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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러슨, 중남미 '중·러 영향력' 우려...시진핑-메이 '황금시대' 다짐


중남미 순방에 나선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오른쪽)이 1일 멕시코시티에 도착해 로베르타 제이콥슨 멕시코주재 미국대사의 환영을 받고 있다.
중남미 순방에 나선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오른쪽)이 1일 멕시코시티에 도착해 로베르타 제이콥슨 멕시코주재 미국대사의 환영을 받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중남미 순방에 나서면서 중국과 러시아의 이 지역 영향력 확대에 대해 경고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살펴보고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양국관계 ‘황금시대’를 약속한 소식, 이어서, 개막식을 한 주 앞둔 평창동계올림픽에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 지도급 인사들이 모이는 이야기,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중남미 순방에 나섰군요?

기자) 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어제(1일) 멕시코와 아르헨티나, 페루, 콜롬비아, 자메이카 등 중남미 5개 나라 순방길에 올랐습니다. 오는 7일까지 이어지는 1주일 일정인데요. 출국 전에 오스틴 텍사스 대학교에 들러, 이번 여행의 목적과, 미국의 중남미 정책 등에 관해 강연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중남미 영향력 확대에 대해 경고하는 한편,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 교체 가능성을 언급해 주목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남미 순방 목적, 뭐라고 설명했습니까?

기자) 틸러슨 장관은 “남미는 새로운 제국주의 세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유럽 열강의 식민지배에서 벗어난 지 얼마 안 되는 남미 각 나라가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 아래 들어가는 것을 우려했습니다. 틸러슨 장관은 이 같은 움직임을 견제하기 위해 각국 지도자들을 만나는 것으로 순방 목적을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새로운 제국주의 세력, 어떤 의미에서 그런 얘기를 한 겁니까?

기자) 네. 중국은 경제적인 측면에서, 러시아는 군사적인 방향에서 그런 것으로 틸러슨 장관은 설명했습니다. 먼저 중국에 관한 틸러슨 장관의 발언,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틸러슨 장관] "China - as it does in emerging markets throughout the world - offers the appearance of an attractive path to development. But in reality, this often involves trading short-term gains for long-term dependency."

기자) 중국이 중남미 각국에 “매력적인 경제 개발계획을 제시하고 있다”고 밝힌 틸러슨 장관은 “하지만 이것을 현실적으로 보면, (중남미 국가들에게) 단기적으로는 이득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에) 종속되는 길”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서, 중국이 이미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 페루의 최대 교역국이라며 이들 각 나라가 "잠재적인 포식자"에 맞서 주권을 지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중남미 국가들을 경제적으로 종속시킨다고 보는 근거는 뭔가요?

기자)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으로, 이들 나라 산업에 해를 끼쳐 실업자를 양산하고 근로자 임금을 낮췄다고 틸러슨 장관은 주장했습니다. 또한 이런 식으로 중국이 주도하는 경제개발이 중남미 지역의 미래가 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에 대해서는 뭐라고 했나요?

기자) 러시아가 "민주주의를 존중하지 않는" 중남미 국가에 지속해서 무기와 군사 장비를 팔았다고 틸러슨 장관은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극심한 경제난 속에 민주주의가 파괴되고 있는 것으로 미국 정부가 비판해 온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의 교체 가능성도 언급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를 바란다는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틸러슨 장관은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의 정권 교체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축출을 옹호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마두로 정권이 다시 헌법에 입각한 정치를 펴길 바란다는 건데요. 하지만 정권 교체가 일어날 것으로 본다면서 평화적인 과정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마두로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난다면 가장 쉬운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베네수엘라나 중남미 국가에서는 심각한 위기가 있을 때마다 군부가 나선 일이 종종 있었죠?

