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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 국제공항 운항 재개...교황, 불교국 미얀마서 미사 집전


인도네시아 발리 국제공항 터미널에서 승객들이 화산 분화로 취소된 비행기 출도착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발리 국제공항 터미널에서 승객들이 화산 분화로 취소된 비행기 출도착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지속적인 분화 활동으로 화산 대폭발이 예상되는 인도네시아 관광지 발리에서 공항 운영이 재개됐습니다. 하지만 위험은 여전해서 각 나라가 자국민 보호대책을 진행중인데요. 자세한 상황 살펴보겠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로힝야’ 난민사태로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미얀마에서 사상 처음 미사를 집전했고요. 이어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협상에 상당한 진전이 있다는 보도,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진행자) 동남아시아의 유명 관광지 발리에서 화산 대폭발이 예상되고 있는데,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인도네시아에 있는 세계적인 휴양지 발리의 ‘아궁’화산이 최근 분화활동을 시작하면서 국제 공항이 사흘 동안 폐쇄됐는데요. 중국인과 한국인들을 비롯한 외국 관광객 다수가 현지에 발이 묶인 상황입니다. 그러다 오늘(29일) 풍향이 바뀌면서 화산재 등이 항공기 운항에 미치는 영향이 줄었다고 판단한 당국이 공항 운영을 재개했는데요. 현지 상황을 취재해온 동남아시아 관광 전문가, 차민경 한국 ‘여행신문’ 기자의 설명,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동남아 관광 전문가 차민경] "현지 시간으로 오후 3시부터 발리 응우라라이 국제공항이 운영을 다시 재개했습니다. 풍향이 바뀌어서 항공기를 운항하는데 조금 나아진 상황이 됐다라는 거고요. 항공운항 경보 단계가 있는데 적색에서 주황색으로 하향이 됐다, 이래서 운항이 재개된 것 같습니다."

기자) ‘응우라라이’ 국제공항에서는 사흘 동안 모두 880여 편의 이착륙 항공편이 취소돼 12만 명에 달하는 여행객이 현지를 떠나지 못했습니다. 일단 공항 운영이 재개돼서 현지를 빠져나올 수 있는 길이 열린 건데요, 아직 모든 여객 수요를 감당할 만큼 원활하게 돌아가지는 못하는 형편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현지를 빠져나오지 못하는 관광객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기자) 천재지변이나 자연재해 때문에 관광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할 수 없을 때는 여행객 자비로 추가 체류비용을 부담할 수밖에 없다고 중국과 한국의 여행사 관계자들이 저희 VOA에 밝혔는데요. 비용을 넉넉히 준비해가지 못한 사람들은 예상 못한 상황에 어려움을 겪는 형편입니다. 이에 발리 여행객 비중이 높은 나라들은 자국민 안전대책을 긴급 시행하고 나섰습니다.

진행자) 발리 여행객 비중이 높은 나라들은 어떤 곳들인가요?

기자) 인도네시아에서 지리적으로 가까운 호주 사람들이 가장 많고요. 최근 해외여행객이 급증하고 있는 중국과 한국인들도 열 손가락 안에 듭니다. 특히 한국인들 사이에서 발리는 신혼여행이나 겨울철 따뜻한 곳을 찾아 떠나는 휴양지로 인기가 높기 때문에, 지금도 장기 체류자들을 포함해 700~800명 정도가 현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단기 여행자 수는 270여명이라고 한국 외교부 관계자가 오늘(29일) VOA에 밝혔습니다.

진행자) 발리에 남아있는 한국인 수가 꽤 많은데, 한국 정부가 어떤 대책을 진행중인가요?

기자) 일단 화산 폭발 영향권에서 먼 안전한 곳으로 여행객들을 대피시키고 있고요, 내일(30일) 인근 수라바야 ‘주안다’ 공항에 전세기를 보내 한국으로 귀국시킬 예정입니다.

[녹취: 동남아 관광 전문가 차민경] "지금 현장에서, 발리에서 버스를 대동을 해서 현장에 묶여 있는 여행객들을 수바라야 지역으로, 수바라야 공항으로 이동시키고 있는 상황이고요."

