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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음악과 과학을 동시에 배우는 기타 제작 교실...욕조 타고 달리기 대회


버지니아 주 오스본 고등학교에서 기타 제작 교실에 참여한 고등학생들이 기타를 만들고 있다.

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입니다. 미국에는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방과 후 수업이 있습니다. 음악이나 운동, 미술, 과학 등 종류도 다양한데요. 버지니아 주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음악과 과학을 동시에 배우는 특별한 방과 후 수업이 진행된다고 합니다. 바로 전자 기타를 학생들이 직접 만드는 수업이라는데요. ‘뮤직 포 라이프(Music for Life)’라는 비영리 단체가 학생들을 위해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는 기타 제작 교실을 한번 찾아가 볼까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오디오] 음악과 과학을 동시에 배우는 기타 제작 교실...욕조 타고 달리기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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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이야기, 음악과 과학을 동시에 배우는 기타 제작 교실”

[현장음: 오스본 고등학교 기타제작 교실]

미 동부 버지니아주 매나서스의 오스본 고등학교. 학교 작업실에서 제린 와일드맨 군이 멋진 기타연주를 선보입니다. 이 기타는 제린 군이 직접 제작한 거라고 하는데요. 12일간 진행되는 기타 제작 교실을 통해 배우는 것이 정말 많다고 했습니다.

[녹취: 제린 와일드맨] “기타가 보기와는 달리 직접 만들어 보면 아주 복잡해요. 나사 하나를 1mm만 잘못 끼워도, 기타 줄의 길이가 조금만 짧아도 제대로 된 소리를 낼 수 없어요.”

학생들은 ‘전자 기타 제작 키트’라고 하는, 기본적인 악기 판이나 나사들이 다 들어가 있는 조립 세트를 가지고 기타를 만듭니다. 하지만 악기를 완성해 집에 가져가기까지 꽤나 길고 복잡한 조립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기타 제작 수업이라고 해서 다 음악에 관심이 많고 기타를 칠 줄 아느냐, 그건 아니라는데요. 오드리 돈 양은 기타엔 관심이 없지만, 과학에 관심이 많다며, 기타의 원리를 배우기 위해 수업에 참가했다고 했습니다.

[녹취: 오드리 돈] “전자 기타를 제작하면서 기본적인 과학 원리를 많이 배웠습니다. 전기를 통해 어떻게 음악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 이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원하는 음정을 어떻게 낼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알게 됐어요.”

원하는 음정을 내기 위해 중요한 것은 기타 줄을 어떻게 달고 또 조율하느냐인데요. 수업에 참여한 제나 데이비스 양, 도무지 음정을 맞추질 못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때 제나 양을 돕기 위해 등장한 사람. 스킵 체이플스씨 인데요.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방과 후 음악 수업을 무료로 제공하는 비영리 단체 ‘뮤직 포 라이프(Music for Life)’의 설립자입니다.

체이플스 씨는 기타 제작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생활에 필요한 여러 가지 기술을 배울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스킵 체이플스] “전자 기타를 만들면서 이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과학의 세계를 만나게 됩니다. 간단한 목공부터, 전기 기술, 조립과 성능검사까지 직접 다 해보게 되는데요. 사실 이것들은 살면서 다 필요한 기술들이죠. 이런 수업은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은 물론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취업을 원하는 학생들에게도 아주 큰 도움이 됩니다.”

기타 연주자이자 학급 반장이기도 한 케빈 헤르난데스 군은 기타 제작 수업을 통해 꿈을 이룰 수 있기를 기대했습니다. 과테말라에서 온 이민자들인 헤르난데스 군의 부모님은 자신에게 늘 꿈을 포기하지 말라고 말씀하신다고 하네요.

[녹취: 케빈 헤르난데스] “저는 지금 제 꿈을 쫓아가고 있지만, 너무 서두르지는 않으려고 해요. 지금은 집도 없어서 트레일러라고 하는 간이 주택에 살고 있지만, 언젠가 저는 기타연주자라는 제 꿈을 이룰 겁니다. 꼭 해내고 말 거예요.”

이렇게 꿈을 쫓는 학생들에겐 기타 제작 수업이 단순한 기타 조립 그 이상의 의미가 있었는데요. 학년이 좀 낮은 학생들에겐 사실 따라가기가 힘든 수업이기도 했습니다.