기자) 네, 틸러슨 장관도 이 점을 지적했습니다. 현재 베네수엘라를 이끌고 있는 마두로 대통령은 경제난과 독재 논란으로 베네수엘라 국민의 퇴진 요구를 받아왔는데요. 하지만 지난해 7월 일방적인 선거로 출범시킨 ‘제헌의회’를 통해 기존 의회의 입법권을 무력화시켰습니다. 이어 진행된 지방선거에서도 집권세력이 압승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부정선거 의혹으로 혼란이 이어졌는데요. 이런 베네수엘라의 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군부가 나설 수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베네수엘라는 이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국방장관은 2일, 베네수엘라 국영방송에 출연해, 미국 정부가 남미의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과거 제국주의 시절로 돌아가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파드리노 국방장관은 또 베네수엘라에 경제 제재를 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난하면서, 남미 국가들을 설득해 베네수엘라 국정에 개입하려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베네수엘라 위기를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은 지난해 8월, 베네수엘라 정권의 행태를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권위주의적 독재’로 규정하고 마두로 대통령 측 인사들의 자산을 동결시키는 등 제재를 가했고요, 유럽연합(EU)과 캐나다 등도 제재 조치를 뒤따랐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1일 영빈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1일 영빈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진행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의 정상회담 소식 살펴보죠.

기자) 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현재 중국을 방문 중인데요. 중국 방문 둘째 날인 1일 저녁 베이징에 있는 댜오위타이 영빈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두 정상은 앞으로 더 향상된 양국 관계의 '황금시대'를 열어가기로 합의했다고 양국 언론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이 '황금시대'라는 말은 지난 2015년 시진핑 중국 주석이 영국을 방문했을 때, 시 주석이 제안해 양국이 합의했던 건데요. 앞으로 이를 더 향상시켜 나가자는 겁니다.

진행자) 두 정상이 회담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죠.

기자) 네, 두 정상은 약 80분간의 회담을 가졌는데요. 양국의 확고한 관계를 재확인한 것부터 양국의 교역문제, 북한 핵 문제, 환경 문제,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까지 다양한 현안들을 논의했습니다. 메이 총리와 시진핑 주석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불법적인 핵 활동 종식과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공유했다고 영국 총리실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메이 총리의 이번 중국 방문 중의 가장 중요한 목적 중의 하나가 교역 증진이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성과가 있습니까?

기자) 네, 시진핑 중국 주석은 소고기와 유제품을 비롯해 영국에 대해 시장 문호를 더욱 개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메이 총리는 앞서 이번 3일간의 중국 방문 동안 약 130억 달러에 달하는 사업 계약을 체결한다고 발표했는데요. 말씀하신 대로 영국은 유럽연합 탈퇴를 앞두고 시장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는데요. 세계 인구 1위의 대국이자, 경제 규모 2위의 중국은 영국으로서는 놓치기 어려운 아주 중요한 시장입니다. 영국의 대중국 수출은 2010년 이후 60%가 증가했고 중국은 오는 2020년 영국에 대한 최대 투자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요. 메이 총리의 이번 중국 방문에도 약 50명의 영국의 주요 경제계 인사들이 동행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중국 최대 경제 사업 중의 하나가 일대일로인데요. 이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일대일로 구상은 공개적이고 투명하며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구상이라며 영국의 적극적인 참여를 촉구했는데요. 이에 대해 메이 총리는 '일대일로' 전략은 세계적으로 깊은 영향을 끼쳤다면서, 영국이 일대일로 계획에 협력하고 이를 통해, 지역과 세계경제 성장에 기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양국 정상은 앞으로 일대일로 사업에 대해 더 많은 대화를 갖기로 합의했는데요. 이날 메이 총리의 발언은 시진핑 주석의 일대일로 구상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까지는 아니더라도 일대일로에 대한 영국의 조건부 지지를 표명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영국이 왜 일대일로 사업에 전폭적인 지지를 하지 않는다는 거죠?

기자) 메이 총리는 베이징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중국에는 영국 기업들이 이득을 볼 엄청난 기회가 있다면서도, 중국 정부가 시장 규율과 국제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철강이나 알루미늄, 세탁기, 태양광 패널 등 중국 업체들의 덤핑 사례들이라든가 지적 재산권 침해 등 국제무역 기준에 어긋난 사례들을 의미하는 건데요. 일대일로 사업 역시, 중국이 공정하고 국제 규칙을 준수하는 틀 안에서 양국이 협력해 상호 이익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민감한 부분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양국 정상은 앞으로 두 나라가 서로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하는 분야에 대해 솔직한 대화가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영국 총리실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정상회담 내용을 놓고 영국 언론이 메이 총리를 비판하고 있다고요?

