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뉴욕 맨해튼에서 트럭으로 8명을 살해한 용의자에게 테러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용의자는 일 년 전부터 공격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 테러 용의자가 ‘비자 추첨제’로 미국에 들어왔다며 이 제도를 폐지하라고 의회에 촉구했습니다. 미국 프로야구 월드시리즈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우승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국 언론은 어제(1일)오늘(2일), 역시 지난 10월 31일에 뉴욕 맨해튼에서 발생한 테러를 머리기사로 다루고 있는데요. 용의자에게 결국, 테러 혐의가 적용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뉴욕 연방 검찰이 어제(1일) 용의자 세이풀로 사이포브 씨에게 ‘테러’ 그리고 ‘차량을 이용한 파괴와 폭력’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총에 맞고 체포됐던 용의자는 이날 휠체어를 타고 법원에 출두했습니다.
진행자) 용의자에게는 연방법이 적용된 거죠?
기자) 맞습니다. 뉴욕 주법이 아니라 연방법이 적용됐기 때문에 사형선고가 나올 수도 있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1일)오늘(2일) 인터넷 트위터에 용의자가 사형을 선고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자, 그럼 어제(1일)오늘(2일) 새로 알려진 사실이 있으면 전해주시죠?
기자) 네. 어제(1일) 검찰 측이 법원에 낸 서류에 나온 내용이 알려졌는데요. 용의자가 1년 정도 테러를 계획했고, 지난달에는 트럭을 빌려서 연습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거리에 사람이 많은 10월 31일 헬로윈데이를 공격 일자로 잡았는데, 원래는 맨해튼과 뉴욕 브루클린을 잇는 다리를 공격 목표로 삼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테러에 사용한 트럭에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 IS의 깃발을 달려고 했는데요. 하지만 사람들 주의를 끌까 봐 포기했다는 내용도 있고요. 용의자가 IS의 선전·선동을 담은 동영상 90여 편을 봤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이 동영상은 모두 용의자의 손전화에 저장돼 있었다고 하는군요.
진행자) 연방수사국(FBI)가 이번 테러와 관련해 또 다른 사람을 찾는다는 말도 있더군요?
기자) 네. 이름이 무하마드 카디로프라는 사람인데요. FBI 발표를 보면 이 사람을 찾았다고 하는데, 왜 찾았는지, 또 이번 테러와 무슨 관련이 있는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보도를 보면 용의자가 IS가 전파한 차량을 이용한 테러 방침을 따랐다고 하는데, 당시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다시 정리해볼까요?
기자) 네. 지난달 31일 오후 3시경이었는데요. 용의자 사이포브 씨가 모는 트럭이 맨해튼 서부 간선도로를 따라 난 자전거 도로를 타고 북쪽에서 남쪽으로 한참을 내달렸습니다. 그러면서 도로에 있는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친 건데, 트럭은 학교 버스를 들이받고 멈췄습니다. 범행에 쓴 트럭은 사이포브 씨가 건설자재 판매업체인 ‘홈디포’에서 빌린 차라고 합니다. 당시 용의자는 현장에서 경찰이 쏜 총에 맞고 체포됐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최근 유럽에서 발생한 것과 같은 전형적인 차량 테러로군요?
기자) 맞습니다. 최근 몇 년 새 영국과 독일 등 유럽 내 곳곳에서 차량으로 사람들을 해치는 테러가 자주 발생한 바 있었죠? 미국 민간연구소인 ‘뉴아메리카’ 집계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이래 차량으로 사람을 공격하는 테러가 15건이 발생해 14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용의자 사이포브 씨는 우즈베키스탄 출신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29세인 용의자는 미국 영주권을 가지고 있는 남성입니다. 사이포브 씨는 6년 전에 ‘영주권 추첨 제도’를 통해 미국에 들어와 현재는 플로리다주에서 살면서 트럭운전사 일을 했다는데요. 결혼해서 아이가 둘 있다고 언론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사법당국이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했는데, IS와의 연계 부분은 어디까지 알려졌습니까?
