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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러시아 내통' 백악관 자료 요구...연준 4.5조달러 자산 축소


지난해 대선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측의 내통 의혹을 수사중인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가 지난 6월 상원 법사위 비공개 회의 직후 의사당을 나서고 있다.
지난해 대선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측의 내통 의혹을 수사중인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가 지난 6월 상원 법사위 비공개 회의 직후 의사당을 나서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하고 있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이 백악관 측에 광범위한 분야의 자료를 요청했습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양적완화’를 통해 보유하고 있던 자산을 축소하기로 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 미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가 줄어들었다는 미 정부 보고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오늘(21일) 미국 국내 뉴스 가운데 단연 머리기사는 역시 뮬러 특검 관련 소식이죠?

기자) 맞습니다.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가 이끄는 특검이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하고 있는데요. 특검이 최근 백악관에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 발생한 중요한 사건들과 관련된 자료를 요청했다고 뉴욕타임스 신문이 어제(20일) 처음으로 보도했습니다. 여기서 자료라고 하면 관련 문서뿐만 아니라 이메일도 들어갑니다.

진행자) ‘러시아 스캔들’이라면 구체적으로 뭘 말하는 겁니까?

기자) 러시아가 지난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위해 개입했다는 의혹입니다. 특검은 이와 관련해 트럼프 진영이 러시아와 내통했는지,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관련 조사를 방해했는지도 함께 조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특검이 구체적으로 어떤 자료를 요청했다는 건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뉴욕타임스는 백악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해고, 또 트럼프 대통령 장남의 러시아 인사 접촉 관련 자료 등 모두 13항목에 걸친 자료를 요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지난 6월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지난 6월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진행자) 대부분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서 중요한 사건들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이 가운데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하다 지난 5월에 해고된 코미 전 FBI 국장과 관련된 항목이 단연 눈길을 끄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기간 코미 전 국장과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또 코미 전 국장의 해고와 관련해 백악관 안에서 어떤 말이 오갔고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전 국장을 해고한 직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났을 때 그 자리에서 어떤 말이 나왔는지를 알려주는 자료 등이 모두 포함됩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나서 한 발언이 구설에 올랐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문제로 큰 압력을 받았는데, 코미 국장을 해고해서 압력을 덜 수 있었다”라고 말해서 크게 논란이 됐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대통령이 지난 5월 백악관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대통령이 지난 5월 백악관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진행자) 그 밖에 특검이 요청한 항목 가운데 눈에 띄는 것으로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자) 네. 러시아 관련 의혹으로 자리에서 물러났던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해고할 때의 정황과 관련된 자료가 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 씨가 지난해 대선 기간 러시아 쪽 인사들을 만난 사실이 알려졌을 때 백악관이 이에 어떻게 대응하기로 논의했는지도 들어갔습니다.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진행자) 이와 관련해 트럼프 주니어 씨는 처음에 러시아 아동입양 문제로 러시아 인사들을 만났다고 해명했지만, 나중에 말을 바꿨죠?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변호사가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불리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해서 이들을 만났다고 밝혔습니다. 이 문제도 트럼프 진영의 러시아 내통 의혹과 관련해 특검이 중요하게 들여다보고 있는 부분인데요. 특검 측은 그밖에 트럼프 핵심 참모들과 관련된 자료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특검이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폴 매너포트 씨 역시 집중 조사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매너포트 씨는 지난해 트럼프 진영의 선거대책본부장으로 있다가 친러시아 성향의 우크라이나 정당을 도왔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물러났는데요. 특검은 최근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매너포트 씨의 행적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미국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매너포트씨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후보로 확정되기 2주 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까운 러시아 억만장자에게 선거 관련 브리핑을 제안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대통령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왼쪽)와 폴 매너포트 전 공화당 대통령선거 대책본부장.
대통령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왼쪽)와 폴 매너포트 전 공화당 대통령선거 대책본부장.

진행자) 특검의 자료 요청으로 백악관이 아주 바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인 측은 특검이 몇 주 전에 관련 자료를 요청했고, 이번 주 안에 모든 자료를 넘길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BRIDGE ///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함께 하고 계십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어제(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쳤는데, 여기서 중요한 결정이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준이 이른바 ‘양적완화’를 통해 보유하고 있던 자산을 축소하기로 했습니다. 참고로 연준 산하 기구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경제 성장이나 고용, 물가, 그리고 국제 무역과 관련한 정책을 수립하는 곳입니다.

진행자) 이 소식을 이해하려면 ‘양적완화’라는 게 뭔지 설명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양적완화’는 연준이 금융시장에 돈을 푸는 방법 가운데 하나인데요. 구체적인 방법으로 시중에 있는 연방정부 채권이나 주택담보부대출 채권(모기지채권) 등을 사들이는 겁니다. 연준이 2014년까지 이 양적완화로 공급한 자금이 무려 4조5천억 달러에 달합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정부가 채권을 사들이면서 지급한 돈이 시장에 공급됐다는 말인데, 이건 위기에 빠진 미국 경제를 살리려는 조처였죠?

