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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러시아 커넥션' 의혹 확산...미 주택도시개발·에너지 장관 등 인준


제프 세션스 미 법무장관(오른쪽)이 지난달 28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 하원 합동연설 참석을 위해 워싱턴 DC 의사당에 입장하면서 의원들과 악수하고있다.
제프 세션스 미 법무장관(오른쪽)이 지난달 28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 하원 합동연설 참석을 위해 워싱턴 DC 의사당에 입장하면서 의원들과 악수하고있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러시아와 내통했다는 의혹으로 사임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이 소식 먼저 알아보고요. 미국 무역대표부가 연례 보고서에서 세계무역기구(WTO) 결정을 무시할 뜻을 내비쳐 무역전쟁이 예고된다는 소식, 또 주택도시개발부 장관과 내무장관 인준안이 상원을 통과했다는 소식 등 트럼프 내각 인준 상황 살펴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측과 러시아 관계에 대한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러시아와 내통했다는 의혹으로 사임한 지 보름 정도밖에 안 됐는데요. 이번에는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도마 위에 올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에 세션스 법무장관이 세르게이 키슬략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를 두 차례 만났다고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세션스 장관이 상원 인준 청문회 과정에서 이런 사실을 부인했다는 겁니다. 현재 법무부 산하 기관인 미 연방수사국(FBI)이 지난해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조사 중인데요. 이런 보도가 나오자, 의원들이 세션스 법무장관에게 관련 조사에서 손을 떼라고 요구하고 있고요. 심지어 법무장관 직에서 사임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언제, 왜 만났는지, 무슨 얘기를 했는지 알려졌나요?

기자) 만난 건 지난해 7월과 9월, 두 차례입니다. 7월에는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릴 당시 여러 다른 대사들과 함께 단체로 만났고요. 9월에는 세션스 당시 상원의원의 의원 사무실에서 개인 면담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확하게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세션스 장관은 지난해 선거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자문 역할을 했는데요. 후보 자문으로서 러시아 대사와 만났다는 점, 또 이런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가 되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의회 청문회에 출석하는 사람들은 모두 사실만을 밝히겠다는 선서를 합니다. 지난 1월 10일, 인준 청문회에 출석한 세션스 장관 역시 선서를 했는데요. 하지만 청문회에서 러시아 대사와 접촉했다는 사실을 숨겼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세션스 장관의 인준 청문회에 즈음해서 CNN 방송이 트럼프 대통령 측과 러시아 관계의 의혹을 제기하는 보도를 했었죠?

기자) 맞습니다. 청문회에서 앨 프란켄 상원의원이 이 보도와 관련해 세션스 당시 법무장관 지명자에게 질문을 했는데요. 지난해 선거운동 당시 트럼프 선거 캠프 측과 러시아 관리들이 접촉했다는 증거가 나오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은 겁니다. 이에 대한 세션스 당시 지명자의 답변 내용 들어보시죠.

[녹취: 세션스 법무장관] “Sen. Franken, I am not aware of…”

기자) 그런 접촉이 있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는 답변이었는데요. 선거운동 당시 한두 차례 트럼프 당시 후보를 위해서 대리인 역할을 했지만, 러시아인들과 대화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의혹에 대해서 세션스 장관 측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기자) 러시아와 내통했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세션스 장관이 세라 이스거 플로러스 법무부 대변인을 통해 인터넷 단문 사이트 트위터에 성명을 올렸는데요. 선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러시아 관리들과 만난 일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무슨 혐의인지도 모르겠다면서, 언론 보도는 잘못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세션스 장관은 목요일(2일) 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필요하다면 러시아 관련 의혹 조사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세션스 장관이 청문회에서 한 발언은 어떻습니까?

기자) 플로러스 법무부 대변인은 세션스 장관이 청문회에서 절대 허위로 답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캠프의 대리인 자격으로 러시아 대사를 만난 게 아니라,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 의원 자격으로 만났을 뿐이란 건데요. 질문 자체가 러시아와 트럼프 캠프 관계에 관한 것이었고, 상원의원으로서 러시아와 접촉한 일이 있느냐는 질문은 아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세션스 장관은 지난해 러시아와 한국 대사 등 25명 이상의 외국 대사를 만났습니다.

