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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관계 정상화 합의...카탈루냐 지도부 브뤼셀로 피신


남관표 한국 국가안보실 2차장이 31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한중 관계 개선을 위한 양국 협의결과와 관련, "이번 APEC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개최한다"고 밝히고 있다.
남관표 한국 국가안보실 2차장이 31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한중 관계 개선을 위한 양국 협의결과와 관련, "이번 APEC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개최한다"고 밝히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주한미군 ‘사드’ 배치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한국과 중국이 관계를 조속히 정상화한다는데 합의했습니다. 오늘(31일) 양국이 동시에 발표한 공동발표문 살펴보겠고요. 스페인으로부터 분리독립을 선언한 카탈루냐 자치정부 지도부가 외국으로 피신한 소식에 이어서, 일본이 필리핀에 90억 달러 지원을 약속한 이야기,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한국과 중국이 그동안 불편했던 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합의했다고요?

기자) 네. 주한미군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를 배치하기로 결정하고, 설치· 운용하는 과정에서 중국이 극력 반대하면서 한국과 갈등을 빚어왔는데요. 이를 뒤로 하고, 조속히 관계를 정상화한다는 합의문을 오늘(31일) 두 나라가 동시에 발표했습니다. 합의문에서 한국 외교부는 사드 문제에 대해, 중국과 “서로의 인식을 공유하고 앞으로 군사당국 채널(경로)을 통해 소통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브리핑을 통해, 다음 달 베트남 다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이 진행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 외교부도 동시에 합의문을 발표했다고요?

기자) 네. 중국 외교부도 오늘(31일) “양국 간 갈등의 핵심요소인 사드 문제와 연관해서 향후 군 당국 채널을 통해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한국 측이 공개한 내용과 같은데요. 중국 측은 이어서, “한국에 배치된 사드는 원래 목적에 따라 제3국을 겨냥하지 않고 중국의 전략 안보 이익을 훼손하지 않겠다고 한국 측이 명확하게 말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한국은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에 들어가지 않고, 미국과 한국, 일본의 안보협력이 군사동맹으로 발전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중국 측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관계 정상화 합의에 미국 정부도 역할을 했다고요?

기자) 네. 한국에서 문재인 대통령 취임 두 달여만인 7월께부터 중국과 관계 정상화를 위한 교섭을 진행해 온 것으로 청와대 관계자가 오늘(31일) 언론에 설명했는데요. 이 과정에 미국이 상당한 도움을 준 것으로 전했습니다. 청와대 측은 “사드는 제3국을 겨냥하지 않는다는 점을 미국이 중국에 계속해서 말해줬다”고 밝혔습니다. 또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에 한국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중국에 확인해주는 부분도 미국이 양해한 사안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말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사드’ 배치 목적에 대해서 줄곧 의심해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 직후, 미국과 한국 정부는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에 대응 명목으로 ‘사드’를 주한미군에 배치하기로 합의했고요. 올해 경상북도 성주에 장비를 설치해 운용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주한미군 사드가 자국 안보를 위협한다고 꾸준히 주장해왔는데요. 이번에, 사드는 제3국을 겨냥하지 않는다, 다시말해 북한 외에 다른 나라가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미국과 한국과 중국이 함께 확인한 겁니다.

진행자) ‘사드’ 파문 이후 한국과 중국 사이에 경제· 문화 교류도 많이 줄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 당국은 한국을 상대로 사실상의 보복 조치를 잇따라 단행했습니다. 다양한 한국 기업들에 비공식적인 경제 제재를 가했고, 이 때문에 중국에서 사업하던 일부 한국 업체들은 폐업절차에 들어가기도 했는데요. ‘사드’ 설치를 위해 골프장 땅을 제공했던 롯데는 중국 현지 대형식료품점(마트)들을 매각하는 중입니다. 이 뿐만 아니라 중국 정부는 한국 드라마와 영화, 온라인 콘텐츠(문화상품) 유통을 차단하는 한편, 올 3월에는 아예 한국행 단체관광상품 전면 금지 조치를 시행했습니다. 이후 한국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전문으로 유치하는 업체들은 사실상 휴업 상태가 됐습니다.

