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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전세계 사탕 역사를 한 곳에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하퍼스페리에 위치한 ‘트루 트릿’ 캔디 가게에서 개미 사탕 등 독특한 사탕을 판매하고 있다.

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입니다. 2월 14일은 미국인들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탕과 초콜릿 등을 선물하는 밸런타인데이입니다.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상점에는 벌써부터 다양한 종류의 캔디 즉 사탕과 초콜릿이 진열대를 가득 채우고 있는데요. 웨스트버지니아주의 하퍼스페리 라는 곳에 가면 캔디의 오랜 역사를 그대로 보여주는 특별한 가게가 있다고 합니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오디오] 전세계 사탕 역사를 한 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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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이야기, 전 세계 사탕의 역사를 한 곳에, 하퍼스페리의 캔디 가게”

[현장음: 트루 트릿츠]

과거의 흔적을 그대로 담고 있는 도시 하퍼스페리. 이 곳에 위치한 트루 트릿츠(True Treats) 캔디 가게엔 늘 많은 사람들로 붐빕니다. 트루 트릿츠는 미국에서 유일하게 캔디의 역사를 그대로 간직한 가게인데요. 고대 그리스인들이 먹던 검에서부터 20세기 미국인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초콜릿에 이르기까지, 상품의 종류도 400가지에 달합니다.

[녹취: 손님]

1806년 미국 최초의 판매용 사탕이라는 봉지의 설명을 읽는 이 손님은 이렇게 캔디의 역사를 확인하는 게 무척 재미있다고 했습니다. 가게 주인인 수전 벤저민 씨는 캔디의 역사를 오랫동안 연구한 전문가이기도 합니다.

[녹취: 수전 벤저민] “설탕은 처음엔 약으로 쓰였습니다. 그러니까 사탕은 건강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을 위한 거였어요. 예를 들어 ‘터키쉬 딜라이트’라고 하는 유명한 터키의 사탕은 서기 900년경 목이 아픈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졌는데 이후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는 기호용 캔디가 됐죠.”

벤저민 씨는 설탕이 귀했던 당시, 사람들은 나무껍질이나 뿌리를 캔디처럼 씹어 먹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수전 벤저민] “1800년대 중반, 아이들은 감초 뿌리를 간식으로 씹어먹곤 했어요. 감초를 씹어 먹으면 달콤한 맛이 나거든요.”

이 가게의 인기 상품 중엔 곤충 과자도 있습니다. 귀뚜라미와 애벌레는 과거에 인기 있는 간식이었고 1950년대엔 과자 형식으로 처음 선보였다고 하네요.

[녹취: 수전 벤저민] “귀뚜라미는 드셔보면 참깨 맛이 납니다. 개미는 귀뚜라미보다 더 쓴맛이 나고요. 약간 신게 레몬 맛이 나기도 해요.”

작은 과일이나 견과류를 초콜릿으로 싼 작은 알 모양의 초콜릿도 인기상품이라는데요. 이 초콜릿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 있다고 했습니다.

[녹취: 수전 벤저민] “이 초콜릿은 1920년대에서 1950년대 유행했는데요. 당시에 사람들이 카드놀이를 많이 했거든요. 카드놀이를 하면서 한 손엔 카드를 들고, 다른 한 손으로 집어 먹을 수 있게 만든 게 바로 알 모양의 초콜릿이에요.”

이렇게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캔디를 고르는 손님들은 마치 과거로 돌아간 듯한 착각이 든다고 말합니다.

[녹취: 에마누엘 몬테네그로] “어떤 건 한 20년 전쯤에 보고 못 본 거 같은데, 여기에서 다시 보게 되네요. 어릴 때 먹었던 사탕을 다시 먹을 수 있으니까 기분이 좀 묘합니다.”

[녹취: 베브 소리아노] “저는 어릴 때 부모님이랑 이 가게에 자주 왔었거든요. 다시 오니까 옛날 생각도 나고요. 옛날에 먹었던 그 맛도 생각나고 그래요.”

가게 주인인 벤저민 씨는 이렇게 가게를 찾는 손님들을 위해 캔디의 역사를 담은 책을 쓰기도 했다는데요. 평상시에 아무 생각 없이 먹는 사탕과 초콜릿이지만 그 속에 담겨 있는 역사와 의미를 알고 먹으면 더 맛있을 거라는 게 벤저민 씨의 설명입니다.