기자) 네. 이와 관련해 뉴욕 경찰청의 존 밀러 부청장은 용의자가 IS의 이름으로 테러를 저질렀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밀러 부청장] "H didi this in the name of…”
기자)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용의자 소지품에서 이 사실을 뒷받침하는 메모가 여러 개 나왔는데, 특히 트럭에서 발견된 수첩에 아랍어로 ‘IS는 영원할 것’이라고 적혀 있었다고 밀러 부청장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 테러를 IS가 지시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일단 IS가 자신들이 지시했다고 발표하지 않았고요. 또 지금까지 나온 증거로 봐선 용의자가 IS의 영향을 받아 테러를 저질렀다고 할 수 있지만, 테러를 IS가 직접 지시한 것이라는 증거는 없습니다.
진행자) 그럼 용의자는 이른바 ‘외로운 늑대’라고 할 수 있겠네요?
기자) 맞습니다. ‘외로운 늑대’라면 외부의 영향을 받아 급진화돼서 누구의 지시 없이 자발적으로 테러를 저지르는 사람을 뜻하는데요. 사이포브 씨가 바로 그런 경우입니다. 밀러 부청장은 IS가 인터넷 소셜미디어를 통해 차량을 이용한 공격 방법 등의 지침을 내렸는데, 용의자가 이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각료회의를 주재하기에 앞서 용의자를 ‘짐승’이라고 비난하고 그를 일반 교도소가 아닌 테러분자를 가두는 관타나모 수용소에 보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계속해서 테러 관련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테러 발생 후 이민정책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1일) 기자회견을 하고 테러 용의자가 ‘비자 추첨제’(Diversity Visa Lottery Program)를 통해 미국에 들어왔다면서 이 제도를 중단할 뜻을 내비쳤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I am terminating the Diversity Lottery program…”
기자) 비자 추첨제를 폐지하기 위한 절차를 바로 시작하겠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에 비자 추첨제를 폐지하는 방안을 당장 마련할 것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다양성 비자’라고도 하는 비자 추첨제는 이름은 좋아 보이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면서 이를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다양성 비자라고 부르는 비자 추첨제가 구체적으로 어떤 제도입니까?
기자) 네. 이 비자 추첨제는 미국의 이민 인구 구성을 다양하게 하기 위한 제도로 최근 5년간 미국 이민 비율이 낮은 국가 출신자들만 신청을 받은 뒤 무작위 추첨을 통해 미국 영주권을 주는 방식입니다. 미국에 가족이나 직장이 없고 난민이 아닌 사람이 미국 영주권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데요. 여기에 응모하려면 고등학교 이상 학력을 가지고 몇 년간의 직장생활 경험이 있어야 합니다.
진행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넷 트위터를 통해 이 비자 추첨제가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의 작품이라고 밝혔다는데 이건 무슨 말입니까?
기자) 네, 슈머 상원 의원이 지난 1990년대 당시 하원 의원으로 비자 추첨제를 법제화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입니다. 슈머 의원은 31일 발표한 성명에서 현 이민정책이 미국을 이롭게 한다는 믿음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제도를 비난하기보다는 테러방지 기금 등 실질적인 해결책에 집중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비자 추첨제를 반대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건 뭡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점수를 바탕으로 하는 ‘메리트 베이스 비자’(Merit Based immigration)를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메리트 비자는 신청자들의 학력이나 직업 경력, 영어 실력 등을 점수로 매겨서 점수가 높은 사람에게 영주권을 발급하는 방식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1일 인터넷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현재 메리트 기반의 이민정책을 위해 열심히 싸우고 있다며 미국이 더 강해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올해 비자 추첨제가 이미 시작되지 않았나요?
