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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한 FTA 개정협상 합의...일본 '원전 재가동' 총선 쟁점


로버트 라이트하이저(왼쪽 두번째)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이끄는 미국 측과 김현종(오른쪽 두번째)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등 한국 측 통상 당국자들이 4일 워싱턴 DC에서 자유무역협정(FTA) 제2차 공동위원회 특별회기를 진행하고 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왼쪽 두번째)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이끄는 미국 측과 김현종(오른쪽 두번째)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등 한국 측 통상 당국자들이 4일 워싱턴 DC에서 자유무역협정(FTA) 제2차 공동위원회 특별회기를 진행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 한국 사이에 자유무역협정(FTA)을 고치는 문제를 놓고 견해차가 컸는데요. 결국, 개정협상을 시작하기로 어제(4일) 워싱턴에서 합의했습니다. 2011년 후쿠시마 방사능 유출 사고 이후 운영을 멈췄던 일본 내 원자력발전소 일부 재가동이 가능해졌고요. 올해 노벨 문학상이 일본계 영국인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에게 돌아간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한국이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요?

기자) 네. 미국과 한국이 통상 당국이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에 공식 착수하기로 어제(4일) 합의했습니다. 이날 워싱턴 미 무역대표부(USTR)에서 진행된 자유무역협정(FTA) 제2차 공동위원회 특별회기에서 내린 결론인데요. 회의 직후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 대표는 앞으로 양국 FTA의 “두드러진 운영상 문제를 해소하고, 나아가 더 공정하고 호혜적으로 개정하기 위한” 협상을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진행자) FTA 개정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한 것, 어떤 의미가 있나요?

기자)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새 정부 출범 이후 줄곧 FTA 재협상 내지는 개정을 한국 측에 요구해왔는데요. 한국은 개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지켜왔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 8월 서울에서 열린 제1차 공동위원회에서도 양측이 아무런 결론을 맺지 못하고 헤어졌는데요. 어제(4일) 회의에서 한국 측이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인 겁니다. 한국 산업부는 “FTA의 상호호혜성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 개정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는데요. 경제전문 매체들과 외신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한국과의 FTA 폐기까지 거론하면서 강경한 입장을 보인 것이, 한국 측 태도 변화를 이끈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 전 문재인 한국 대통령을 만나서도, FTA 개정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죠?

기자) 네. 지난달 미국 뉴욕 유엔총회 기간에 진행된 양국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의 무역 협정이 우리(미국)에게는 아주 나쁘고 한국에는 매우 좋다”면서 “모두에게 더 공정하게 만들기 위해 그것(자유무역협정)을 바로잡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회담에 앞서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회담에 앞서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의 FTA 폐기까지 거론하면서 개정을 요구하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한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과의 무역 불균형을 바로잡는 것을 역점 경제정책으로 진행중입니다. 미국 내 산업을 되살리고,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인데요. 한국과의 무역 불균형 상당 부분이 자유무역협정(FTA)에서 비롯된 것으로 트럼프 행정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 7월 한국 정부에 보낸 FTA 개정협상 개시 요구 서한에서, “자유무역협정(FTA)을 협상할 당시, 양국 경제가 함께 현저한 이득을 볼 것으로 기대했지만, 우리(미국)의 적자가 계속 늘었고, 특히 상품거래 적자는 두 배가 됐다”면서, “미국은 한국과의 상품 교역에서 20여 년 가까이 적자를 내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두 나라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뒤 미국이 적자를 많이 봤나요?

기자) 네.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2012년 이래, 미국이 보는 무역 적자가 이전의 두 배가 된 것으로 미 상무부 통계국 자료에서 나타났습니다. 금액으로 따지면 총 276억 달러에 달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무역 불균형 해소를 강조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조금 줄었다고요?

기자) 네. 올해 들어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한국에 대한 무역 적자가 131억 달러였는데요, 작년 같은 기간 188억 달러에서 상당히 준 겁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월 말에 취임했으니까, 새 정부 출범 후 적자가 줄어든 건 맞는데요. 이런 정치환경 변화가 영향을 미친 건 아닌 걸로 전문가들이 평가합니다. 그동안 FTA 조항을 고치거나 운영 상황이 변한 게 없었고요, 올 초에 한국은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심판 중이었고, 문재인 새 정부는 5월에 출범했기 때문에 양측이 미국의 무역적자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한국이 FTA 개정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던 이유는 뭐죠?

