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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화장실 권리 지침' 폐기...연준, 조만간 금리 인상 가능성 시사


바락 오바마 행정부가 성전환자 학생들의 정서적 보호를 위한 화장실· 락커룸 사용 시행령을 마련한 지난해 시애틀의 네이튼헤일 고등학교에 붙은 '성중립' 화장실 표지. (자료사진)
바락 오바마 행정부가 성전환자 학생들의 정서적 보호를 위한 화장실· 락커룸 사용 시행령을 마련한 지난해 시애틀의 네이튼헤일 고등학교에 붙은 '성중립' 화장실 표지. (자료사진)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행정부가 성전환 학생들의 화장실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지침을 폐기했습니다. 이 소식 먼저 전해 드린 뒤에 많은 미국인이 트럼프 대통령과 의회가 가장 중요하게 다뤄야 할 사안으로 이민자 문제를 꼽고 있다는 여론 조사 결과 알아봅니다. 마지막으로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준이 조만간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소식도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지 목요일(24일)로 5주가 되는데요. 그동안 이전 오바마 행정부의 여러 정책을 뒤집는 조처를 내렸죠?

기자) 그렇습니다. 전임 바락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정책을 폐지하기 위한 조처에 들어갔고요. 오바마 전 대통령이 중단시켰던 키스톤 XL 송유관과 다코타 액세스 송유관 건설이 재개될 수 있는 길을 열기도 했는데요. 이번에는 성 소수자 권리에 대한 이전 정부의 지침을 뒤집었습니다. 트랜스젠더, 그러니까 성전환 학생들의 화장실 이용 권리를 제한한 겁니다.

진행자) 먼저 트랜스젠더에 대한 설명이 좀 필요할 것 같은데요.

기자) 네, 남자의 몸으로 태어났지만 자신이 여자라고 생각한다든가, 신체적으로 여자지만 정신적으로 남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트랜스젠더라고 하는데요. 보통 한국어로 성전환자라고 하죠. 성전환자 가운데는 수술을 통해 신체적으로 성을 완전히 바꾼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성전환자들이 화장실을 사용할 때 어떤 화장실을 사용해야 할 것인가, 바로 이게 쟁점인 거죠?

기자) 맞습니다. 출생 증명서에 나와 있는 대로 타고난 성을 따라야 하느냐, 아니면 정신적으로 본인이 인지하는 성을 따라야 하느냐, 이게 바로 문제입니다. 성전환자들은 본인이 생각하는 성에 따라서 화장실을 쓸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요. 지난해 바락 오바마 대통령 행정부는 미국 내 공립학교에서 성전환 학생들이 본인이 생각하는 성에 따라서 화장실을 쓰게 하라는 지침을 내렸습니다. 당시 이 지침은 성 소수자들의 권리 운동에서 큰 승리로 받아들여졌는데요. 하지만 이번에 트럼프 행정부가 이 지침을 뒤집은 겁니다. 미국 교육부와 법무부가 수요일(22일) 새로운 지침을 미국 내 각급 공립학교에 보냈는데요. 출생 증명서에 나와있는 성을 따라야 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가 이렇게 새로 지침을 내린 이유가 뭔가요?

기자) 정부는 기존 지침으로 소송이 걸려있는 점, 또 혼란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지적했습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수요일(22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 문제를 언급했는데요. 화장실 문제는 연방 정부가 아니라, 주 정부가 결정할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스파이서 대변인의 말입니다.

[녹취: 스파이서 대변인] “I made this clear…”

기자) 스파이서 대변인은 앞서 선거운동 기간에 밝혔듯이 트럼프 대통령은 주의 권리에 대한 신봉자라고 말했는데요. 이런 화장실 문제 등은 연방 정부 차원에서 다룰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또 오바마 행정부의 화장실 관련 지침을 검토한 결과, 법적 문제와 절차상의 문제 등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전임 오바마 행정부가 성전환자의 화장실 권리에 대한 지침을 내린 게 지난해 5월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당시 교육부와 법무부가 미국의 각급 공립학교에 보낸 서한에서 성전환자들이 원하는 화장실을 사용하게 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사실 이런 지침은 법적으로 구속력이 없는데요. 하지만 당시 행정부는 지침을 따르지 않는 학교는 정부 지원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성전환자가 어떤 화장실을 사용하느냐가 왜 이렇게 큰 문제가 되는 거죠?

기자) 본인이 생각하는 성에 따라서 화장실을 사용하지 못하게 막을 경우, 성전환자에 대한 차별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오바마 행정부는 화장실 사용 지침을 내리면서 교육 분야에서 성차별을 금지하는 연방 법 조항을 인용했는데요. 이 조항이 남녀차별뿐만이 아니라,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에도 적용된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성전환자들의 인권 차원에서 원하는 화장실을 사용하게 해야 한다는 거죠.

진행자) 하지만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죠?

기자) 맞습니다. 성전환자들의 권리만이 아니라, 다른 학생들의 권리도 중요하다며 반발이 나왔습니다. 특히 여학생들이 성전환 학생과 같은 화장실을 쓰는 걸 꺼린다는 주장인데요. 성전환 학생 본인은 여자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신체적으로는 남자니까, 다른 학생들이 위협이나 사생활 침해로 느낄 수 있다는 겁니다. 학교에서 성전환 학생들을 위해 별도로 마련한 화장실을 쓰면 된다고 주장하는데요. 또 범죄자들이 여자 옷을 입고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서 성폭행을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결국, 권리에 대한 문제인 건데요. 이번에 트럼프 행정부가 성전환 학생의 화장실 사용 권리에 대한 지침을 뒤집었는데, 반응이 어떻습니까?

