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 주요도시에서 반정부 시위가 동시에 일어나 시민 수천명이 체포됐습니다. 시위를 배후 조종한 혐의로 대표적인 야권지도자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구류 처분을 받았는데요, 자세한 상황 살펴보겠습니다. 파나마 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서 공식 외교관계를 맺고, 타이완과는 단교했습니다. 이어서, 중국의 지방 당국들이 경제지표를 조작하고 있는 실태,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진행됐군요?
기자) 네. 어제(12일)는 옛 소련이 해체되면서 러시아연방이 새롭게 성립된 것을 기념하는 국경일, ‘러시아의 날’이었는데요. 수도 모스크바를 비롯한 전국 주요 도시에서 반정부 시위가 동시에 열렸습니다. 러시아 관영방송 RT에 따르면, 이날 경찰추산으로 4천500여명의 시위대가 모스크바 중심 트베르스카야 거리에 모였고요, 사하로프 대로에도 1천800여명이 집결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 3천500여명, 예카테린부르크 2천여명 등 전국 100여 개 도시에서 수만명이 동시에 시위를 벌였습니다. 시민들은 ‘푸틴 없는 러시아’, ‘푸틴은 도둑이다’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거리를 행진했는데요. 지난 3월에 이어 또 다시 러시아 시민들이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벌이면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을 비난하는 구호를 외쳤다고 하셨는데, 시위를 벌이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들을 비롯한 정부 고위직 인사들의 부패를 러시아 시민들은 비판하고 있습니다. 야권 지도자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올해 초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의 부정 축재 실상이 담긴 보고서를 인터넷을 통해 공개하면서 반정부 여론이 높아졌는데요. 문서 공개 직후인 지난 3월 시위로 러시아 전역에서 1천여명이 넘는 시민이 당국에 구금됐습니다. 어제(12일)도 수도 모스크바에서만 4천명 넘게 경찰에 연행되고,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도 500여명이 구금됐다고 러시아 내무부가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총리의 부정부패와 관련된 문서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있나요?
기자) 메드베데프 총리는 전직 대통령이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 중 한명인데요. 고급 저택과 넓은 땅, 농장을 비롯한 대규모 부동산과 호화 요트 등 막대한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문서에 드러났습니다. 이게 공직자 봉급으로는 가질 수 없는 수준이어서요, 시위대는 메드베데프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면서 추가 행동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또한 푸틴 대통령의 사과와 부패에 연루된 인사들의 퇴진을 함께 촉구하는 중입니다.
진행자) 문서를 공개했던 야당 지도자가 당국에 붙잡혔다고요?
기자) 네. 메드베데프 총리의 부정축재 문건을 폭로한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어제(12일) 러시아 주요도시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배후 조종한 혐의로 모스크바에서 체포돼 즉결심판에 넘겨졌습니다. 모스크바 지방법원은 나발니가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을 반복적으로 위반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30일 구류형을 선고했습니다. 변호인 측은 판결에 불복해서 항소할 의사를 밝혔는데요, 나발니는 지난 3월 반정부 시위 때도 15일동안 구금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배후 조종’ 혐의를 받은 나발니가 반정부 시위에서 실제 어떤 역할을 했습니까?
기자) 나발니는 어제(12일)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에 앞서 "우리의 세금이 요트와 궁전, 포도원보다는 도로와 학교, 병원을 정비하는 데 쓰이길 바란다"며 “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싶다”는 글을 인터넷 사회연결망에 올렸습니다. 러시아 시민들에게 시위 참여를 적극적으로 독려한 것으로 해석됐는데요. 나발니는 더 많은 시민들이 시위에 참가할 수 있도록, 모스크바 당국이 집회 참여 봉쇄를 예고한 시내 사하로프 대로가 아닌 트베르스카야 거리로 모일 것을 호소하는 등 직간접적으로 반정부 집회를 이끌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당국은 시위는 물론이고, 나발니의 참가 독려 활동을 모두 불법으로 규정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러시아 검찰총장은 어제(12일) 반정부 시위에 앞서 성명을 통해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어떤 집회도 불법”이라고 경고했고요. 나발니가 5만명이 넘는 시청자를 대상으로 방송하던 인터넷 텔레비전 ‘유튜브’ 생방송 스튜디오에도 전기 공급을 차단했습니다.
진행자) 국제사회는 러시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같은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 신문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서방 언론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며 이번 시위에 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푸틴 대통령 지지율이 줄곧 80%대를 지켜온 러시아에서 이렇게 전국적인 반 정부 시위가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자체가 주목할 만한 움직임이라는 겁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백악관은 즉각 성명을 통해 “평화적 시위자들에 대한 러시아 당국의 구금을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어제(12일) 성명에서 “평화적 시위를 벌인 시민과 인권운동가, 기자들을 구금하는 것은 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모욕”이라면서, 이들을 즉각 석방하라고 러시아 당국에 촉구했습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이어서, “러시아 국민은 투명하고 책임있는 국정 운영을 하는 정부를 가질 권리가 있다”고 강조하고, “시민들이 보복의 두려움 없이 권리를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한편, 미국 의회는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에 합의했다고요?