기자) 동남아시아 관광 전문가, 차민경 한국 ‘여행신문’ 기자의 설명, 다시 들으셨는데요. 화산 분화로 발리를 떠나지 못한 한국인 가운데 273명은 오늘 발리 ‘응우라라이’ 국제공항에서 버스 7대에 나눠 타고 약 300㎞ 떨어진 주안다 국제공항으로 떠났습니다.

진행자) 한국인이 총 700~800명 정도 발리에 있다고 하셨는데, 남은 사람들은 어떻게 하나요?

기자) 전세기 투입과 별도로, 오늘(29일) ‘응우라라이’ 국제공항이 다시 열린 데 따라, 인도네시아 국적기인 가루다 항공 여객기를 특별 편성해 단기 여행자 이외 현지 체류 한국인들의 귀국을 돕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외교부 당국자는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더 이상 발리로는 관광을 못 떠나는 상황이겠네요?

기자) 현실적으로 그렇습니다. 한국 내 각 여행사가 여전히 발리 여행상품을 팔고는 있지만, 실제 현지에 사람을 보낼 수 없는 상황이라 임시 대책을 운영하는 중입니다. 다시 차민경 씨입니다.

[녹취: 동남아 관광 전문가 차민경] "계속 판매가 되고 있는데 지금 상황이 상황인지라, 상황을 설명하고 다른 지역으로 유도를 하고 있습니다."

기자) 발리 관광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다른 지역을 안내하거나, 여행일자를 내년 이후로 미루도록 하고 있다는 설명이었는데요. 업계는 당분간 현지 사정을 봐가며 정상적인 발리 관광 상품 운영 재개 일정을 세울 계획입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이번 일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미 당국은 지난 9월 ‘아궁’ 화산이 분화 조짐을 보일 때부터 인도네시아 전역에 대한 여행주의보를 발령했습니다. 발리 현지에서 미국인 여행객 비중은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는데요. 만일에 있을지도 모르는 미국인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관계 당국이 상황 발전을 주시하는 중입니다. 영국과 호주, 뉴질랜드 등도 미국 정부와 같은 조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9일 프란치스코 로마 가톨릭 교황이 미얀마 양곤의 축구경기장에서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29일 프란치스코 로마 가톨릭 교황이 미얀마 양곤의 축구경기장에서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진행자) 로마가톨릭 교회 수장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얀마를 방문 중인데요. 가톨릭 교황이 불교국가인 미얀마를 방문하는 건 사상 처음이라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7일부터 3박 4일간의 일정으로 미얀마를 방문하고 있는데요. 교황의 공식 방문 목적은 미얀마에 있는 가톨릭 신자들을 만나기 위한 것이지만, 최근 국제적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미얀마 내 소수인종인 로힝야족 사태에 대해 교황이 어떤 발언을 할지에 관심이 더 쏠렸습니다.

진행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웅산 수치 국가 자문역과도 만났습니까?

기자) 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문 둘째 날인 28일, 미얀마의 실질적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 겸 외무장관과 회담했는데요. 회담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이어서 외교관들과 정부· 시민사회 지도자들에게 공개 연설의 시간을 가졌는데요. 이 자리에서 교황은 종교적 화합은 강조했지만 로힝야족 사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습니다. 수치 국가자문역은 이 자리에도 동석했습니다.

진행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공개연설에서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교황은 종교적 차이가 분열과 불신의 근원이 돼서는 안 되며 오히려 화합과 용서, 관용과 지혜의 나라를 건설하는 힘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교황은 또, 미얀마의 미래는 각 사회구성원의 권리와 존엄성, 각 소수민족과 그들의 정체성에 대한 존중, 법치에 대한 존중, 민주적 질서에 대한 존중으로 공동의 이익에 기여하는 평화여야만 한다고 강조하며 로힝야족 사태를 에둘러 표현했습니다.