진행자) 오늘(31일) 합의문 발표로 교류가 정상화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당국이 한국을 상대로 부과했던 비공식 제재들이 오늘(31일) 합의로 해제될 것으로 업계는 양국 경제계는 기대하고 있는데요. 다음 달 진행되는 중국 최대 쇼핑축제인 ‘광군제’에 한국 업체들이 물건을 팔기 위해 준비하기 시작했다고 중국 관영 국제전문지 환구시보가 전했습니다. 신문은 또한, 한국 온라인 쇼핑몰 업계가 중국 소비자들을 다시 끌어모으기 위해 대규모 할인행사를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국여행업협회 측은 오늘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전담여행사 대부분은 그동안 매출이 전혀 없었지만, 이제는 중국인 단체 여행객이 다시 찾아올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몇 년 동안 불편했던 한국과 중국 관계가 풀려나가게 된 계기는 뭘까요?

기자) 올해 들어 두 나라의 정치환경이 동시에 바뀐 것이 주요 요인으로 꼽힙니다. 한국에서는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이 이끄는 새 정부가 출범했고요. 중국에서는 지난주 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통해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2기가 시작됐습니다. 임기 초반 순탄한 국정 운영을 위해 대외적인 갈등 요소를 정리해야 할 양 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외신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왼쪽)이 3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왼쪽)이 3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진행자) 카탈루냐 자치정부를 이끌던 지도부가 외국으로 피신했다고요?

기자) 지난주 의회 결의를 통해 스페인으로부터 분리독립을 선언한 북동부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카를레스 푸지데몬 전 수반이 오늘(3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푸지데몬 전 수반은 지난주 스페인 정부가 헌법 155조 권한 발동을 통해 자치권을 회수한 직후 해임됐는데요. 오늘 회견에서 “나를 비롯한 우리 모두에 대해 독립적인 절차를 보장한다면, 당장이라도 귀국하겠다”며 카탈루냐 자치정부 전직 지도부에 대한 스페인 당국의 공정한 처우를 요구했습니다. 또한 카탈루냐에서 오는 연말 실시될 조기 지방선거를 받아들이겠다면서, 선거에서 분리독립에 관한 주민들의 뜻을 다시 묻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진행자) 국외로 이동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스페인 검찰이 카탈루냐 자치정부 지도자들을 기소하기로 한 게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호세 마누엘 마자 스페인 검찰총장은 어제(30일) 성명을 통해, 카탈루냐 자치정부 지도자들에게 반란과 내란선동, 공금횡령 등의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는데요. 독립선언을 강행한 푸지데몬 전 수반과 오리올 훈케라스 전 부수반, 그리고 카탈루냐 자치의회 카르메 포르가델 전 의장 등이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관련 혐의들에 유죄 판결을 받으면 각각 최대 징역 30년형을 받을 수 있는데요. 푸지데몬 전 수반은 이 같은 기소 방침이 공정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벨기에에서 한 겁니다.

진행자) 벨기에로 망명하는 건가요?

기자) 그렇진 않습니다. 푸지데몬 수반이 오늘 회견을 통해 벨기에나 제3국으로 정치적 망명 의사를 밝힐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았지만, “자유롭고 안전한” 환경에서 활동하기 위해 벨기에로 향한 것이라며 부인했습니다. 푸지데몬 수반과 카탈루냐 자치정부 전직 지도부가 동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카탈루냐 독립 움직임은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자치정부 지도부가 해외로 피신함에 따라, 분리 독립 추진 동력이 크게 약해진 것으로 외신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스페인 정부는 카탈루냐 자치의회가 독립을 선언한 지난주 금요일(27일), 상원 승인을 받아 자치권 회수 절차에 돌입했는데요. 자치정부를 폐쇄하고 관련자들을 전원 해임하는 한편, 자치의회도 해산시켰습니다. 오는 12월 21일 선거를 통해 새 지방자치단체와 지방 의회를 구성하겠다는 계획인데요. 카탈루냐에서 독립운동을 지지하던 주요 정파들도 속속 선거 참여 의사를 밝혔습니다.

진행자) 독립 추진 지도부가 사실상 와해된 건데, 현지 여론은 어떤가요?

