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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 TOO’ 캠페인의 사각지대는 북한 여성들...“‘US TOO’ 운동해야”


세계 곳곳으로 확산되는 'Me Too' 운동.

세계 여성의 날인 8일 세계 곳곳에서는 최근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ME TOO’ 운동이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나도 당했다’라는 의미인 ‘미투’ 는 여성들이 당한 성폭력 피해를 폭로해 사회적 변화를 이끄는 연대 운동입니다. 하지만 성폭력이 더 심각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은 이런 ‘미투’운동의 사각지대라고 탈북 여성들은 지적합니다. 한 탈북 여성 단체 대표는 이 때문에 북한 여성들을 대신해 ‘US TOO’ 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여성의 권익과 지위 개선을 홍보하는 세계 여성의 날.

올해는 지난해 미국에서 본격화 돼 전 세계로 퍼지고 있는 ‘미투’ 운동이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녹취: 미 언론들 보도] “Hashtag me too and hashtag no more social media campaigns are in the spotlight on international Women’s day”

헐리우드의 여자 배우들이 남성들의 성폭력을 폭로하면서 사회 운동으로 번진 ‘미투’는 이제 미국뿐 아니라 남성의 권위가 강한 이슬람 국가들에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아이샤 텐지 ‘VOA’ 파키스탄 통신원은 많은 파키스탄 여성들이 언론과 인터넷 사회 관계망 서비스에 자신들이 남성에게 당한 성폭행을 폭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텐지 통신원] “You see women in Pakistan posting their own ME TOO stories….”

미국의 여성 권리 단체인 ‘파트너스 글로벌’의 카미사 카바라 씨는 8일 ‘VOA’에 인터넷 사회관계망인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통해 성폭행을 폭로하는 이야기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카바라 씨] So women are aware of what other women are facing in their homes, outside in terms of, for example, sexual..”

서로 당한 아픔들을 온라인상에서 나누고 조언하며 사회 연대 운동으로 번지고 있다는 겁니다.

한국도 다르지 않습니다.

[녹취: 한국 언론들] “우리나라에서도 스스로 나서기를 주저했던 직장 내 성폭력 피해자들이 인터넷 공간에서 침묵을 깨기 시작했습니다.”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고위 공무원과 유명 예술인 등 여러 남성은 공개적으로 사과를 하고 직위에서 물러났을 뿐 아니라 검찰의 조사까지 받고 있습니다.

성폭력은 상대의 의사에 반해 강제적으로 성적 행위를 가해 육체적, 정신적, 심리적 상처를 주는 성과 관련한 범죄입니다. 여기에는 강간뿐 아니라 강제 추행, 간음, 성 매매 등이 포함되고 미국과 한국 등 많은 나라가 이런 성폭력 범죄에 형벌을 높이고 있습니다.

‘미투’ 운동이 이렇게 국제사회의 조명을 받고 있지만, 북한의 여성들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미 동부에 사는 탈북 난민 김영옥 씨는 8일 ‘VOA’에 북한은 남성 중심의 사회이기 때문에 성폭력이 만연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영옥 씨] “북한에서는 성폭행하는 게 많은 현상이죠. 그러나 높은 사람들이 성폭행을 하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 부정한 것을 알면서도 줘야 하고 어디 가서 말도 못 하는 거죠.”

북한이 워낙 가부장적이고 폐쇄된 사회이기 때문에 성폭행을 문제 삼으면 오히려 피해 여성이 손가락질을 받는다는 겁니다.

과거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에서 증언했던 함경북도 출신 엄명희 목사는 성폭행을 당한 뒤 당국에 신고(신소)를 해도 보호를 받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엄명희 목사] “신소를 할 수 있지만, 신소를 해 봐야 소용이 없기 때문에 거의 다 신소를 안 한다고 봐야 하죠. 그걸 처리하는 사람도 남자고 연결돼 있으니까. 다 그놈이 그놈인데 쉽게 말하면.”

