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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 상원의원 5명 '트럼프케어' 반대...미국 내 이라크인 추방 정지 요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3일 위스콘신주 밀워키 제너럴 미첼 국제공항에서 보건정책 추진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3일 위스콘신주 밀워키 제너럴 미첼 국제공항에서 보건정책 추진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상원 오바마케어 대체 법안에 반대하는 공화당 의원들이 5명으로 늘어났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가 쉽지 않겠지만, 결국에는 통과될 것으로 본다며 낙관적인 태도를 보였는데요. 이 소식 먼저 전해 드립니다. 지난주 미국 연방 법원이 추방 위기에 직면한 이라크인들에 대해 추방 정지 명령을 내린 가운데 미국 민권 단체가 그 대상을 미 전역의 이라크인들로 확대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소식, 또 미국에서 총기를 소유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의 총기 규제 정책에 대한 견해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는 설문조사 내용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지난주에 상원 공화당 지도부가 오바마케어 대체 법안을 공개했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즉각 반대를 나타냈는데요. 공화당 의원들 가운데서도 반대 의사를 밝힌 의원들이 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모두 5명이 공개된 법안대로라면 지지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상원은 공화당이 다수당이지만, 52 대 48로 의석 차이가 그리 크지 않습니다. 상원의장을 겸하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한 표를 행사한다고 해도 공화당 의원 3명이 반대하면 법안이 부결될 상황인데요. 이미 5명이 반대한다고 밝혔으니까, 현재로서는 법안 통과 전망이 밝지 않습니다. 공화당 지도부는 이번 주말 독립기념일 휴가에 들어가기 전, 빠르면 목요일(29일)에 오바마케어 대체 법안을 표결에 부친다는 계획입니다.

진행자) 표결 날짜가 며칠 남지 않았는데요. 반대하는 의원들이 누구인지, 또 이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인지요?

기자) 네, 랜드 폴, 테드 크루즈, 마이크 리, 론 존슨, 딘 헬러 의원, 이렇게 5명인데요. 폴 의원과 크루즈 의원은 지난해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도전했었고, 특히 크루즈 의원은 막판까지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과 경쟁했던 영향력 있는 인물입니다. 크루즈 의원과 폴 의원 등 좀 더 보수적인 성향의 의원들은 새 법안이 충분하지 않다고 말하는데요. 연방 정부 지원금을 좀 더 줄이고, 주 정부에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폴 의원의 말 들어보시죠.

랜드 폴(가운데· 켄터키) 공화당 상원의원
랜드 폴(가운데· 켄터키) 공화당 상원의원

[녹취: 폴 상원의원] “I’m not voting for something that looks…”

기자) 새 법안이 오바마케어와 별로 다를 게 없고, 오바마케어의 근본적인 결함을 고치지 못하기 때문에 찬성표를 던질 수 없다는 겁니다. 반면에 중도 성향인 헬러 의원은 오바마케어 대체 법안이 너무 나갔다고 말합니다.

[녹취: 헬러 상원의원] “I cannot support a piece of legislation…”

기자) 네바다 출신인 헬러 의원은 수천만 명의 미국인, 수십만 명의 네바다 주민이 보험을 잃게 만들 법안은 지지할 수 없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네바다처럼 메디케이드 확대 정책을 도입한 주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들 의원은 모두 협상에 열려있다며 어느 정도 여지를 남겨뒀습니다.

딘 헬러(공화· 네바다) 상원의원
딘 헬러(공화· 네바다) 상원의원

진행자) 법안을 통과시키려면 이들 의원 5명 가운데 최소한 3명의 마음을 돌려야 하는데요. 가능성이 어느 정도나 될까요?

