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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북한 노동자 사고 빈발..."장시간 노동, 안전의식 결여"


지난 2003년 5월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 자린그라의 제재소에서 북한 벌목공들이 일하고 있다. (자료사진)

외국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이 안전 사고로 목숨을 잃는 경우가 최근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인권 차원의 문제로 보고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2017년 들어서도 해외 작업 현장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언론들은 지난 15일 모스크바의 건물 공사 현장에서 일하던 북한 노동자 2명이 추락해 사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국 `연합뉴스'는 러시아와 쿠웨이트, 중국, 몽골 등지에서 지난해 적어도 16건의 산업재해 등 각종 사고와 자살, 질병으로 적어도 40명의 북한 노동자가 숨졌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한국 북한인권정보센터의 이승주 연구원은 과거 미국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실태조사 결과 해외 현장에서 숨지거나 다치는 북한 노동자가 매우 많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이승주 연구원] "현장에서 상해를 입거나 죽음을 당한 노동자가 부지기수였습니다. 이런 상황은 매우 빈번하게 발생했지만, 적극적인 북한 당국의 조치나 보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해외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의 높은 사고율에 대해 해외 건설 현장 경험이 있는 탈북자들은 여러 가지 이유를 제시했습니다. 미국에 사는 탈북자 앤드류 안 씨는 장시간 노동을 지적했습니다.

[녹취: 앤드류 안] "일을 너무 많이 시키다 보니까 애들이 지치고, 또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사고가 자주 나는 것 같아요."

북한인권정보센터 객원연구원인 박찬홍 박사는 지난해 말 한국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러시아 파견 북한 벌목공들이 적게는 하루 12시간에서 많게는 20시간의 고강도 노동에 시달린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요구하는 무리한 상납금을 채워야 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녹취: 박찬홍 박사] “노동자는 1인 당 책정된 노동정량을 수행하지 못하면 당초 생활비로 지급되는 부분을 빚으로 인식합니다. 그래서 그것을 갚기 위해서 노동을 하게 됩니다."

한편 탈북자들은 사고가 자주 나는 이유로 안전 의식이 미비한 점도 들었습니다. 탈북자 앤드류 안 씨의 설명입니다.

[녹취: 앤드류 안] "안전관리에 대한 시스템이 전혀 갖춰져 있지 않아요. 사업소나 작업 현장에서 안전대책이란 게 전혀 없습니다."

반면 안전기준이 있어도 이를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고 1990년대 러시아 건설 현장에서 일했던 탈북자 에밀 씨는 `VOA'에 밝혔습니다.

[녹취: 에밀] "그거는 왜 그러냐면 안전규정을 다 지키려면 비용이 비싸져서 그럽니다. 북한 노동자들도 안전에 돈 쓰지말고 한푼이라도 더 가져가는 것을 원하죠."

미국의 북한인권 전문가인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은 북한 노동자들의 진출 업종과 파견 지역도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그레그 스칼라튜] "They were generally sent to poor countires..."

북한 노동자들이 해외에서 많이 진출한 업종, 가령 건설업이나 벌목업에서 사고가 날 확률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겁니다. 또 비교적 노동 관련 규정이 허술한 러시아 같은 지역에 많이 진출한 것도 이유로 꼽았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근본적으로 북한 당국이 해외 파견 노동자들을 그저 돈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자세가 이런 현상을 부채질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녹취: 그레그 스칼라튜] "The fundamental problem is ..."

자국 노동자를 보호하는 일은 뒷전이고 이들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본다는 겁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노동자들을 파견하는 북한 당국뿐만 아니라 이들을 고용하는 나라들도 국제협약에 따라 노동자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국제노동기구(ILO) 규정과 국제 인권 관련 규정에 근거해 노동자들의 안전과 건강,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VOA 뉴스 김정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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