기자) 네. 미 상원의 공화· 민주 양당은 백악관이 독자적으로 완화하거나 해제할 수 없는 추가 대 러시아 제재에 합의했다고 의회 전문지 ‘더 힐’과 ‘폴리티코’를 비롯한 미국 주요 정치 매체들이 전했습니다. 양당이 뜻을 모은 추가 제재의 목적은 러시아의 지난해 미국 대선 개입을 징벌하기 위한 것인데요. 이 밖에도 우크라이나 영토인 크림반도 강제 합병, 시리아 내전에서 정부군을 지원한 혐의 등 기존 러시아 제재 사유도 함께 포함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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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파나마 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서 공식 외교관계를 맺었다고요?
기자) 네. 1980년대 독재자로 군림하다 미국 교도소에서 20년동안 복역했던 마누엘 안토니오 노리에가가 지난달 말 사망하면서, 중미 국가 파나마가 뉴스의 중심이 됐었는데요. 오늘(13일)은 파나마 부통령이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과 대사급 외교관계 수립에 합의하고, 타이완과 전격 단교하면서 다시 한번 세계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자세한 내용 들어보죠.
기자) 이사벨 세인트 말로 파나마 부통령 겸 외무장관이 오늘(13일) 베이징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을 통해 공동 코뮈니케(성명)에 함께 서명하면서 수교를 발표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파나마 정부가 타이완과는 단교했다고 밝혔습니다. 양국 공동 성명에는 “파나마 정부가 중국 정부를 중국 전체를 대표하는 유일하고 합법적인 정부로 인정한다. 파나마 정부는 타이완과 외교관계 끊고 앞으로 어떠한 공식적인 관계나 교류를 맺지 않기로 한다"고 명시했습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이번 수교에 대해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이 즉각 반발했다고요?
기자) 네. 지난해 차이잉원 총통 취임 이후 타이완 당국이 중남미 외교에 공을 들이면서, 파나마는 타이완의 우방으로 계속 남아있었는데요. 오늘(13일) 전격 중국과 수교하면서 외교관계를 끊자, 타이완 정부는 양측을 상대로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타이완 총통부는 성명을 통해 “우리 정부와 국민은 여러 영역에서 최선을 다해 우방(파나마)과 협력했지만 금전을 투입한 외교 방식으로 경쟁을 벌일 수는 없었다”고 중국 정부를 비난한 뒤, 이번 조치는 “타이완 국민의 생존 권리에 공공연한 위협이자, 주변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도발”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파나마에 대한 비난도 이어졌는데요. 리다웨이 타이완 외교부장은 “파나마가 마지막 순간까지 타이완을 기만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파나마는 어떤 나라인가요?
기자) 파나마는 북미와 남미 대륙을 연결하는 ‘허리’ 지점에 있는 교통의 요지인데요. 파나마 땅에 물길을 파서 대서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해상교통로인 ‘파나마 운하’로 유명합니다. 타이완과는 지난 1912년 중화민국 성립 후 지금까지 105년동안 외교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최장기 수교국이었습니다. 미국에 이어 파나마운하를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사용하는 나라가 중국이어서요, 중국 정부는 최근 다양한 경제협력을 제공하면서 수교를 요청해왔습니다. 후안 카를로스 바렐라 파나마 대통령은 어제(12일) 텔레비전 연설에서, 중국과의 수교가 "우리나라를 위해 올바른 길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습니다. 파나마의 단교 조치 이후, 타이완과 수교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는 이제 전세계 20개국으로 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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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중국의 지방 정부들이 또 경제 지표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다고요.
기자) 네, 중국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일요일(11일) 동북부 지린성과 내몽골자치구 일부 지역과 기업들에서 경제 자료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의 지방정부가 경제 자료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난 건 앞서 지린성과 이웃한 랴오닝성에 이어 올들어 벌써 두번째입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자료를 어떻게 조작했다는 건가요?
기자) 그건 확실치 않습니다. 기율위는 두 지방 정부가 수치를 어떻게 조작했는지, 얼마나 오랫동안, 얼마나 광범위하게 자행했는지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기율위는 다만 일요일(11일) 발표한 성명에서 해당 지방 정부 관리들의 부정행위를 비판했고요. 또 빈곤구제기금 사용과 관련해 규정을 위반한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참고로 지린성은 중국의 유명한 곡창지대로 북한과 인접해 있고요. 내몽골 지역은 석탄 등 광물 자원이 매우 풍부한 곳입니다.
진행자) 앞서 다른 지방정부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3월, 랴오닝 성 지방 당국이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재정수입을 부풀린 사실을 시인해 파문이 있었습니다. 중국의 북부 지방은 중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요. 중공업을 기반으로 하는 랴오닝 성 당국은 지난해 경기 후퇴의 여파로 불과 2.4% 경제 성장에 그쳤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지방 정부들이 경제 자료를 조작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중국 정부가 성장 우선 정책을 강력히 추진하면서, 지방 정부 지도자들이 자신들의 출세를 위해서는 성장률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게 됐다는 분석입니다. 성장 목표에 미달한 지방정부는 결국 통계까지 조작해 중국 전체 경제지표의 신뢰성을 훼손시켰고요. 전문가들은 중국의 국내 총생산(GDP)이나 실업률 등 주요 경제지표의 투명성과 정확성에 의구심을 제기해왔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4월, 새로운 감시 기구를 설치하고 지표를 조작하거나 통계 관리 규정을 위반한 이들을 엄벌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