기자) 확실히 알 수 없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25일) 방송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법안 통과가 쉽지 않다고 인정했습니다. 모두가 만족하는 법안을 도출하기까지 진통이 예상된다는 건데요. 하지만 결국에는 법안이 통과될 것으로 본다고 낙관하며서, 그렇지 않으면 대안은 오바마케어의 완전 붕괴뿐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법안 통과를 위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의원들 설득에 나섰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주에 법안이 공개되자 곧바로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새 법안을 지지해줄 것을 촉구했는데요. 지난 토요일(24일)에는 “매우 훌륭한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망가진 오바마케어 때문에 고통 받는 미국인들을 그대로 놔둘 것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다”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 단문 사이트 트위터에 올렸고요. 또 현행 오바마케어 아래 보험료와 환자 부담금이 100% 이상 증가하고 있는데, 민주당이 공화당 법안을 비판만하고 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이 비판만 하고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는데, 실제로 민주당 의원들은 모두 반대표를 던질 계획이지 않습니까? 이렇게 공화당 내에서도 반대 움직임이 나오는 데 대해서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민주당은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고 다른 제도로 대체하기보다는 현행 오바마케어를 수정하고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요. 척 슈머 민주당 상원 대표는 만약 공화당이 법안 통과에 실패한다면, 민주당 의원들과의 협상에 나서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함께 협력해서 오바마케어를 더 나은 제도로 만들자는 겁니다.

진행자) 여기서 상원 법안의 핵심 내용 살펴보고 넘어갈까요?

기자) 네, 상원 법안은 오바마케어의 보험 가입 의무 조항, 또 부족한 재원 충당을 위해 부유층에 부과했던 세금 조항을 없애는 등 기본적으로는 지난달에 통과된 하원 법안의 골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 하원 법안과 마찬가지로 빈곤층을 위한 건강보험 제도인 메디케이드에 대한 연방 지원금을 점차 줄여나가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하원 법안보다 진행은 더 느리지만, 삭감 규모가 더 큽니다. 또 하원 법안은 연방 정부 보조금을 나이에 따라서 차등을 두는 반면에 상원 안은 나이가 아니라, 소득을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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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이라면 미국의 대표적인 민권 단체인데요. ACLU가 추방 위기에 직면한 이라크인들을 돕기 위해 나섰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목요일(22일)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 연방 법원이 미시간 주에 거주하는 이라크인 114명의 추방 절차를 임시로 정지시키는 판결을 내렸는데요. ACLU가 지난 토요일(24일) 이 판결을 미국 전역의 이라크인들로 그 대상을 확대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ACLU가 이런 요청을 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기자) ACLU는 이들 이라크인들이 고국에 돌아가면 고문이나 박해를 받게 되고, 심지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고 주장합니다. 현재 미국에는 추방 위기에 놓인 이라크인들이 1천400명이 넘는데요. 이들 대부분이 이라크에서 차별 받는 쿠르드계이거나 칼데아 가톨릭교도들이란 겁니다. 미국 이민세관국(ICE) 측은 이르면 내일(27일)부터 이들을 추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따라서 ACLU는 오늘(26일) 중에 법원이 정지 명령을 내려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들 이라크인들이 어떻게 추방 위기에 처한 건가요?

기자) 네, ICE의 단속 과정에서 체포됐기 때문인데요. ICE는 앞서 이달 초 미국 전역에서 벌인 단속 결과 199명의 이라크 이민자들을 체포했습니다. 이들 이라크인들은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전과자들이기 때문에 추방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그런데 이번 일이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관련 행정명령과 관계가 있는데요. 앞서 지난 1월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이라크, 시리아 등 7개 이슬람 국가 국민의 미국 입국을 한시적으로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진행자) 네, 법원에서 제동이 걸리자, 나중에 6개국으로 축소해서 수정된 행정명령을 발표했죠.

