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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체 청소년 추방유예 폐지 가닥...LA 사상최대 산불


1일 로스앤젤레스 인근 방송사· 대형 스튜디오 밀집지역인 버뱅크에서 터헝가 방향으로 촬영한 산불 진압 현장. 짙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인근 주택가에 소개령이 내려진 가운데,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도됐다.
1일 로스앤젤레스 인근 방송사· 대형 스튜디오 밀집지역인 버뱅크에서 터헝가 방향으로 촬영한 산불 진압 현장. 짙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인근 주택가에 소개령이 내려진 가운데,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도됐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 체류 청소년 추방유예(DACA)’ 프로그램을 폐지하기로 결정하고, 곧 공식 발표할 예정입니다. 관련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미 서부 지역이 기록적인 폭염을 보이는 가운데 산불까지 확산하면서 로스앤젤레스 지역에 비상사태가 선포됐다는 소식, 또 지난달 미국에서 신규 일자리가 15만6천 개 늘었고, 실업률은 4.4%로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노동부가 발표한 8월 노동지표 자세히 살펴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체류 청소년들의 운명을 결정할 중대한 발표를 할 예정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 체류 청소년 추방유예’ 프로그램, 일명 DACA(Deferred Action for Childhood Arrivals) 프로그램 존폐 여부를 내일(5일) 공식 발표할 예정인데요. 어제(3일) 백악관 보좌관들과 최종 논의 끝에 결국 DACA 프로그램 폐지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백악관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마음을 바꿀 수 있다면서도, 폐지하는 쪽으로 일단 마음을 굳혔다고 밝혔습니다.

'불법체류 청년 추방 유예(DACA)' 프로그램을 지지하는 주민들이 1일 로스앤젤레스 도심 연방청사 앞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불법체류 청년 추방 유예(DACA)' 프로그램을 지지하는 주민들이 1일 로스앤젤레스 도심 연방청사 앞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진행자) DACA 프로그램은 어린 나이에 미국에 들어온 불법 이민자를 구제해주는 정책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부모를 따라 미국에 불법 입국한 청소년들이 추방 걱정 없이 학교나 직장을 다닐 수 있도록 2년마다 추방유예 자격을 갱신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입니다.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에 DACA 정책을 마련해서 2014년에 확대했는데요. 신청 대상은 16살 이전에 미국에 입국한 사람으로 2010년 1월 1일 이전부터 계속 미국에 거주했고 또 지원서를 제출한 날짜를 기준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했거나 이와 동등한 졸업장을 받은 젊은이들입니다.

진행자) DACA 프로그램 수혜자가 적지 않다고요?

기자) 네, 미 전역에서 최대 8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 DACA 수혜자들을 가리켜 ‘드리머(dreamers)’라고 부르는데요. 지난해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강경한 이민정책을 주장하면서 DACA 프로그램 폐지를 공약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엔 DACA 폐지 여부가 대통령으로서 가장 어려운 문제 가운데 하나라고 언급하는가 하면, 드리머들에게 연민이 있다고 말하면서 유지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DACA를 폐지하기로 마음을 굳힌 건데, 이를 당장 시행하는 건 아니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DACA 프로그램을 폐지하되, 6개월의 유예기간을 준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 기간에 의회가 DACA 문제를 다룰 시간을 준다는 건데요. 앞서 설명했지만, DACA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탄생하지 않았습니까? 의회의 논의를 거치지 않은 정책이죠. 그런데 이제 DACA의 운명을 의원들의 손에 넘기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의원들은 DACA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보여왔습니까?

기자) 의회 지도부는 대체로 DACA 폐지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왔습니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DACA를 유지할 것을 촉구하면서 의회가 드리머들을 보호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해왔고요.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대표 역시 드리머들을 위한 법적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라이언 의장이 민주당 의원들과 협력해 달라고 요청했었습니다.

지난달 23일 오리건주 힐스보로에서 연설하고 있는 폴 라이언 하원의장.
지난달 23일 오리건주 힐스보로에서 연설하고 있는 폴 라이언 하원의장.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폐지 결정에 찬성하는 목소리도 있다고요?