기자) 한국 측은 미국이 보는 적자가 자유무역협정(FTA) 때문이 아니라, 다양한 요인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해왔습니다. 그래서 개정 협상보다는, FTA 효과를 두 나라가 함께 분석하자고 제안했는데요. 이를 통해 먼저 미국의 무역 적자를 개선할 방안을 찾아서, FTA를 고치는 것은 피하자는 게 한국 정부 입장이었습니다.

진행자) 그럼, 미국과 한국의 FTA 개정 협상은 언제부터 진행하나요?

기자) 구체적인 날짜가 확정되진 않았습니다. 한국으로부터 개정 협상을 시작하기로 동의를 얻은 것만으로도 미국 쪽에선 큰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요. 현재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캐나다· 멕시코를 상대로 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나프타) 재협상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과의 FTA 개정 협상은 조금 여유를 가지고 일정을 잡을 것으로 로이터통신이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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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방사능 유출 사고 이후 운영을 멈췄던 일본 내 원자력 발전소들을 다시 가동할 수 있게 됐다고요?

도쿄전력 산하 후쿠시마 다이치 원자력발전소 침출수 보관 탱크 앞으로 지난 2월 현장 근로자가 지나고 있다.
도쿄전력 산하 후쿠시마 다이치 원자력발전소 침출수 보관 탱크 앞으로 지난 2월 현장 근로자가 지나고 있다.

기자) 네.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에서 방사능이 유출된 사건 이후, 운영사인 ‘도쿄전력’ 산하 원전들을 당국이 운행 정지시켰는데요. 도쿄전력 원전 2곳을 재가동할 수 있게 하는 ‘심사서안’을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가 어제(4일) 승인했습니다. 앞으로 주민 의견 수렴절차만 거치면, 해당 원전들을 다시 가동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원자력규제위원회가 최근 이 문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고요?

기자) 네. 지난달 13일 규제위원회가 도쿄전력 측 원전 재가동 계획을 조건부 허가했습니다. 안전 강화에 대한 다짐을 받고, 새 냉각장치 등을 추가하는 한편, 경제산업성이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조건을 단 건데요. 이 조건의 이행 상황이 담긴 485쪽 규모 보고서인 ‘심사서안’을 이번에 승인한 겁니다.

진행자) 앞으로 주민 의견을 듣는 절차가 남았다고요?

기자) 네. 재가동이 예정된 니가타현 가시와자키카리와 원전 6, 7호기 주변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앞으로 30일 동안 듣게 되는데요. 하지만 니가타 현 당국은 자체 실시하는 안전 검증이 마무기 되기 전까지는 재가동을 불허하겠다면서,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 조치에 반발하는 중입니다. 니가타 현이 진행하는 안전 검증은 최소한 3~4년이 걸릴 것으로 일본 언론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역 당국이 반발하는 건, 현지 주민 여론이 안 좋기 때문인가요?

기자) 맞습니다. 니카타 일대 주민들이 원전 재가동 계획에 반발해 소송을 준비중이라고 지난달 조건부 허가 직후 현지 언론이 전했는데요. 방사능이 유출된 후쿠시마 일대 주민들의 피해가 아직도 진행중인 상황이어서, 주민들 사이에선 원자력 발전소 재가동 반대 의견이 훨씬 높은 것으로 파악됩니다.

진행자) 원전 재가동 문제가 이달 일본 총선 주요 쟁점 가운데 하나라고요?

기자) 네. 여당인 자민당은 지난 월요일(2일) 발표한 총선 공약에서 ‘새로운 규제 기준에 맞춰, 지역 당국의 이해를 구하면서 원전 재가동을 추진한다’고 명시했는데요. 고이케 유리코 도쿄 도지사를 중심으로 창당한 야권 신당 ‘희망의 당’은, 2030년 목표인 ‘원전 제로’ 공약으로 맞서는 중입니다. 원자력 발전소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건데요. 에너지 비용 부담을 이유로 원전 재가동이 필요하다는 여당과, 환경보호와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원전을 모두 없애겠다는 야당의 주장 가운데 어느 쪽이, 오는 22일 진행될 일본 총선에서 많은 선택을 받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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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오늘(5일) 발표됐죠?

기자) 네. 올해 노벨 문학상은 일본계 영국인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 씨에게 돌아갔습니다. ‘남아 있는 나날(The Remains of the Days)’, ‘우리가 고아였을 때(When We Were Orphans)’ 같은 작품을 쓴 사람인데요. 노벨 문학상 주관기관인 스웨덴 한림원은 오늘(5일) 수상자 발표를 통해 “위대한 정서적 힘을 가진 소설들을 통해, 세계를 연결하는 환상 밑의 심연을 드러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습니다.