진행자) 세션스 장관 측에서 이렇게 해명했지만, 논란이 커지는 모양새네요.

기자) 네, 앞서 말씀 드렸지만 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세션스 장관이 트럼프 선거 캠프와 러시아 관계에 대한 FBI 수사에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공정하게 수사할 수 없을 거란 얘기인데요. 케빈 매카시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 등 일부 공화당 의원도 여기에 동참했습니다.

진행자) 심지어 사임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네,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원내 대표에 이어서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 대표도 세션스 장관에게 법무장관 직에서 물러나라고 촉구했습니다. 세션스 장관이 청문회에서 위증했기 때문에 자격이 없다는 겁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초당적으로 투명하게 수사할 수 있는 특별검사를 지명해야 한다고 말했고요. 공화당 소속인 린지 그레이엄 의원도 특별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백악관이나 러시아 반응도 나왔는지요?

기자) 네, 백악관은 당파적인 민주당이 또다시 트럼프 행정부를 공격하고 있다고 비판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목요일(2일) 기자들에게 세션스 장관을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선거 관계자들이 러시아 관리들과 만난 일이 없다고 거듭 주장해 왔죠. 한편, 러시아의 인테르팍스 통신은 니콜라이 라코닌 주미 러시아 대사관 공보관이 러시아 외교관들과 현지 관계자들과의 접촉에 대해서는 논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연방 의회에서 트럼프 선거 캠프와 러시아 관계에 대한 여러 조사가 진행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FBI 수사 외에 상원 정보위원회와 하원 정보위원회가 별도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서 데빈 누네스 하원 정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 측과 러시아의 내통 의혹에 대한 언론 보도가 마녀사냥 같다면서 비판했는데요. 결국, 조사에 동의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미국 정보기관들은 러시아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 해킹을 했다는 결론을 내렸죠?

기자) 맞습니다. 일부 정보 관리들은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을 돕기 위해 개입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편, 뉴욕타임스 신문은 오바마 행정부 말기에 일부 백악관 관리들이 러시아가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 관여했다는 정보를 퍼뜨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전직 관리 3명의 말을 인용해 이런 일이 미국이나 유럽 선거에서 재발하는 사태를 막고, 수사관들에게 확실한 정보를 남기려는 의도에서 나온 행동이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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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이번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새 무역정책에 관한 소식인데요. 기존 정책 방향과 차이가 커 보이는데요.

기자) 예, 미국 무역대표부가 수요일(1일) 의회에 제출한 336쪽 분량의 보고서에 담긴 내용인데요. 매년 나오는 보고서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그 동안 자유무역 폐기를 공언해온 터라 더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우선 미국이 자유무역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세계무역기구(WTO)의 결정을 무시할 수 있다는 뜻을 보인 게 특히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WTO는 나라들 간에 경제 분쟁이 잃어났을 때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잘못된 점을 고치도록 감시하는 역할을 하는 국제기구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진행자) 미국이 이제 WTO의 그런 역할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겁니까?

기자) 그렇게까지 단정적이지는 않습니다. 대신 WTO와 같은 국제기구가 미국의 혜택이나 권리를 약화시키거나 무역협정의 의무를 늘리려 한다면 여기에 저항하겠다, 이게 트럼프 행정부의 새 무역정책 기조입니다. 쉽게 말하면, WTO 상소기구가 미국 의사에 반하는 결정을 내린다고 해서 미국 법이나 규정을 자동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건 아니라는 논립니다. 오히려 미국민들은 WTO 판정이 아니라 미국법의 지배를 받는다는 거죠. 또 특정 교역국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슈퍼 301조 발동에도 힘을 싣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선거 유세 때부터 WTO를 비난해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따라서 이번에 의회에 제출한 새 무역정책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그런 의중이 그대로 반영된 셈입니다. 선거 공약을 이행하는 차원도 되고요. 무역정책에서 미국의 주권을 강력히 지키겠다는 점, 미국 통상법을 엄격히 이행하고 지적재산권을 적극 보호하겠다는 의지, 교역국들과 전 세계 주요 시장에서 보다 나은 무역협정을 맺겠다는 계획, 이런 내용들이 새 무역정책의 골자입니다.

