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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박타박 미국 여행] 교육의 고장 버지니아


미국 버지니아주립대(UVA) 캠퍼스 풍경. 사진 출처 = UVA 웹사이트.
미국 버지니아주립대(UVA) 캠퍼스 풍경. 사진 출처 = UVA 웹사이트.

안녕하세요, 타박타박 미국 여행 박영서입니다. 미국의 50개주는 저마다 독특한 역사와 별명을 갖고 있습니다. 이름에 얽힌 이야기도 많은데요. 미국 동남부에 위치한 버지니아는 1500년대 말, 지금의 버지니아 지역에 도착한 영국인들이 당시 자신들의 왕이었던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을 기려 지은 거라고 말하는 역사가가 많습니다. 영국의 황금기를 연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은 자신은 국가와 결혼했다면서 평생 결혼하지 않고 독신을 고수해 "처녀 여왕", 영어로 "버진 퀸(Virgin Queen)"이라는 별명이 있었다고 해요. 네, 미국 곳곳의 문화와 풍물, 다양한 이야깃거리 찾아가는 타박타박 미국 여행, 오늘은 버지니아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타박타박 미국 여행 오디오] 교육의 고장 버지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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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버지니아 대학교 홍보 영상]

지금 듣고 계신 것은 '버지니아 대학교'의 홍보 영상입니다. 버지니아 대학교(University of Virginia)...흔히 줄여서 UVA라고 하는데요. 버지니아 중부 샬러츠빌이라는 곳에 있는 명문대학입니다. 미국에는 공립 ·사립 합쳐 4년제 대학만도 3천여 개에 달하는데요. UVA는 전국의 공립대학순위 조사에서 늘 손가락 안에 드는 미국의 최우수 명문 주립대학의 하나입니다.

[녹취: 버지니아 대학교 홍보 영상]

버지니아 대학은 미국 건국의 아버지 가운데 1명인 3대 토머스 제퍼슨 대통령이 자신의 고향인 샬러츠빌에 설립한 학교인데요. 방대한 부지 곳곳에 들어서 있는 건축물들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역사적 가치와 아름다움을 자랑합니다. 교정을 걷노라면 절로 역사의 숨결이 느껴질 법한 곳이죠.

버지니아에는 이 버지니아대학교 말고도 'Virginia Tech'라고 흔히 부르는 버지니아 공과대학교 같은, 내노라 하는 대학들이 많다고 유혜란 씨는 소개합니다.

[녹취: 유혜란 씨] "버지니아 대학도 있고요.윌리엄 앤 메리나 조지 메이슨 대학교도 있고..."

버지니아 주민들을 버지니아의 장점으로 좋은 교육제도를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데요. 로스 매컬럼 씨 이야기 한번 들어보시죠.

[녹취: 로스 매컬럼 씨] "여기는 교육제도가 정말 잘 되어 있습니다. 버지니아는 교육 제도와 교과 과정이 잘 되어 있는 것으로 전국에서 알아주는 곳입니다. 특별히 북부 지역이 더 그런데요. 버지니아 북부 지역은 정말 많은 예산을 교육에 투자해서 좋은 교사들을 유치하고 있고, 교육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아주 좋은 시스템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저희 아이들도 많은 혜택을 받았습니다. "

또 버지니아주 공립 학교 수준이 워낙 높다 보니 자녀들이 대학에 입학할 때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들 하네요.

[녹취: 로스 매컬럼 씨] "대학교에 지원할 때 학교 측은 전반적인 평가를 하는데요. 어느 학교를 나왔고, 어떤 공부와 취미 활동을 했는지, 지원한 학교가 학생과 맞는지도 파악합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곳 버지니아의 교육시스템은 아주 좋고 전국적으로 평판이 좋습니다. 과학, 수학 등 모든 전반에 걸쳐 매우 수준 높은 교육을 제공하고 있죠. 버지니아주의 교육제도는 학교 공부는 물론이고 자신의 특성과 적성 등 학생들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데 많은 도움을 주는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

27년 전 한국에서 이민 왔다는 유혜란 씨는 무엇보다 버지니아에 좋은 대학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굳이 자녀들과 헤어지지 않아도 돼서 좋다는 애틋한 마음을 토로하네요.

[녹취: 유혜란 씨 ] " 다른 주에 비해, 교육의 질도 높고 학교들이 많이 좋아요. 보스턴못지 않게 좋은 학교들이 많으니까... 27년 살다 보니 아이들 대학가고 그러는데 굳이 먼 데까지 안 보내도 여기 있는 학교만 나와서, 인턴 할 수 있는 기회도 많고, 일자리 가질 기회도 많고 그러니까 미국 안에 있는 다른 곳보다 장점이 아닐까 생각해요. 아이들이 살다가 대학 졸업하면 큰 도시가서 직장 갖고 그러는데, 여기는 D.C. 도 가깝고, 식구들이랑 헤어져 먼데 가지 않고도 해결할 수 있는 곳이란 생각을 해요. 미국까지 이민을 와서 굳이 살면서 헤어져 식구들 살지 않아도 되고..."