기자) 맞습니다. 수정된 행정명령에는 이라크가 빠졌는데요. 이라크 정부가 이들 미국 내 이라크인들을 받아들이는 데 응했기 때문입니다. ICE는 이민자 문제는 이민 법원 소관이며 디트로이트 지방 법원에는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는데요. 법원이 실제로 권한이 있는지 결정하는 동안 한시적으로 2주 동안 시행 정지 명령을 내린 것이죠. ICE는 법원 명령을 검토 중이라며, 그 후에 다음 절차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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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총기 정책과 관련한 미국인의 생각을 보여주는 새로운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여론조사 기관인 퓨리서치 센터가 지난주에 총기 정책과 관련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총기를 소유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견해차가 확연히 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선, 총기를 소유한 사람의 절반 이상이 총기 판매를 추적할 수 있는 연방 차원의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지지한다고 답한 반면, 총기를 소유하지 않은 사람의 경우 80%가 찬성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총기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 총기 소유자보다 더 강력한 총기 규제를 선호한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공격용 무기 판매 금지를 지지한다는 총기 소유자는 절반에 못 미쳤는데요. 총기를 소유하지 않은 사람은 80%가 지지한다고 답했고요. 대용량 탄창을 금지하는 안에 대해서도 총기 소유자는 절반 이하인 45%가 찬성했지만, 총기가 없는 사람은 거의 3/4이 찬성한다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총기를 소유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응답이 확연히 나뉘는 것 같은데 혹시 생각을 같이하는 부분은 없었습니까?

기자) 있었습니다. 정신질환자의 총기 구매를 규제하는 데는 비슷한 생각을 보였습니다. 총기 소유 여부에 상관없이 응답자의 약 90%가 정신 질환자의 손에 총기가 들어가게 해선 안 된다고 응답했습니다. 또한, 비행기 탑승 금지 명단에 올라와 있거나 감시 명단에 올라와 있는 사람의 총기 구매 금지를 지지하는 총기 소유자들이 80%에 달하면서 총기가 없는 사람들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고요. 총기 판매 쇼나 개인적인 매매를 통해 총기를 구매하는 경우에도 신원조회를 해야 한다는 응답자들 역시 총기를 소유한 응답자나 그렇지 않은 응답자들 모두에게서 과반수가 훨씬 넘게 나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총기 구매 시 신원조회를 강화하는 데는 총기 소유 여부에 상관없이 찬성한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이런 총기 규제 법안은 연방 의회에서 번번이 무산됐습니다. 지난 2012년 코네티컷 주 뉴타운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이후 민주당 의원들이 총기 소유를 까다롭게 하는 법안을 추진했지만,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로 법안이 통과되지 못했습니다. 이후에도 구매자의 신원 조회를 강화하는 법안이 제출됐지만 역시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혔죠. 올해 초 연방 하원은 바락 오바마 전 행정부 시절에 마련된 정신질환자의 총기 구매를 제한하는 규제를 철폐하는 안을 통과시키는 등 오히려 총기 규제를 완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 총기 소유나 당파에 상관없이 총기 구매자의 신원 조회를 강화하길 원하는 미국인이 더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지난 14일 미국 공화당 하원 원내총무인 스티븐 스컬리스 의원이 괴한의 총에 맞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총기 규제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다시 일었는데요. 민주당 의원들은 이 사건을 계기로 총기를 규제해야 한다고 한 반면, 공화당 의원들은 이런 사건에 대비해서 오히려 총기를 소유해야 한다고 반박했거든요? 미국인들이 실제로 자기 보호를 위해 총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어느 정도 있는지요?

기자) 이번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총기가 있는 집에 살았던 경험이 있다고 답한 미국인이 2/3에 달했고요. 총기를 소유한 사람의 15%는 방어 목적으로 총을 쏘거나 쏠 뻔한 일이 있었다고 답했습니다. 총기 소유자의 약 40%는 집에서 언제든 총을 쏠 수 있도록 총이 늘 장전돼 있고, 또 손이 쉽게 닿는 곳에 보관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인종이나 지역에 따라 총기 소유의 차이는 없었는지요?

기자) 있었습니다. 약 3천900명이 참여한 이번 설문조사에서 총기를 소유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약 1천300명이었고, 총기를 소유하지 않은 사람은 2천600명 이상이었는데요. 총기 소유자들의 대부분은 백인인 남성, 공화당원이었습니다. 그리고 지역별로 보면 미 동북부 지역이 미국 내에서 총기 소유 비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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