기자) 보수계는 크게 환영하고 있습니다. 이전 오바마 행정부의 지침은 다른 학생들의 존엄성을 해치고, 사생활을 침해하는 것이었다는 건데요. 반면에 성전환자들의 권리를 위해 싸우는 인권단체 등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할 가능성이 높은 성전환 학생들이 더 큰 위협에 처하게 됐다며 우려했고요. 화장실 문제는 각 주가 정할 문제가 아니라, 연방 정부 차원에서 다뤄야 할 민권 문제라는 주장도 펴고 있습니다.

/// BRIDGE ///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지난 5주간 이렇게 새로운 정책을 많이 실행에 옮기고 있는데요. 미국 국민이 원하는 건 뭐고, 또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설문조사 결과가 공개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CBS 뉴스 방송이 성인 1천280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를 목요일(23일) 발표했는데요. 미국인들은 현재 트럼프 대통령과 의회가 가장 중요하게 다뤄야 할 사안으로 이민 문제를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응답자의 15%가 이민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고요. 경제와 일자리 문제라는 응답이 13%로 그 뒤를 이었고, 건강보험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11%로 세 번째에 올랐습니다.

진행자) 안 그래도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한 기조의 이민 관련 행정명령을 발표하고 또 국토안보부가 이민자 관련 지침서를 발표하면서 이민문제가 한창 시끄러운데요. 미국인들도 역시나 이 문제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군요?

기자) 맞습니다. 이번 설문조사는 사실 국토안보부의 지침이 발표되기 이전인 2월 중순에 시행됐는데요. 이민 문제와 관련한 미국인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질문과 대답이 여러 개 있었습니다. 우선, 대부분의 미국인은 미국에 입국한 외국인이 미국 안보에 위협을 가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정부의 조치가 충분하지 않다고 답했는데요. 그런데도 10명 중 6명은 불법이민자가 시민권을 딸 수 있게 허용하는 안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불법이민자가 미국에 계속 머무르되 시민권 신청은 불허해야 한다는 응답은 13%, 불법이민자가 미국을 떠나야 하는 응답은 23%에 머물렀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민문제와 관련해서는 정치적 성향에 따라 국민의 생각이 나뉘지 않습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강경한 이민정책을 시행하는 것도 이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고요?

기자) 맞습니다. 공화당 성향의 응답자 43%는 불법이민자를 추방해야 한다고 답했는데요. 민주당 성향의 응답자 가운데 80%는 불법이민자가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답하면서 차이를 보였습니다. 불법이민자가 미국 시민보다 범죄를 더 많이 일으키는 것으로 보는 응답자는 20%로 나왔는데요. 공화당은 38%가 그렇다고 답한 반면, 민주당은 9%만이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과 관련해서도 공화당원은 77%가 찬성했지만, 민주당원은 11%만이 지지하고 있었습니다.

진행자)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도도 물었다고 하던데, 트럼프 대통령 성적표,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응답자는 39%로,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자 51%보다 10%p 이상 낮았습니다. 이달 초에 했던 설문조사 결과와 큰 차이가 없는데요. 이 또한 응답자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크게 달랐습니다. 공화당원은 10명 중 8명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민주당은 반대로 10명 중 8명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미국이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35%였는데요. 그렇지 않다는 응답자는 60%에 달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와 기대는 그렇게 높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미국인들은 그래도 경제 상황은 이전보다 더 좋아졌다고 생각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응답자의 60% 이상이 현재 미국 경제가 좋다고 답했는데요. 지난 2008년 미국의 경기 침체가 시작된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게 나온 겁니다. 그리고 미국인의 1/3은 미국의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고 답했는데요. 하지만 이 역시 정치적 성향에 따라 생각이 달랐습니다. 공화당 성향의 응답자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인 작년 12월의 조사 때의 28%에서 54%로 뛰어올랐고요. 민주당 성향의 응답자는 작년 말엔 46%가 낙관했는데 이제는 15%만이 미국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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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 기준금리가 조만간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지난 1월 31일부터 2월 1일까지 이틀 동안 정기 회의를 열었는데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첫 회의였는데, 수요일(22일) 그 회의록이 공개됐습니다. 공개된 회의록을 보면, 연준 관계자들이 “상당히 이른 시일”에 기준금리를 올려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기구죠. 바로 기준금리를 정하는 곳입니다.

진행자) “상당히 이른 시일”이라는 게 언제쯤을 얘기하는 겁니까?

기자)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그 시기에 대해서는 연준 위원들 사이에 의견이 갈렸는데요. 트럼프 행정부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입니다. 일부 위원은 실업률이 연준의 목표인 4.8% 이하로 떨어질 것을 우려했는데요. 미국 실업률은 지난해 12월 4.7%에서 1월에는 4.8%로 오른 바 있습니다. 경제 전문가들은 연준이 6월에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해 왔습니다.

진행자) 연준 위원들이 오는 3월 중순에 또다시 만나는데요. 어떻습니까? 이때 기준금리가 오를 가능성도 있는지요?

기자) 완전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연준은 지난해 12월에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대로 0.25%p 올렸는데요.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린 건 1년 만이었습니다. 기준금리는 중앙은행이 민간은행에 돈을 빌려줄 때, 민간은행이 내야 하는 이자율을 말하는데요. 중앙은행은 경기가 나쁘면 기준금리를 낮춰서 시중에 돈을 풀고요. 반대로 경기가 좋으면 기준금리를 높여서 돈을 거둬들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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