“두 번째 이야기, 수제 초콜릿 장인이 된 컴퓨터 전문가”

밸런타인데이에 사람들이 주고받는 초콜릿의 양은 어마어마합니다. 지난해 밸런타인데이에 사람들이 초콜릿을 구매하기 위해 쓴 돈이 17억 달러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초콜릿 중에는 일반 식료품점에서 값싸게 살 수 있는 것들도 있지만, 개인이 심혈을 기울여 소량만 제작하는 수제 초콜릿도 있습니다. 미 동부 메릴랜드주에 사는 벤 라스무센 씨 역시 취미로 만들기 시작한 수제 초콜릿이 인기를 끌면서 성공한 초콜릿 사업가가 됐습니다.

[현장음: 벤 라스무센 씨 집]

라스무센 씨 집의 지하. 커다란 기계가 소음을 내며 돌아갑니다. 기계 안에선 윤기가 흐르는 초콜릿 원액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녹취: 벤 라스무센] “코코아 콩을 일단 잘 솎아 냅니다. 그런 다음 코코아를 깨서 기계에 넣고 가는데요. 기계에서 계속 돌리다 보면 코코아가 끈적한 액체상태가 돼요. 거기다 설탕을 넣는 거죠. 이게 끝입니다. 제가 만드는 초콜릿에는 코코아 콩과 설탕, 이것 외에 다른 어떤 첨가물도 들어가지 않아요.”

들어가는 재료는 단순하지만, 이 단순한 재료를 어떻게 잘 조합하느냐에 따라 초콜릿의 맛이 달라진다고 합니다.

[녹취: 벤 라스무센] “초콜릿 콩을 얼마나 오래 볶는지, 어떤 굵기로 가는지, 얼마나 오래 젓는지에 따라 초콜릿의 맛이 확 달라집니다. 제 초콜릿에는 저의 취향이 반영돼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비슷한 기계로 만들어도 그 맛은 다를 수밖에 없죠.”

라스무센 씨가 초콜릿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9년 전입니다. 수제 초콜릿을 맛본 후 본인도 직접 만들어보기로 결심했다고 합니다.

[녹취: 벤 라스무센] “인터넷에서 초콜릿 만드는 법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초콜릿 관련 책도 읽으면서 독학을 했죠. 중고기계를 사다가 기계를 망치기도 했고…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초콜릿을 만드는 과정에 푹 빠졌습니다.”

라스무센 씨는 이후 '포토맥 초콜릿(Potomac Chocolate)'이라는 초콜릿 회사를 차리게 됩니다. 제조 공장은 다름아닌 라스무센 씨 집의 주방. 하지만 주방에서 만든 초콜릿은 미국에서 유명한 식품 분야 상(Good Food Award)의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리게 됐고 이후 다른 대회에서도 인정받게 됩니다.

[녹취: 벤 라스무센] “제가 만든 초콜릿이 2011년 '초콜릿 아카데미 어워드'라는 권위 있는 초콜릿 상에서 우승했습니다. 이후에 국내는 물론이고 국제 대회에서도 수상을 하면서 제가 만든 4가지 종류의 수제 초콜릿이 인정받게 됐어요.”

수상 소식이 전해지고 입 소문이 나면서 주문량도 많이 늘어났습니다. 결국 라스무센 씨는 초콜릿 제조 공장을 집의 주방에서 지하로 옮겼죠. 그리고 자신이 직접 설계한 기계까지 들여놓았다는데요. 라스무센씨는 이렇게 초콜릿 제작에 많은 정성과 시간을 쏟고 있지만 본래 직업은 따로 있다고 합니다.

[녹취: 벤 라스무센] “저는 컴퓨터 시스템 전문가입니다. 회사 일을 하면서 초콜릿도 만드는 건데, 둘 사이에 균형을 맞추는 게 사실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제가 자녀가 넷 이거든요? 애들하고도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죠. 정말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갑니다.”

이렇게 바쁜 일상 속에서도 라스무센 씨는 2주에 140kg의 초콜릿을 만들어 인터넷 온라인과 특제 초콜릿 상점에서 판매한다고 합니다.

[녹취: 벤 라스무센] “수제 초콜릿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어요. 저는 혼자서, 집의 지하실에서 초콜릿을 만들고 있지만, 수요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판매 수익도 매년 오르고 있고요. 지난해 매출이 사상 최고를 기록했는데, 올해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초콜릿 사업이 이렇게까지 성장할 것으론 상상도 못 했다는 라스무센 씨. 더 나은 초콜릿을 만들기 위해 그리고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만들기 위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한다고 했습니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다음 주에는 미국의 또 다른 곳에 숨어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와 함께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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