기자) 네, 공화당 소속의 스티브 킹 하원의원은 어제(3일) 인터넷 사회연결망인 ‘트위터’에 DACA 폐지는 법의 지배를 회복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환영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의원들은 반대의 목소리를 냈는데요. 민주당 소속 브라이언 샤츠 상원의원은 DACA 수혜자들은 현재 미국에서 일하고, 공부하고, 군 복무도 하고 있다며 그들을 쫓아내는 것은 미국의 전통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고요. 역시 민주당 소속의 엘리엇 앵글 하원의원은 DACA 폐지는 중대한 실수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6개월의 유예기간이 있으니까 앞으로 의회에서 어떤 움직임이 나올지 지켜봐야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DACA 폐지를 반대해왔던 공화당의 오린 해치 상원의원은 드리머들이 계속 미국에 머물 수 있는 길을 열어 주는, 의미 있는 이민개혁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의원들과 협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민주당의 호아킨 카스트로 하원의원은 지난 5년 간 DACA가 입법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의원들에게 기회가 온 것이라며, 법안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설 뜻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이 때까지 DACA 프로그램에 대한 찬반 논란, 팽팽하게 이어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 국토안보부는 지난 6월 DACA 프로그램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히는 메모랜덤 즉, 지침을 발표하면서 다만, DAPA라고 하는 불법 청소년 부모들에 대한 구제정책은 폐지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자 공화당 성향의 10개 주 법무장관들이 당시 존 켈리 국토안보장관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DACA 추방 유예를 폐지하지 않는다면,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해서라도 이를 폐지시킬 것이라고 반발했습니다. 반면에, 민주당 성향의 20개 주 법무장관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DACA 수혜자들이 미국 경제와 사회에 기여도가 높다고 강조하면서 프로그램 유지를 촉구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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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함께 하고 계십니다. 최근 미 남부 텍사스 주 일대에 초강력 허리케인으로 인한 폭우로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는데요. 서부 지역은 폭염과 산불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주말, 미 서부 지역은 확산하는 산불로 수 천 명이 대피하는가 하면 곳곳에서 대규모 구조작업이 진행됐습니다. 오리건주에서는 어제(3일) 산행에 나섰다 불길에 갇힌 등반객 140명이 구조됐고요. 얼마 전에도 대형 산불이 근접했던 캘리포니아주 북동부 요세미티 국립공원 근처에는 다시 산불이 번지면서 수많은 소방대원이 파견돼 진화작업을 펼쳤습니다.

진행자) 산불로 비상사태가 선포된 곳도 있다고요?

기자) 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지역에 산불이 번지면서 어제(3일) 에릭 가세티 시장이 시 차원의 비상사태를 선포한 데 이어 제리 브라운 주지사는 LA 카운티에 주 차원의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가세티 시장은 이번 산불이 LA 역사상 가장 큰 규모라고 밝혔는데요. 산불이 주택가로 인접하면서 주택 3채가 불에 탔고요. 1천여 명의 소방대원이 투입돼 23 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야산에서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에릭 가세티 로스앤젤레스 시장
에릭 가세티 로스앤젤레스 시장

진행자) 이렇게 산불이 확산하는 데는 무더운 날씨도 한몫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서부 지역에 닥친 최악의 폭염으로 고온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고요. 이로 인해 초목이 바짝 마른 상태이다 보니 산불 진화에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LA 소방당국은 설명했습니다. 어제(3일) LA 국제공항의 최고 기온이 섭씨 36도에 달하면서 1982년 기록한 33도 기록을 갈아치웠고요. 샌타바버라 지역 등은 최고 기온이 38도에 달했습니다.

진행자) 이럴 때 비라도 좀 오면 도움이 될 텐데요.

기자) 맞습니다. 다행히 어제(3일) 저녁에 LA 일대에 태풍이 잠시 올라오면서 산불이 좀 잡혔고요. 세 개 도시에 내려졌던 대피 명령도 취소되면서 1천400명의 주민이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주 당국은 이날 또 다른 지역에 산불로 인한 대피 명령을 내리는가 하면 워싱턴주 역시 주 전역에 산불로 인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민들의 대피를 권고했습니다.