기자) 맞습니다. 2008년부터 금융위기로 경제가 휘청이자 연준이 이자율을 대폭 내리는 동시에 이 ‘양적완화’로 돈을 시장에 풀어서 경제를 살리려고 한 겁니다. 연준은 일단 10월부터 매달 100억 달러 규모로 자산을 축소하기 시작해 차차 축소 폭을 늘리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자산축소’, 즉 양적완화로 정부가 사들인 자산을 다시 팔겠다는 것은 시장에 돌아다니는 돈을 거둬들이겠다는 말인데 이건 경제 상태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다는 말 아니겠습니까?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20일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20일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기자) 맞습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어제(20일) 자산축소 발표를 하면서 미국 경제가 좋다는 진단을 내놓았습니다. 실제로 미국의 실업률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고요. 또 가구당 소득도 탄탄한 모습을 보이는 등 현재 미국 경제가 순항하고 있습니다. 다만 경제성장률이 기대에 못 미치고 또 물가상승률도 지지부진하다는 문제가 있긴 한데요. 하지만 옐런 의장은 정부 보유 자산을 줄이기 시작할 수 있을 만큼 미국 경제의 상태가 좋다고 진단했습니다.

진행자) FOMC에서 또 주목하는 것이 이자율과 관련된 결정인데, 이번에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이번 회의에서는 이자율 인상은 없었습니다. 연준은 올해 들어 두 번 기준금리를 인상했는데요. 많은 전문가는 연준이 올해 말에 한 번 더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BRIDGE ///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올해 미국을 찾은 해외 관광객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상무부는 올해 1/4분기 해외 관광객 수가 전년과 비교해 70만 명 가까이 줄어들었다고 밝혔습니다. 4% 이상 줄어든 건데요. 관광업 연구 기관 ‘투어리즘 이코노믹스(Tourism Economics)’는 여행객 감소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27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진행자) 어느 나라 관광객이 특히 줄었나요?

기자) 우선 유럽 관광객이 전년 대비 약 10% 줄었고요. 멕시코 관광객이 7%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가장 많은 감소세를 보인 것은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온 관광객인데요. 이들이 여행객 전체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적긴 하지만, 25%로 큰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진행자) 중동과 아프리카라고 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입국을 제한하겠다고 밝힌 나라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민 대다수가 이슬람교를 믿는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 6개 나라 시민들의 입국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하는가 하면, 불법입국자를 막기 위해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세우겠다고 약속했죠? 하지만 뉴욕타임스 신문은 이런 정책 때문에 미국으로 오는 관광객이 줄었다고 증명할 만한 충분한 근거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앞선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취임했을 당시와 비교해보면 어떻습니까?

기자) 오바마 대통령의 처음 취임했던 2009년도에도 역시 관광객이 줄었습니다. 전년 대비 14% 넘게 떨어졌었는데요. 하지만 그때는 세계적으로 경기 침체가 막 시작된 직후였습니다.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2013년 1/4분기 때는 전년 대비 해외 관광객이 6% 이상 증가한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올 상반기에 여행객이 줄어든 이유를 어떻게 분석할 수 있을까요?

기자) 네. 마침 여론조사 기관인 퓨리서치 센터가 지난 6월, 미국에 대한 호감도를 조사했는데요. 그 결과를 보면,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7개 나라 출신 응답자들 가운데 미국에 호감을 느낀다는 응답 비율은 49%였는데요.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이 비율이 64%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를 보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난주에도 퓨리서치가 비슷한 내용의 설문조사를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멕시코 인의 2/3 가까이가 미국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2년 전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라고 하네요.

진행자) 최근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데, 그 영향은 없을까요?

기자) 네. 그게 이유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달러가 강세라는 말은 여행객들이 더 비싸게 환전을 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캐나다의 경우 올해 캐나다 달러가 크게 약세를 보였는데도 미국을 찾는 캐나다인의 숫자는 오히려 15%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올해 초 전반적인 여행객의 숫자는 줄었지만, 여행객들의 씀씀이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그럼 여행객 추이에 민감한 여행업계 쪽에서는 어떻게 분석하고 있습니까?

기자) 해외 여행시장이 매우 경쟁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가장 인기 있는 여행 국가 순위에서 미국은 작년 보다 두 계단 떨어진 6위를 기록했는데요. 일본이나 영국보다도 처지는 순위였습니다. 따라서 관광업계가 미국의 개방성과 다양성을 옹호하기 위해 힘쓰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올해 1/4분기 관광객이 줄어든 이유가 명절 연휴와도 상관이 있다는 말이 있던데 이건 무슨 말인가요?

기자) 네, 보통 관광객들이 많이 움직이는 기간은 기독교의 부활절과 유대교의 유월절 연휴 기간인데요. 작년엔 이 연휴가 3월이었지만, 올해는 4월이었습니다. 실제로 올해 4월에는 좀 더 나은 상황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혹시 미국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난 나라는 없었나요?

기자) 있었습니다. 바로 한국인데요. 올해 1/4분기에 미국을 방문한 한국인 숫자는 전해보다 1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한편, 아시아 전체 관광객 수는 0.6% 늘어나면서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서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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