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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매코넬, 건보개혁실패 공방...'마약성 진통제 남용' 국가비상사태 선언


지난 3월 백악관에서 열린 의회 지도부 간담회에 나란히 앉은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대통령과 미치 매코넬(왼쪽· 켄터키)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오른쪽은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의장.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행 건강보험 제도인 `오바마케어'의 폐지 법안을 놓고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대표와 날 선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 먼저 알아보고요. 미국에서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 중독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오피오이드 남용을 막기 위한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했다는 소식, 또 미국 내 최소한 17개 주가 의사들의 마약성 진통제 처방을 제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요 며칠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대표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마바케어 폐지가 무산된 데 대한 책임을 매코넬 대표에게 묻고 있습니다. 전임 오바마 행정부가 도입한 전국민 건강보험 제도를 흔히 오바마케어라고 하는데요. 공화당은 지난 7년 동안 오바마케어 폐지를 공언해 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오바마케어 폐지를 선거공약으로 내걸었죠. 하지만 지난달 말 상원에서 이 오바마케어를 대체 또는 폐지하기 위한 법안이 결국 부결됐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매코넬 대표가 상원에서 표결을 끌어내지 못한다면, 상원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강한 어조로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소통수단으로 주로 삼고 있는 인터넷 단문 사이트, 트위터에도 매코넬 대표를 비난하는 글이 여러 건 올랐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트위터를 통해 “매코넬 대표는 내가 ‘과도한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라면서 “오바마케어 폐지와 대체 이야기를 7년 동안 들었는데 왜 아무 것도 못 했나?” 라며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튿날에도 비슷한 내용의 글을 트위터에 올려서, 매코넬 대표에게 오바마케어 폐지 또는 대체 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케어 폐지안이 부결되자 공화당 상원의원들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렇게 매코넬 대표를 공격의 표적으로 삼은 이유가 뭘까요?

기자) 네, 매코넬 대표는 지난 7일 “새 대통령이 이런 일을 전에 해 본 적이 없다” 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주의 절차에서 일의 처리 속도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경험 부족을 에둘러 지적한 겁니다. 매코넬 대표는 또 앞서 지난달 말, 오바마케어 대체∙폐지 법안이 상원에서 세 번째 부결됐을 때, 이제는 다음으로 넘어가야 할 때라며, 오바마케어 폐지 노력을 일단 접겠다는 뜻을 나타냈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는 포기하지 않고 있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공화당 의원들을 탓하며 포기하지 말고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고 대체하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는데요. 이제는 매코넬 대표에게 화살을 돌리고 있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지만 어제(10일)는 매코넬 대표를 향해 다시 법안을 자신의 책상에 올려달라며 “당신은 할 수 있다.”라면서 다소 누그러진 어조의 글을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진행자) 오바마케어 폐지 문제가 이렇게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도 역시 떨어지고 있는 양상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층에서 이탈현상이 보입니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와 여론조사기관 모닝 컨설턴트가 이달 초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을 강력하게 지지한다는 응답은 18%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고요. 역시 이달 초 퀴니피액대학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매우 지지한다는 비율은 23%로 지난 6월 말보다 5%p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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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함께 하고 계십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 남용을 막기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뉴저지 주의 본인 소유 골프장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10일) 기자들에게, 오피오이드 위기로 미국이 국가비상사태를 맞았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시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는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10일 기자들과 환담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는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10일 기자들과 환담하고 있다.

[녹취:트럼프 대통령] "We're going to draw it up and… "

기자) 오피오이드 위기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며, 정부가 공식 문건 작업을 진행할 거라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는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매우 심각한 문제”라면서, 오피오이드 남용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 재정을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면 어떤 변화가 있는 겁니까?

기자) 우선 약물 남용을 막기 위한 재정 지원이 늘어납니다. 예를 들어 치료 방법 개선을 위한 긴급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신속한 조치를 위해 연방정부 차원의 각종 규제나 제제가 풀리기도 합니다. 국가비상사태는 장기가 아닌 단기 위기 상황에 내려지는 조처로, 가령 지카 바이러스가 번지고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대통령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연방정부 차원에서 지원합니다.

