. 왜냐하면 늘 새로운 발동작과 순서 등을 배워야 하니까요.”

무용 강사 출신인 영어트 씨는 모든 사람이 춤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나이가 어릴수록 좋다고 했습니다.

[녹취: 존 영어트] “춤을 배워 놓으면 살면서 유용하게 쓰일 때가 많습니다.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음악에도 더 관심을 가지면, 수학을 공부하는 데도 도움이 되죠. 사실 3개월 전에 제 손녀가 태어났는데요. 전 손녀에게도 탭댄스를 가르칠 거에요. 손녀에게 탭댄스용 구두도 사줘야지요.”

영어트 씨는 손녀가 커서 탭댄스 수업에 참여하는 걸 꼭 보고 싶다고 했는데요. 탭댄스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그렇게 대를 이어 가기를 기대한다고 했습니다.

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다음 주에는 미국의 또 다른 곳에 숨어 있는 이야기와 함께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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