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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전대통령 '최장시간' 영장심사...세월호 31일 목포로 출발


뇌물수수 등 혐의로 영장이 청구된 박근혜(가운데) 전 대통령이 30일 오후 구속전 피의자심문를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뇌물수수 등 혐의로 영장이 청구된 박근혜(가운데) 전 대통령이 30일 오후 구속전 피의자심문를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도성민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 소식부터 들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심문은 끝이 났군요.

기자)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여부를 결정할 피의자 심문이 한국시각으로 저녁 7시10분쯤 끝이 났습니다. 아침 10시30분에 시작돼 점심과 짧은 시간의 휴식이 있었지만 8시간 40분에 걸친 긴 시간의 심문이었습니다. 전직 대통령 신분이지만 관련자들이 구속되어 있는 중대사안의 피의자였고, 구속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법원도 부담이 큰 심문이었습니다. 또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전 심문은 한국에서 영장실질심사제도가 시행(1997년)된 이래 첫 번째 전직 대통령의 사례가 됐는데요. 지난달 박 전 대통령, 최순실씨와 관련된 뇌물혐의로7시간 30분이라는 역대 가장 긴 영장심사를 받았던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기록을 넘어 박 전 대통령의 8시간 40분 심문이 불명예의 새로운 기록으로 세워졌습니다.

진행자) 심문이 끝내고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장소에 대한 관심도 높지 않았습니까? 지금 박 전 대통령의 대기장소는 어디입니까?

기자) 법원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마련된 임시유치시설이라고 밝혔고, 검찰이 10층 임시유치시설이라고 덧붙여 설명한 만큼 한국 주요 언론에서는 지난 21일 박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돼 조사받았던 10층 조사실을 임시유치시설로 지정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당초에는 다른 피의자들과 마찬가지로 검찰청 구치감이나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습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경호는 법원으로 향할 때까지였습니다. 법원 입구에는 경호원 대신 법원 안내원이 인도를 했습니다. 또 자택에선 법원으로 향할때에는 대통령 경호실이 제공한 대형(에쿠스) 승용차를 탔지만 피의자 심문을 마치고 검찰청사로 이동할 때는 검찰이 제공한 승용차 뒷좌석에 양 옆으로 여성 검찰수사관 2명이 탄 달라진 모습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박 전 대통령은 심문이 열린 법정에 도착한 순간부터 구인 영장이 집행돼 신체의 자유가 제약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영장실질심사 결과는 언제쯤 나오게 되는 겁니까?

기자) 빠르면 오늘 자정 이전에 나올 가능성도 있지만 앞서 관련 혐의로 구속된 인물들의 경우를 보면 내일(31일) 새벽은 되어야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검찰에서는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 다른 피의자들과의 형평성을 맞춰 구속수사를 주장하고 있지만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측은 전직 대통령으로 도주의 우려가 없고, 국가 위신등을 고려해 불구속 상태에서의 수사를 요청했습니다. 최종 결정은 판사 내리게 되는데요. 오늘 심문 내용을 검토하고 지금까지의 관련 자료가 12만 쪽에 이르는 방대한 양이기 때문에 내일 새벽은 되어야 구속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구속영장이 기각되면 박 전 대통령은 삼성동 자택으로 돌아가고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서울구치소에 수감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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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여부를 심문하는 법원 앞에서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집회를 열었다고 하지요?

기자)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어제 밤부터 태극기를 흔들며 삼성동 자택 인근으로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심문이 진행된 오늘은 하루 종일 서초동 법원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은 무효이고, 영장은 기각되어야 한다고 외쳤습니다. 오늘 아침 박 전 대통령의 법원 출석 할 시각에는 여러명의 지지자들이 도로에 누워 시위를 하기도 했습니다. 반대로 구속영장 발부를 요구하는 시민들은 박 전 대통령의 출석 시간 즈음에 법원 앞에서 짧게 집회를 열었다가 오후 7시쯤 다시 집회를 열고 있는데요. 경찰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법원인근에 2천명의 경력을 배치하고 경찰버스로 차벽을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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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대통령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정치권도 오늘의 결과에 민감할 수 밖에 없겠네요.

기자) 박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자리가 비어있는 새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내일이면 39일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진보정권 세우겠다는 야당 쪽과 새로운 보수 정권을 창출하겠다 여당 쪽에서도 대선 준비의 향방을 가리는 중요한 결정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에서는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것을 구현’해야 한다면서 구속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내어 놓았고요. 여당인 자유한국당과 보수성향의 바른정당은 별다른 입장 발표 없이 법원을 판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소식에는 ‘국민이 평가하고 역사가 평가하는 것이 가장 아픈 징계가 될 것이다’ ‘법과원칙 앞에 국민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는 자유민주주의 숭고한 정신을 다시 새기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는 입장 내놓았었는데요. 자유한국당에서는 친박계 의원 82명이 서명한 불구속 수사 촉구 청원서를 어제 법원에 제출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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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끝으로 이송이 임박한 세월호 인양 소식 살펴보지요. 세월호를 육지로 옮기는 데에도 날씨의 영향이 많은가 보군요.

기자) 원래는 오늘(30일) 세월호가 거치될 목포 신항으로 옮겨질 예정이었는데, 어제 해상 파도가 높아서 이송을 위한 막바지 작업이 마무리 되지 못했다고 합니다. 파도가 잦아들면서 마무리작업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내일 아침 7시에 출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지금 세월호가 반잠수선 위에 올려져 있는 상태이죠?

기자) ‘화이트마린호’라고 불리는 반잠수식 선박은 7만여톤의 화물을 실을 수 있는 초대형 크기입니다. 앞서 세월호를 바다위에서 끌어올렸던 바지선이 양쪽 각 33개씩의 케이블로 연결돼 손으로 잡아당기고 있는 역할을 했다면 반잠수선은 1만톤에 가까운 세월호를 등으로 든든하게 받히고 있는 상태인데요. 세월호를 업는 반잠수선인 목포 신항까지의 105km바닷길을 시속 18km 속도로 8시간 정도 항해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3년에 걸쳐 세월호를 바닷속에서 끌어올린 이유, 수습하지 못한 희생자들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기 위해서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9명의 미수습희생자 가족들이 아들과 딸남편과 가족을 기다리며 세월호 주위를 맴돌고 있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원인 모를 이유로 침몰되는 세월호에서 구조된 사람은 443명 중 단172명이었구요. 295명의 승객은 바닷속에 가라앉은 세월호에서 수습됐지만 9명의 승객은 미수습 희생자로 남아있었습니다.

지금 목포 신항에는 세월호를 맞이할 정부합동수습본부가 설치됐구요. 8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가 짧게는 60일간 길게는 100일동안 세월호 희생자 수습과 사고원인 규명에 나서게 됩니다. 미수습희생자 가족들은 오늘 밤에도 출발 할 수 있는 반잠수선 인근을 지키며 세월호가 안전하게 육상에 도착할 때까지 바닷길을 뒤따르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도성민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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