기자) 자치정부 해산과 함께 분리 독립 지지 여론도 크게 줄었다고 외신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분리독립 움직임에 묻혀 침묵해온 반대 쪽 시민들은 거리로 나서고 있다고 영국신문 가디언을 비롯한 매체들이 보도했는데요. 최근 카탈루냐 광장 인근에서 벌어진 독립 반대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으로 130만 명이 모였습니다.

진행자) 카탈루냐 독립을 둘러싼 최근 갈등, 어떻게 전개됐는지 되돌아보죠.

기자) 이달 초 스페인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강행하면서, 주변 정세가 혼란해졌습니다. 자치정부 측은 투표자 90% 이상이 독립에 찬성한 것으로 주장했지만, 스페인 당국은 주민투표 자체가 헌법에 위배된다며 독립 추진을 포기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카탈루냐 자치의회는 지난주 전격 독립선포 결의안을 의결했고요, 이에 맞서 스페인 당국은 자치권을 박탈했습니다. 카탈루냐는 스페인 나머지 지역과 문화· 역사적 배경과 조금씩 다르고, 경제력도 월등하기 때문에 분리독립 움직임이 계속돼왔지만, 매번 좌절됐습니다.

30일 일본을 방문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왼쪽)이 도쿄 총리 관저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30일 일본을 방문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왼쪽)이 도쿄 총리 관저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1년 만에 일본을 또다시 방문했군요.

기자) 네, 두테르테 대통령이 30일부터 이틀간의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 중입니다. 지난해 10월 방문 후 두 번째 공식 방문인데요. 두테르테 대통령은 도착 첫날인 30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도쿄 총리관저에서 정상회담을 열었습니다.

진행자) 두 정상의 회담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일본 정부가 필리핀의 사회 기간시설 확충과 이슬람 분리주의 반군과의 전투로 피해가 심각한 민다나오 섬 재건 등을 위해 향후 5년간 9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앞서 지난 1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필리핀을 방문했을 당시 이러한 지원을 약속했었는데요. 30일 두 정상이 공동 합의문에 서명함으로써 이를 공식화한 것입니다. 이는 일본이 한 나라에 지원하는 금액으로는 가장 큰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일본이 아주 적극적으로 필리핀과의 관계 증진을 모색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6월 두테르테 대통령이 취임한 이래 두 정상이 자리를 함께 한 건 지금까지 모두 4번인데요. 아베 총리는 특히 지난 1월 외국 정상으로서는 처음, 두테르테 대통령의 고향이자 정치적 터전인 남부 다바오시를 방문할 만큼 필리핀과의 관계 구축에 공을 들여왔습니다. 일각에서는 최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나라 가운데 하나인 필리핀을 사이에 두고 중국을 견제하는 행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요. 참고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도 지난해 10월, 중국을 방문한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240억 달러의 경제 지원을 약속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양국 간 정상 회담에서 또 어떤 이야기가 오갔습니까?

기자) 네, 중국이 대부분 해역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남중국해 문제가 주요 현안으로 다뤄졌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남중국해 분쟁 당사국은 아닌데요. 하지만 남중국해는 전 세계 해상교통량의 3분의 1을 차지할 만큼 중요한 지역이기 때문에,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해왔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일본은 필리핀의 해상 정찰 능력이 향상되도록 지원과 협력도 약속했습니다.

진행자) 북한 문제도 논의했습니까?

기자) 네, 현재 필리핀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의장국으로, 이제 다음달이면 필리핀에서 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릴 예정인데요. 아베 총리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아세안 회원국들에게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도록 요청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베 총리는 또 아세안 정상회의의 성공을 위해 두테르테 대통령을 전면 지원하겠다고 강조했고요. 이에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두 나라가 전략적 우호 관계를 강화하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로 나아가자고 화답했다고 일본의 언론들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일본 정부가 필리핀 정부의 테러 척결 노력도 지원할 방침이라고요.

기자) 네,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IS를 추종하는 이슬람 분리주의자들이 특히 준동하는 곳입니다. 최근 필리핀 정부는 이슬람 반군이 장악했던 민다나오 마라위시 탈환에 성공했는데요. 오는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는 일본 정부로서 이 테러 문제는 굉장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이 때문에 IS의 출몰을 막기 위한 필리핀 정부의 노력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이고요. 일본 정부는 또 마약 근절을 위한 필리핀 정부의 노력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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