기자) 메이 총리는 회담에 앞서 “인권이나 홍콩 문제도 제기할 것”이라면서, “특히 홍콩에서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를 지켜야 한다는 점을 (중국 지도부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전날(31일) 리커창 총리와의 만남은 물론,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도 이런 문제들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영국 언론이 지적했습니다. ‘가디언’ 신문은 메이 총리가 홍콩의 민주주의와 중국 내 인권 문제를 꺼내지 않은 데 대해, 관계 발전을 위해 “실용적”이고 “현명하게 문제를 기각했다”고 평가한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 타임스’ 사설을 소개했는데요. 하지만 일부 매체는 메이 총리가 인권 문제 등을 분명하게 제기했다는 영국 정부 고위 소식통의 반박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메이 총리가 이날 시 주석에게 특별한 선물을 증정했다고요.

기자) 네, 영국 BBC 방송이 제작한 환경 다큐멘터리 '블루 플래닛(Blue Planet) II' DVD 박스 세트를 선물했는데요. 특별히 다큐멘터리 해설자인 영국의 동물학자이자 방송인인 데이비드 애튼버러 경이 플라스틱 오염과 관련해 양국 협력을 강조하는 개인적 메시지를 함께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전 세계적인 환경문제에 대한 중국의 동참을 완곡히 전달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부인 캐런 여사. 평창올림픽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부인 캐런 여사. 평창올림픽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개막식을 한 주 앞둔 평창동계올림픽에 각국이 고위급 인사들을 파견한다고요?

기자) 네, 먼저 미국에서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평창동계올림픽 미국 대표단을 이끕니다. 어제(1일) 백악관이 발표한 대표단 명단은 단장을 맡은 펜스 부통령과 캐런 펜스 여사 내외,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 전 주한미군 사령관인 제임스 서먼 장군, 마크 내퍼 주한 미국 대사 대리, 새라 휴스 피겨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로 구성됐는데요. 펜스 부통령은 올림픽 개막 전날인 8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한국 대통령을 만날 예정입니다.

진행자) 중국에서는 누가 갑니까?

기자) 한정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40여 명의 대표단을 이끌고 방문합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오늘(2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시진핑 주석을 초청한 데 응해, 시 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한정 위원이 오는 9일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시진핑 주석을 초청했는데, 특별대표를 보내는 거군요?

기자) 네. 한정 상무위원은 중국 공산당 내 서열 7위로, 시진핑 주석 초청에 대한 응답으로는 다소 격이 낮다는 일각의 평가가 있는데요. 한국 언론에서는 폐막식에 시 주석이 참가할 가능성을 점쳐왔습니다. 다음 겨울철 올림픽이 2022년 베이징에서 열리기 때문에, 올림픽기를 인계 받을 중국 측 인사가 필요하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시 주석이 폐막식에 갈지 여부도 확실치 않습니다. 지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여름철 올림픽 폐막식에는 2020년 도쿄 대회를 개최하는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가 ‘슈퍼 마리오’ 게임 주인공 복장으로 나와 관심을 끌었습니다.

진행자) 다른 나라에서는요?

기자) 일본에서는 아베 신조 총리가 앞서 참석 의사를 밝히고 평창에서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예고했고요, 독일의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알랭 베르세 스위스 대통령,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 등 각국 정상급 인사들이 올림픽 행사 참석과 함께 문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입니다. 세계 21개국 정상급 지도자가 개·폐회식을 비롯한 올림픽 현장으로 향한다고 한국 외교부가 정리했는데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참가할 예정이고요, 또 영국의 앤 공주와 네덜란드의 빌렘-알렉산더 국왕과 마그리에트 공주, 또 요르단의 파이살 왕자 등 유럽과 중동의 왕족도 상당수 평창을 방문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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