영국의 탈북 여성과 아동 인권 보호단체인 ‘징검다리’를 세운 탈북민 박지현 씨는 “가해자는 얼굴을 들고 다니고 피해자는 머리를 숙이는 게 북한”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지현 대표] “본인 잘못이 아니지만, 본인 잘못으로 취급을 당하기 때문에 여성들 자체가 그런 문제를 입 밖으로 낼 수가 없죠. 같은 여성들끼리도 따돌림받을 수 있어요. 왜냐하면 북한 사회가 워낙 폐쇄적이기 때문에 해외에서 미투 운동이 벌어진다든가 여성이 피해자인 경우 일어나서 얘기하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어요. 북한 내부에서는. 그래서 여성들이 성폭행을 당하면 여성들이 당해야 하는, 무관심하게 여성이니까. 이런 식으로 자꾸 넘기죠”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북한 여성 실태에 관한 최종 견해 보고에서 이처럼 심각한 북한 여성들의 인권 실태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특히 교화소와 관리소 등 수감 시설에서 여성들은 강간 등 성폭력에 취약하고 이 문제를 처리할 독립적이고 비밀을 보장하는 제도조차 없다는 겁니다.

게다가 성폭행을 당해 임신을 할 경우 강제 낙태까지 당한다며 북한 당국이 여성들을 폭력에서 보호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실제로 탈북 여성 지현아 씨는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 청문회에서 본인이 직접 체험한 강제 낙태에 대해 증언했었습니다.

[녹취: 지현아 씨] “낙태라는 게 여기(한국)에서는 마취를 하고 수술을 하는데 북한에서는 마취도 안 하고 그냥 책상 위에 눕혀 놓고 바로 수술에 들어갔었습니다. 그래서 그때 출혈이 엄청 심했고요”

로버타 코헨 전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는 ‘VOA’에 북한 여성들이 가정과 사회에서 받는 엄청난 차별과 박해를 국제사회가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코헨 전 부차관보] “In North Korea, women are subjected to tremendous discriminations and persecutions……”

하지만 북한 정부는 8일 자체로 기념하는 부녀절을 맞아 세계 어떤 여성보다 북한 여성들이 행복을 누리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노동신문’은 8일 세상에 수십억 명의 여성들이 있지만, 조선 여성들처럼 위대한 태양의 축복 속에 값 높은 삶을 누리는 여성들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조선 여성들은 “나라의 꽃, 시대의 꽃으로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했습니다.

북한 정권은 유엔인권이사회의 보편적 정례검토(UPR)에서도 국제사회에 이런 주장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녹취: 한채순 보건 당국자 ] “여성들과 어린이들은 특별한 보호 대상으로 규정하고 그들에게 온갖 특혜를 베풀고 있으며 이러해서 아이들은 나라의 왕으로, 여성들은 나라의 꽃으로 떠받들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바입니다.”

하지만 탈북 난민 김영옥 씨는 외부에 보여주는 법에는 그렇게 적었겠지만, 그런 주장은 모두 거짓말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영옥 씨] “그것은 아주 우리가 거기서 살아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건 새빨간 거짓말이에요. 북한의 여자들은 인체 내에 피는 흘러도 다 멈춰선 죽음 사람과 똑같이 봐야 해요. 그만큼 자유가 없어요”

‘징검다리’의 박지현 대표는 이 때문에 북한 여성들에게는 나도 당했다는 ‘ME TOO’보다 우리 모두가 당했다는 ‘US TOO’란 표현이 더 어울린다며 자유 세계에 먼저 나온 탈북 여성들과 ‘US TOO’ 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지현 대표] “저희는 이제 ‘ME TOO’보다는 ‘US TOO’. 우리도 마찬가지라고. 사실은 세계적인 나라들은 대부분 민주주의다 보니까 여성들이 의사 표현을 할 수 있잖아요. 자기가 피해자로서 나와 주문도 할 수 있지만, 북한은 그런 게 없으니까 전 세계적으로 최악의 인권 국가니까 저희가 더 크게 캠페인을 하려고 합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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