[녹취: 미국 대통령 선거 보도]

지난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버지니아는 대선의 승패를 가를 경합주의 하나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미국 지도를 펴놓고 보면 버지니아는 사실 대서양 연안의 중부쯤 위치해 있습니다. 미시시피나 앨라배마 같이 남부 깊숙이 있는 주가 아니다 보니까, 자칫 남부 주가 아니라고 여기기도 하는데요.남북전쟁 당시 남부연합의 수도였던 버지니아는 미국 남부를 대표하는 주로서 전통과 보수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오랫동안 공화당 텃밭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버지니아는 워싱턴 D.C.와 가까운 버지니아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전통과 현대가 섞이고, 공화당과 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엇비슷해지면서 선거 때가 되면 이들이 누구를 지지하느냐에 따라 정치 지형이 변할 수도 있는 경합주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남북전쟁 당시 버지니아가 남군과 북군의 격전지였다면, 지금 버지니아는 다양성의 격전지가 되고 있다" 이런 말을 하기도 합니다.

[녹취: 거리 현장음]

벽돌로 지어진 고풍스러운 집들, 옛스런 옷을 입은 악사들의 거리음악 연주....버지니아의 자그마한 항구도시인 알렉산드리아는 1749년 처음 도시가 만들어져 무려 25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곳입니다. 미국의 초대 대통령이었던 조지 워싱턴이 젊은 시절 이 곳에서 활동했고, 남북 전쟁 당시, 남군의 총사령관이었던 로버트 리 장군도 이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해요. 특히 알렉산드리아의 올드타운이라든가 델레이 같은 지역은 정겨움과 낭만을 느낄 수 있는 유서 깊고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지금도 많이 남아있다고 하는데요. 델레이에서 나고 자란 제이 존슨 씨 이야기 한번 들어볼까요?

[녹취: 제이 존슨 씨] "마을 사람들이 모두 서로 아는 사이죠. 마을에서 무슨 일이 있으면 항상 함께 하고요. 지금도 사람들의 인정이 느껴지는 곳입니다. 정말 살기 좋은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방문하는 사람들도 이런 분위기를 금방 느낄 수 있을 겁니다. "

그래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마치 오래된 고향을 찾는 것 같은 편안함과 시간마저 느릿느릿 가는 듯한 여유를 느끼기도 한다는데요.
하지만 라우든이나 헌돈 같은 버지니아의 북쪽 지역은 곳곳에 새로운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조금씩 변하고 있다고 해요. 크레이그 그린 씨 이야기 들어보시죠.

[녹취: 크레이그 그린 씨] "전에는 이곳이 다 넓디넓은 밭이고 농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보시다시피 커다란 상가가 들어서고 주거 단지가 들어서고 있습니다. IT 첨단업체들도 대거 들어와 있죠. 그러면서 인도, 중국, 아프리카,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많은 사람들, 이민자도 있고, 전문직 사람들도 많고요. 믿을 수 없을 만큼 생동감 있는 지역이 되고 있습니다. "

버지니아 주민 로스 매컬럼 씨의 이야기도 들어보시죠.

[녹취: 로스 매컬럼 씨] "운전을 하다 보면 한국인들이 집중돼 있는 곳도 있고요. 베트남인 상가도, 소말리아인들 주거지도 있고, 엘살바도르, 니카라과 등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많이 살아요. 저는 펜실베이니아가 고향인데요. 만약 제가 펜실베이니아에만 살고 있었다면 거의 못 만나볼 사람들이죠. 아니, 제가 지금도 노폭, 버지니아 비치 쪽에살고 있었다고 해도, 만나기 어려웠을 겁니다. "

버지니아에서 27년째 살고 있는 유혜란 씨에게도 버지니아의 변화는 조금씩 느껴지고 있다고 하네요.

[녹취: 유혜란 씨] "그래도 생각보다 많이 바뀐 것 같지는 않고요. 한국만큼 아파트가 마구 들어서고 그런게 아니니까... 버지니아는 뭐든지 적당한 것 같아요. 날씨도 적당하고, 생활 수준도 적당하고...그래서 너무 특색없나 할 정도로 평범한 도시 같지만 찬찬히 보면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버지니아만의 특징이 곳곳에 있어요. 안 나빠지고 지금 그대로 가주면 좋겠어요"

미국 곳곳의 문화와 풍물, 다양한 이야깃거리 찾아가는 타박타박 미국 여행, 오늘 순서는 여기서 접을게요.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박영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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