진행자) 오피오이드 남용과 관련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야 한다는 얘기는 사실 지난주부터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가 ‘오피오이드 위기위원회’를 이끌고 있는데요. 위원회가 지난주에 대통령에게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위원회는 예비보고서를 통해 9.11 테러 때 숨진 사망자 수와 같은 수, 그러니까 약 3천 명에 달하는 미국인이 3주마다 마약 중독으로 숨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마약 중독 중에서도 지금 미국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이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인 거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2015년에 약물 중독으로 숨진 미국인의 수는 5만2천 명인데요. 이 가운데 오피오이드와 관련된 사망자 수가 3만 3천 명이 넘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비상사태를 선언하기에 앞서 오피오이드 중독 문제를 논의하는 브리핑을 열기도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휴가지로 정부 주요 인사들을 불러 모아 오피오이드 중독 문제를 다루기 위한 브리핑을 열고, 미국은 오피오이드와 헤로인 등 마약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마약 중독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예방이라고 강조했는데요. 미국과 멕시코 국경을 통해 많은 양의 마약이 유입된다며 남쪽 국경을 강력하게 단속하겠다고 말했고요. 또 해외에서 불법 유입되는 마약을 막기 위해 중국 등 다른 나라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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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피오이드 남용을 막기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한 것과는 별도로, 일부 주에서는 마약성 진통제 사용을 제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미국 내 최소한 17개 주에서 의사의 진통제 처방을 제한하는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애리조나 주와 코네티컷 주, 뉴저지 주 등에서는 오피오이드 진통제의 처음 처방 기간을 5일 또는 7일로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요. 일부 주에서는 오피오이드의 복용량을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는데요. 켄터키 주의 경우 오피오이드 처방을 단 사흘로 제한하는 법안을 마련해 이미 지난달에 시행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증상에 따라서는 마약성 진통제가 꼭 필요한 환자도 있을 텐데요?

기자) 맞습니다. 따라서 각주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예외를 두고 있습니다. 암 환자나 임종을 앞둔 환자, 큰 수술을 받았거나 극심한 고통 또는 만성 통증 환자의 경우 주 법이 제시한 기준에서 예외 적용을 받습니다. 켄터키 주에서 관련 법안을 제안한 킴벌리 무어 주 하원의원은 오피오이드 중독의 상당부분은 마약성분이 든 처방제를 복용하면서 시작된다며, 일부 예외의 경우를 제외하고 주에서 마련된 법의 기준에 따라 의사들이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한다면, 처방의 적절성과 필요성을 더 신중하게 생각해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켄터키 주도 오피오이드 중독으로 인한 사망자 숫자가 매우 많다고요?

기자) 네, 지난 한 해에만 1천4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는데요. 이 중 절반은 펜타닐이라고 하는 진통제와 연관이 있다고 합니다. 펜타닐은 오피오이드 성분의 마약성 합성 진통제로 대형 병원에서 주로 사용되는데요. 이 펜타닐의 경우 해외에서 불법적으로 제조된 후 미국에 들어와 헤로인 밀거래 과정에서 유통되기도 합니다.

진행자) 이렇게 사망자가 늘면서 CDC를 비롯한 연방 의회에서도 오피오이드 중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CDC는 지난해 오피오이드 처방 일수를 줄일 것을 권고하면서, 사흘이면 충분하고 1주일 이상 처방해야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밝혔는데요. 진통제의 복용 기간이 길수록 중독될 가능성이 높다는 CDC의 연구 결과에서 나온 권고안입니다. 또한, 올해 4월에는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커스틴 질리브랜드 상원의원이 오피오이드 첫 처방 일수를 일주일로 제안하는 법안을 내놓았는데요. 만성 통증과 암, 임종 환자 등에 대해선 역시 예외를 뒀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렇게 진통제를 규제하는 움직임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부 의사들은 진통제의 횟수나 용량을 제한하는 것은 너무 과하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전했습니다. 또 일각에서는 주 정부의 이런 조치는 결국 오피오이드 중독의 책임을 의사에게 묻고 있는 것이 아니냐며, 의사들의 사기를 떨어트리는 조처라는 목소리도 있는데요. 의사들은 환자 개개인에 맞는 치료와 처방을 해야 하는데 이렇게 일방적인 기준은 환자를 위한 맞춤 치료를 불가능하게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조처를 환영하는 의사들도 있겠죠?

기자) 네, 일부 의사들은 이렇게 마약성 진통제의 기간이나 용량을 정해진 기준대로 처방해 보면 마약성 진통제를 더 원하는 사람이 의사인지 환자인지 더 잘 알게 될 거라고 말하고 있는데요. 그러니까 마약성 진통제의 남용이 꼭 의사의 탓이 아니라는 겁니다. 미국의료협회의 패트리스 해리스 이사회장은 오피오이드 처방을 줄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의사들이 알고 있고 처방을 내리는 데 있어 좀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점을 공감하고 있다며 주 차원의 이런 제한을 환영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현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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