기자) 맞습니다. 영주권 추첨 작업은 보통 국무부가 매년 10월 첫 주에 신청서를 접수하면서 시작되는데요. 올해는 문제가 좀 있었다고 합니다. 국무부는 그래서 지난달 3일부터 시작했던 신청서 접수를 중단하고, 18일부터 신청서를 다시 접수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비자 추첨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움직임은 이미 올해 초부터 있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2월 공화당 상원에서 비자 추첨제를 폐지하고 다른 합법적인 이민자와 난민의 연간 입국자 수를 대폭 줄이는 법안을 내놓은 바 있고요. 하원에서도 비슷한 법안이 나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에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발의한 메리트 베이스 법안을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비자 추첨제를 통해 미국에 들어오는 인구가 몇 명이나 됩니까?
기자) 지난 2015년 회계연도의 경우 이민 비자가 발급된 전체 53만여 명 가운데 다양성 비자를 취득한 사람은 4만 8천여 명입니다. 그러니까 전체 이민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높지 않죠? 하지만 경쟁률은 아주 치열합니다. 매년 약 1천400만 명이 영주권 추첨에 응모한다고 하는데요. 당첨자는 대부분 동유럽과 아프리카 출신입니다. 하지만 미국 이민이 많은 한국, 중국, 멕시코 등 약 20개 나라 출신에게는 신청 자격이 주어지지 않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 프로야구(MLB)의 왕 중 왕을 가리는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팀이 결정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LA 다저스를 꺾고 챔피언 자리에 올랐습니다. 애스트로스는 어제(1일) 다저스 경기장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다저스를 5대1로 꺾고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습니다.
진행자) 저도 야구팬이라서 어제 경기를 흥미진진하게 봤는데요. 어제 승리는 애스트로스팀에 특별한 의미가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텍사스주 휴스턴을 근거로 애스트로스가 창단된 뒤 55년이 됐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챔피언이 됐습니다. 또 지난 8월 말에 휴스턴이 태풍 하비로 큰 물난리를 겪었는데요. 수해를 입은 휴스턴 시민에게 큰 선물이 됐습니다.
진행자) LA 다저스도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반드시 우승하겠다고 벼르고 있었는데, 결국 우승에는 실패했군요?
기자) 네. 다저스는 뉴욕 양키스나 보스턴 레드삭스 등과 어깨를 겨루는 명문 구단입니다. 이미 여섯 번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는데요. 하지만 1988년이 마지막이었습니다. 그 뒤로는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껴보지 못했는데요. 올해도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습니다.
진행자) 월드시리즈 우승자는 어떤 식으로 가리는 겁니까?
기자) 네. 흔히 메이저리그라고 불리는 미국 프로야구에는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가 있는데요. 두 리그의 대표가 월드시리즈에서 맞붙는 겁니다. 모두 7경기를 하는데요. 여기서 먼저 4승을 따내는 팀이 우승자가 됩니다. 올해 월드시리즈에서는 LA 다저스가 내셔널리그 대표로, 그리고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아메리칸리그 대표로 나갔는데, 두 팀이 엎치락뒤치락하면서 경기 전적이 3대3이 됐고, 결국 어제(1일) 7차전에서 우승자가 가려졌습니다.
진행자) 다저스에는 클레이턴 커쇼라는 걸출한 투수가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다저스는 커쇼를 비롯해 일급 선발-계투진을 앞세워서 29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렸는데요. 마지막 7차전에서 타선이 힘을 쓰지 못해 우승을 놓쳤습니다. 다저스는 1990년대 한국의 박찬호 선수가 크게 활약한 것을 포함해 현재 류현진 선수가 소속돼 있어서 한인들 사이에서 아주 인기가 높은 구단입니다.
진행자) 이번 월드시리즈 최우수 선수(MVP)는 누가 됐습니까?
기자) 최우수선수 영예는 7차전 2점 홈런을 포함해 단일 월드시리즈 첫 네 경기 연속 홈런을 터트린 조지 스프링어에게 돌아갔습니다. 스프링어는 월드시리즈에서 5개의 홈런을 터트린 역대 3번째 선수가 됐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