2017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된 일본계 영국인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
2017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된 일본계 영국인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

진행자) 일본계 영국인이라는 출신 배경이 독특하네요?

기자) 이시구로 씨는 1954년 일본 나가사키에서 태어났는데요. 여섯 살 때인 1960년, 영국 해양학연구소에서 근무하게 된 아버지를 따라 이주했습니다. 대학 졸업 후인 1982년 영국 국적을 얻으면서, 본격적인 창작을 시작했습니다. 이때 발표한 첫 소설 ‘창백한 언덕 풍경(A Pale View of Hills)’가 위니프레드 홀트비 기념상을 받아 작가 생활 초창기부터 주목받았습니다.

진행자) 스웨덴 한림원이 ‘위대한 정서적 힘을 표현’한다고 극찬했는데, 대중에게도 잘 알려진 작가인가요?

기자) 이시구로 씨는 문학 비평가들은 물론이고, 대중으로부터도 고르게 호평받는 작가입니다. 인간과 문명에 대한 비판을 특유의 문체로 표현해왔는데요. 지난 1995년 자국 최고 영예인 대영제국 훈장을 받았고요, 1998년 이웃 나라 프랑스에서도 문예훈장을 받았습니다. 최근에는 좀 더 대중성에 집중하는 작품 경향을 보여서요, ‘나를 보내지 마(Never Let Me Go)’와 ‘녹턴(Nocturnes)’은 세계 각국 베스트셀러(가장 많이 팔린 책) 목록 윗자리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대중성을 띤 사람들이 최근 노벨상 주인공이 되는 경우가 많네요?

기자) 네. 지난해 노벨 문학상이 미국 대중가수 밥 딜런에게 돌아가면서, ‘파격’이라는 세계 언론의 평가를 받았는데요. 올해 노벨 물리학상 공동 수상자인 킵 손 캘리포니아공대 명예교수는 과학을 쉽게 풀어주는 대중강연은 물론, 인기 영화제작에도 관여한 인물입니다. 블랙홀을 통한 우주여행으로 시간이 역전된 상황을 그린 ‘인터스텔라’라는 영화가 지난 2014년 세계적으로 많은 관객을 끌어모았는데요. 손 명예교수는 이 영화 과학 자문으로 이야기 전개를 이끌었습니다. 영화 참여 직후인 2015년 9월, 지구에서 13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중력파’를 검출해냈고요. 우주 기원에 대한 이론상의 ‘중력파’를 처음 확인한 게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 이유가 됐습니다.

올해 노벨 물리학상 공동 수상자들인 킵 손(오른쪽) 캘리포니아공대 명예교수와 배리 배리시 명예교수가 지난 3일 스웨덴 왕립 과학 아카데미 발표 직후 교정에서 함께 축배를 들고 있다.
올해 노벨 물리학상 공동 수상자들인 킵 손(오른쪽) 캘리포니아공대 명예교수와 배리 배리시 명예교수가 지난 3일 스웨덴 왕립 과학 아카데미 발표 직후 교정에서 함께 축배를 들고 있다.

진행자) 앞서 발표된 올해 노벨상 분야별 수상자, 정리해볼까요?

기자) 생리·의학상은 하루 24시간 동안 우리 몸의 변화를 이끄는 ‘생체시계’ 유전자를 규명한 제프리 홀 메인대 교수 등 미국인 학자 3명이 함께 받게 됐고요. 물리학상은 앞서 말씀드린 킵 손 캘리포니아공대 명예교수를 비롯한 미국 대학교수 3명이 공동수상자로 결정됐습니다. 화학상은 미국 콜롬비아 대학교의 요아힘 프랑크 교수와 스위스, 영국 학자 등 3명이 함께 받는데요. 세포를 구성하는 아주 작은 원자 분해 수준까지 관찰할 수 있도록 만든 ‘저온전자현미경’ 기술이 인정받았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어떤 분야 발표가 남았나요?

기자) 내일(6일) 노벨 평화상 수상자가 공개될 예정이고요, 다음 주 월요일(9일)에는 경제학상 수상자를 발표합니다. 시상식은 노벨상을 만든 스웨덴의 다이너마이트 발명가 알프레드 노벨 사망일인 12월 10일, 스톡홀롬에서 진행되고요. 분야별 수상자들에게는 상패와 함께 900만 크로나(미화 약 110만 5천 달러) 상금을 줍니다. 공동 수상의 경우 정해진 상금을 같은 액수로 나눠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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