진행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평소에도 난민이나 인권 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가져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미얀마의 가톨릭 지도자들이 민감한 현안이란 이유로 교황에게 로힝야족 사태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말라고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로힝야족은 미얀마에 살고 있는 이슬람계 소수민족인데요. 하지만 미얀마 정부와 미얀마 국민은 이들을 방글라데시에서 온 불법 이민자들로 간주하고 있고요. 특히 지난 8월 로힝야족 무장세력이 미얀마 관공서를 습격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미얀마 정부군이 대대적인 소탕 작전에 나섰는데요. 살인과 약탈, 성폭행, 방화 등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지자, 유엔과 미국 등 국제 사회는 '인종청소'라며 비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미얀마 정부는 이런 이야기를 부인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27일 프란치스코 교황과 만난 자리에서도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사령관은 교황에게 미얀마에 인종차별이나 종교적 차별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얀마 정부는 인종청소는 지어낸 이야기라고 줄곧 부인하고 있는데요. 지난 8월 미얀마 정부군의 소탕 작전이 시작된 이래 인접한 방글라데시로 피신한 로힝야 난민은 6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교황이 오늘(29일) 미사를 집전했죠?

기자) 네, 현재 미얀마에는 약 65만 명의 가톨릭 신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교황은 29일, 미얀마 최대 도시인 양곤의 한 경기장에서 미사를 집전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어 30일에는 방글라데시를 방문해 일부 로힝야 난민들을 만날 예정인데요. 하지만 방글라데시 난민촌의 한 로힝야족 난민은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교황은 세상에서 가장 성스러운 인물인데, 교황조차 우리들의 이름을 부르지 못하는 사실이 슬프다"며 실망감을 나타냈습니다.

지난 6월 EU 정상회의가 열린 벨기에 브뤼셀에서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기자회견을 열고 브렉시트 협상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지난 6월 EU 정상회의가 열린 벨기에 브뤼셀에서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기자회견을 열고 브렉시트 협상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진행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상에 상당한 진전이 있는 걸로 보도됐군요?

기자) 네. 영국 정부와 유럽연합(EU) 당국이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EU 탈퇴)’ 협상에 큰 진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이낸셜타임스와 가디언 등 현지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그 동안 협상 진전을 막아온 가장 큰 걸림돌이, 영국이 EU회원국으로서 내야될 분담금을 정산하는 문제와 영국에 체류중인 EU국가 시민들의 신분 보장, 두 가지였는데요. 영국이 분담금 등으로 500억 파운드(미화 약 670억 달러)를 정산하는 쪽에 양측의 뜻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돈 문제를 놓고 그동안 영국과 EU사이에 이견이 컸나보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에 영국과 EU 양측이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금액, 미국 돈으로 670억 달러면 굉장히 큰돈인데요. 그 동안 EU는 영국이 나가려면 정산해야 할 돈이 이보다 훨씬 많은 1천억 유로(미화 약 1천200억 달러)에 달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영국 정부는 그만한 돈을 낼 수 없다는 입장이었는데요. 적당한 액수로 타협하고, 다음 단계 협상을 진행하기로 양측이 극적으로 합의했다는 게 현지 언론 보도입니다.

진행자) 돈 문제가 해결됐다면, 다음 단계 협상은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재정 분야 협상에서 진전을 본데 따라, 다음 주에는 EU 시민권 보장 문제, 북아일랜드 국경 현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EU 관계자가 언론에 밝혔습니다.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어제(28일) 성명에서 “브렉시트 협상 타결을 위해 집행위와 영국 정부는 이번 주에도 집중적인 대화를 계속한다”며 “협상을 다음 단계로 진행해 미래의 동반자 관계를 논의할 수 있도록 추세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진행자) 다음 단계 협상 주제, EU 시민권 보장은 어떤 내용이죠?

기자) 시민권 보장에 대해서는, 지난 6월 EU 정상회의에서 진행된 협상에서 이미 대화의 물꼬가 트였습니다. 당시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외국인이라도 영국에서 5년 이상 거주했다면 교육과 건강보험, 연금 등 복지부문에서 영국인과 동등한 권리를 누릴 수 있다”는 입장을 EU 측에 전달했고요. EU 측도 이에 만족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분담금 납부 협상에서 진전을 이뤘다는 보도에 대해, 당국은 어떻게 설명하고 있습니까?

기자) 영국 총리실은 오늘(29일) 관련 보도를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영국 정부의 이런 태도는 분담금 합의에 대해 다른 EU 회원국들의 동의를 얻는 과정이 남아있어서, 아직 확정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인 것으로 블룸버그 통신이 해설했습니다. EU측 미셸 바르니에 협상 대표도 아직 분담금 협상과 북아일랜드 국경 문제에 영국 측과 이견이 남아있다면서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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