[녹취: 제이든 보바]

아직 11살인 보바 군은 기타 제작이 아주 복잡하고 쉽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습니다. 기타 제작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은 이렇듯 각자의 꿈과 목표는 다 달랐지만, 직접 기타를 만들며 자신들의 꿈에 한 발자국씩 다가가고 있었습니다.

메릴랜드주 벌린에서 열린 ‘욕조 타고 달리기 대회’에 출전한 선수.
메릴랜드주 벌린에서 열린 ‘욕조 타고 달리기 대회’에 출전한 선수.

“두 번째 이야기, 메릴랜드주 벌린의 ‘욕조 타고 달리기 대회’”

매년 미 동부 메릴랜드주의 벌린(Berlin)엔 수백 명의 관광객이 몰립니다. 바로 ‘Bathtub Race’, 그러니까 ‘욕조 타고 달리기’ 대회가 열리기 때문입니다. 목욕탕에 있는 욕조를 사람이 타고 달린다는 게 상상이 잘 안 가시죠? 그런데 이 행사는 긴 역사를 가진 지역의 전통이자, 어린이 환자들을 돕기 위한 특별한 목적을 갖고 진행되는 행사라고 하네요.

[현장음: 버릴린 욕조 경주 대회 현장]

벌린은 오랜 역사를 지닌 아주 작고 조용한 마을입니다. 하지만 매년 여름이 되면 시끌벅적해지는데요. 올해로 28회를 맞은 욕조 타고 달리기 대회로 수백 명의 사람이 중앙 거리를 가득 메웠습니다. 욕조 경주는 ‘빌리브 인 투마로(Believe in Tomorrow)’라는 어린이를 위한 비영리 단체가 주관하는 행사인데요. 행사를 통해 모금된 후원금으로 심각한 질병을 가진 아이들을 치료하고 또 아이들의 가족이 해변으로 여름 휴가를 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합니다.

본격적인 경주가 시작되기 전 욕조와 욕조 운전자들은 거리 행진을 펼쳤는데요. 올해는 소방관인 마이크 와일리 씨가 선두에 섰습니다.

[녹취: 마이크 와일리] “12년 전 이 동네에 이사 온 이후로 이 동네에서 열리는 모든 행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번 욕조 경주대회의 경우 대회장이 저와 제 친구들보고 거리 행진을 이끌어 달라고 부탁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렇게 목욕 가운을 입고, 머리에 분홍색 목욕 모자를 쓰고, 목욕 비누를 달고 행진 선두에 섰습니다. 노인네가 이러고 나서는 게 부끄러워서 이번 한 번만 했으면 하는데, 그만두면 동네 밖으로 추방하겠다고 주최 측이 그러네요.”

행사 자체는 어떻게 보면 좀 우스꽝스럽기도 하지만,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은 다들 매우 진지합니다. 운전자들은 자신의 개성에 맞게 욕조를 만들어 나오는데요. 배트맨, 슈퍼맨 같은 만화영화주인공부터 귀여운 오리 모양까지 다양합니다. 뿐만 아니라 욕조는 바퀴와 브레이크를 갖춰야 하고요. 욕조 크기도 규격에 맞아야 하죠. 운전자 역시 법적으로 운전을 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는데요. 그러니까 16살이 넘어야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겁니다. 선수로 출전한 제프 스미스 씨는 욕조 경주 대회는 색다른 즐거움을 주는 대회라며 손가락을 치켜세웠습니다.

[녹취: 제프 스미스] “정말 재미있는 대회입니다.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서 직접 욕조도 제작했고요. 욕조 안에 친구를 싣고는 수백 미터를 달리며 훈련도 했어요. 그리고 이렇게 대회 날, 야외에서 신나게 달리며, 사람들의 응원과 환호를 들으며 경기를 즐길 수 있어서 정말 즐겁습니다.”

대회 주최 측은 욕조 타고 달리기 대회를 통해 이렇게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만 즐거움을 느끼는 게 아니라고 했습니다. 대회 기간이 되면 수백 명의 외부인이 벌린을 찾기 때문에 주민들도 혜택을 보고 있고, 이날 모금된 돈으로 아픈 아이들이 치료도 받고 가족과 여행도 갈 수 있다는 거죠. 무엇보다 대회를 찾은 사람 모두가 여름날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욕조 타고 달리기 대회는 벌린의 지역 명물 행사가 되고 있습니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다음 주에는 미국의 또 다른 곳에 숨어 있는 이야기와 함께 여러분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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