진행자) 어떻게 보면 미국이 보호무역주의 쪽으로 방향을 트는 것 아닌가요?

기자) 그리고 그 기반은 ‘아메리카 퍼스트,’ 다시 말해 미국이 우선이라는 거죠. 이를 바탕으로 미국 농산물 등의 수출을 막는 다른 시장의 불공정한 무역장벽을 철폐할 것이고, 미국 시장이 덤핑이나 보조금을 받은 수입품에 왜곡되지 않도록 무역관계법을 강화하겠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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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상원 인준을 받은 행정부 장관이 늘고 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상원이 목요일(2일) 벤 카슨 주택도시개발부 장관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을 승인했습니다. 찬성 58표 대 반대 41표로 인준안이 통과됐는데요. 카슨 신임 장관은 신경외과 의사 출신으로 지난해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도 출마했었습니다. 하지만 초기에 사퇴한 뒤, 도널드 트럼프 당시 후보를 지지했습니다.

진행자) 카슨 장관이 이끌게 될 주택도시개발부, 어떤 부서입니까?

기자) 네, 저소득층 미국인들에 대한 주택 보조금 지원을 관장하는 부서인데요. 직원 수 8천300명에 연간 예산이 470억 달러에 이릅니다. 또 미국인들이 주택을 구입하거나 임대할 때, 인종이나 종교, 성별에 따라서 차별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하는 공정주택법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카슨 장관이 신경외과 출신이라고 했는데, 주택 관련 경험은 없죠?

기자) 네, 그래서 비판을 좀 받았는데요. 카슨 장관이 디트로이트 시내 가난한 동네 출신이면서 스스로 노력으로 성공했다는 사실이 도움이 됐습니다. 카슨 장관은 집 없는 사람들과 오래된 건물의 납 중독 문제 등 문제 해결에 발 벗고 나서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진행자) 조금 전에 에너지부 장관도 인준을 받았다는 소식이 있네요?

기자) 네, 릭 페리 에너지부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이 목요일(2일) 오후 찬성 62표 대 반대 37표로 통과됐습니다. 페리 신임 에너지 장관은 텍사스 주지사를 오래 지냈고요. 지난 2012년과 2016년 공화당 경선에도 출마했습니다. 2012년 경선 당시 에너지부 폐지를 주장했는데, 이번에 에너지부 수장이 됐습니다. 미국 에너지부는 미국의 핵 자산을 관리하는 일을 합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 장관 지명자 가운데 지금까지 몇 명이나 인준을 받았나요?

기자) 네, 페리 장관까지 15개 부서 장관 가운데 13명이 인준을 받았는데요. 아직 인준 받지 못한 지명자는 농무와 노동, 이렇게 2개 부서 지명자뿐입니다. 상원은 수요일(1일) 찬성 68표 대 반대 31표로 라이언 징키 내무장관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도 통과시킨 바 있습니다.

진행자) 새로 내무장관 자리에 오른 징키 장관, 어떤 인물인지 살펴볼까요?

기자) 네, 올해 55살이고요. 서부 몬태나 주 출신으로 연방 하원의원을 지냈는데요. 해병대 특수부대원으로 복무하기도 했습니다. 징키 장관이 의원 시절에 내무부의 환경규제 정책에 대해서 비판적인 태도를 보여왔기 때문에, 민주당 의원들이 인준에 반대했습니다. 참고로 미국 내무부는 4억 에이커에 달하는 미국 국유지를 관할하는데요. 공화당 의원들은 징키 장관이 국립공원 등 미국 국유지의 강력한 옹호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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