지난 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카운티 소방당국이 버뱅크 시내에서 산불확산 차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카운티 소방당국이 버뱅크 시내에서 산불확산 차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허리케인 하비가 강타한 휴스턴 지역은 어떻습니까? 안정이 좀 됐습니까?

기자) 네, 실베스터 터너 휴스턴시장이 어제(3일) ‘CBS' 방송에 출연해 홍수 피해 복구 작업이 진척됐다며, 대형 행사나 회의, 운동 경기 등 평상적인 활동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또 소방대원들은 화학물질이 폭발해 불이 났던 휴스턴 인근 ‘아케마’ 공장에서 진화 작업을 벌였는데요. 화학물질 오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긴 했지만, 미 환경보호청(EPA)은 조사 결과 해당 공장에서 위험한 독성 물질이 방출된 흔적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피해 규모도 집계가 되고 있죠?

기자) 네,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어제(3일) ‘폭스 뉴스’에 출연해 허리케인 하비로 인한 피해액 규모가 1천8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이는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에 신청한 연방재난기금 78억 달러의 약 20배에 달하는 금액입니다. 또한, 45만 가구가 이재민 구호 신청을 했고, 사망자는 적어도 44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토요일 휴스턴을 방문해서 지역 주민들을 위로하고 연방 정부의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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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 노동부가 금요일(1일) 8월의 노동지표를 발표했군요?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우선, 실업률은 4.4%로 나타났습니다. 1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4.3%를 기록했던 7월에 비해서는 약간 높아진 건데요. 경제 전문가들은 하지만 여전히 완전고용에 가깝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일자리는 몇 개나 만들어졌을까요?

기자) 네, 노동부는 지난달 미국에서 15만6천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졌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8만 개에 못 미치는 수준인데요. 노동부는 지난 7월의 신규 일자리도 18만 9천 개로, 6월은 21만 개로 각각 하향조정 했습니다.

진행자) 신규고용이 예상보다 둔화한 것 같군요?

기자) 네, 전문가들은 신규 고용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실업률도 오른 것은 실망스럽지만, 일자리가 꾸준히 늘고 있고, 그 규모 또한 안정적이라며 미국경제가 여전히 견실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임금은 좀 올랐나요?

기자)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달 대비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1년 간 평균 수준인데요. 전문가들은 임금 상승 속도가 더딘 편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보통 실업률이 이 정도로 낮을 경우 임금 인상이 평균 3.5%에서 4% 수준은 돼야 하는데 2%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거죠. 하지만 현재 노동시장이 견고한 만큼 임금 인상 속도 역시 빨라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8월 말에 허리케인 하비가 미 남부를 강타하지 않았습니까? 피해가 워낙 커서 미국인들 일자리에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요?

기자) 이번 통계는 하비가 상륙하기 전에 집계했기 때문에 그 여파를 반영하지 못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하비로 인한 피해 규모가 엄청나긴 해도 미국경제 전반에 있어 눈에 띌만한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물론 9월 지표에는 하비의 영향이 반영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텍사스주 일대에 정유시설과 항구들이 닫히면서 석유 가격이 오르고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도 있을 거라는 겁니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것으로, 피해 복구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다시 고용이 되살아나면서 노동시장이 회복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입니다.

진행자) 새 일자리는 주로 어느 분야에서 많이 생겼나요?

기자) 제조업 부문이 가장 두드러집니다. 3만6천 개의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졌고요. 건축 부문에서 2만8천개의 일자리가, 건강보험 분야에서는 2만개의 신규 고용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식당 부문에서는 단 9천개, 소매업과 자동차 판매 분야에선 단 800개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데 그쳤고요. 정부 부문에서는 오히려 9천개의 일자리가 줄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새로운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졌지만, 여전히 직업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고요?

기자) 네, 710만명이 실업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직업이 있는 사람 중에서도 시간제로 일하는 530만명은 정규직을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 같은 수치는 전달인 7월과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현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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