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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러시아에 '민스크협정' 준수 촉구...타이완 '의회 외교' 활발


렉스 틸러슨(왼쪽)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프로프(오른쪽) 러시아 외무장관이 16일 독일 본에서 개막한 주요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 현장에서 양국 별도 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렉스 틸러슨(왼쪽)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프로프(오른쪽) 러시아 외무장관이 16일 독일 본에서 개막한 주요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 현장에서 양국 별도 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은 러시아 정부가 민스크협정을 준수할 때 러시아와 협력할 것이라고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목요일(16일) 밝혔습니다. 지금 독일에서 미국과 러시아 외교 수장을 포함한 주요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가 진행중인데요, 어떤 이야기가 오가고 있는지 들여다보겠습니다. 타이완 입법원 대표단이 미국과 인도 등을 방문하면서 중국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고요. 수요일(15일) 실시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주지사 선거에서 수감자들이 열성적으로 투표에 참여한 현장, VOA 현지 특파원이 전해온 내용을 바탕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러시아의 외교 수장이 독일에서 회담을 했군요?

기자) 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목요일(16일) 독일 본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했습니다. 틸러슨 장관은 회담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은 러시아와의 협력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힌 뒤, 조건을 달았는데요. “우리는 러시아 측이 민스크협정을 준수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겁니다.

진행자) ‘민스크협정’이 뭔가요?

기자) 러시아가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 영토인 크림반도를 병합한 뒤 이 일대에서 내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러시아 당국이 주변지역의 분리주의 반군을 지원하면서,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충돌이 격화된 건데요. 정부군과 반군은 내전 상황을 멈추기로 지난 2015년 2월 합의했습니다. 이걸 ‘민스크 평화협정’이라고 부르는데요. 협정 타결 뒤에도 국지적인 충돌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내전 발생 이후 사망자 수가 9천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미국과 서방 측은 러시아가 민스크협정을 지키지 않고 반군의 활동을 부추기고 있다고 보고, 러시아에 대한 각종 경제 제재를 이행중입니다.

16일 독일 본에서 진행된 주요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 개막 일정에 참가한 세르게이 라브로프(왼쪽) 러시아 외무장관이 지그마르 가브리엘 독일 외무장관의 환영 인사를 받은 뒤 함께 웃고있다.
16일 독일 본에서 진행된 주요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 개막 일정에 참가한 세르게이 라브로프(왼쪽) 러시아 외무장관이 지그마르 가브리엘 독일 외무장관의 환영 인사를 받은 뒤 함께 웃고있다.

진행자)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새 정부가 '친 러시아' 정책을 택할지 국제사회의 관심이 높았는데, 러시아와의 협력 조건을 명확하게 밝힌 거군요. 그런데, 이번 일정이 미 국무장관 취임 후 첫 국제외교 행사라고요?

기자) 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프보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목요일(16일) 회담은 독일 본에서 진행중인 주요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 현장에서 열렸습니다. 틸러슨 장관이 취임 후 첫 국제외교 행사에 참가한 겁니다. 회의는 금요일(17일)까지 계속되는데요. 본 회의 일정과 별도로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을 진행한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왕이 중국외교부장과도 따로 회동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진행자) 틸러슨 장관의 이번 독일 일정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틸러슨 장관은 ‘엑손모빌’이라는 대형 석유기업의 최고경영자(CEO)였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외교 수장으로 발탁한 인물인데요. 외교관 출신도 아니고, 정치나 공직 경험이 전혀 없어서 이례적 인사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상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국제사회의 다양한 현안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첨예한 갈등을 조절해낼 수 있을지 촘촘한 검증이 진행됐는데요. 이번에 처음 국제외교 행사에 나서면서 실제 협상력을 가늠하게 되는 겁니다.

진행자) 금요일(17일)까지 틸러슨 장관의 협상력을 가늠하게 될 일정을 들여다 보죠. 러시아와는 어떤 현안이 있나요?

기자) 지금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현안이 쌓여있습니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러시아와 내통한 의혹을 받다가 이번주 초 사임했고요, 지난 대통령 선거 기간동안 도널드 트럼프 후보 진영의 또 다른 고위 관계자가 러시아 측과 꾸준히 접촉해왔다는 보도가 이어지는 중입니다. 그러던 가운데 지난 화요일(14일)에는 러시아가 신형 순항미사일 ‘SSC-8’을 극비리에 실전 배치한 것으로 알려져, 중거리핵무기폐기협정(IRNFT)을 위반했다는 백악관의 지적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틸러슨 장관은 ‘친러시아’ 성향으로 알려졌죠?

기자) 맞습니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과거 엑손모빌 최고경영자로 활동하면서, 여러 가지 사업상 거래를 통해 러시아 정부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러시아와 ‘밀착’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을 정도로 러시아 각계 인사들과의 깊은 친분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경험이, 앞서 말씀드린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산적한 과제들을 효과적으로 풀어내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외교장관도 별도로 만난다고요?

기자)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개별회담 일정은 아직 확정되진 않았는데요. 중국 매체들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 대화가 필요한 현안이 어느 때보다 많은 상황이라, 두 외교장관이 별도로 만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렉스 틸러슨(왼쪽) 미 국무장관이 16일 독일 본에서 진행된 주요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 현장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담소하고 있다.
렉스 틸러슨(왼쪽) 미 국무장관이 16일 독일 본에서 진행된 주요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 현장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담소하고 있다.

진행자) 미국과 중국 사이의 현안은 어떤 것들인가요?

기자) 안보, 외교, 경제, 이렇게 분야별로 한가지씩 과제가 있습니다. 먼저, 안보 분야에서는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가 미국과 중국 사이의 첨예한 갈등 요소입니다. 중국이 남중국해 대부분 해역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오랫동안 이웃나라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데요. 지난해 네덜란드 헤이그의 국제기구인 상설중재재판소(PCA)가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무효라고 판결했지만 받아들이지 않고, 남중국해 일대에 인공섬을 만들어 군사시설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얼마전 브리핑에서, 남중국해를 “한 국가(중국)가 점거하지 못하도록 미국과 국제사회의 이익을 확실히 보호할 것”이라고 강경한 대응을 예고했고요. 짐 매티스 미 국방장관도 남중국해와 주변 해역에서 중국의 활동을 “도발적 행위”로 규정했습니다. 틸러슨 국무장관 본인도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중국에 강력한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안보 분야에서 남중국해 문제를 풀어야 하고, 외교 분야에서는 어떤 현안이 있죠?

기자) 타이완 문제가 주요 현안입니다. 타이완 독립을 주장하는 차이잉원 민진당 주석이 지난해 총통으로 취임한 뒤 양안관계가 크게 나빠지고 있는데요. 타이완이 중국의 일부라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할 지 여부를 놓고 미국과 중국 사이에 공방이 오가기도 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폐기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여러 번 밝혔기 때문인데요. 이 문제는 지난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첫 전화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한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일단락된 상태입니다. 이 과정에서 틸러슨 국무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당초 강경한 ‘반 중국’파로 알려졌던 틸러슨 장관이 현실적인 노선을 채택하기로 한 것으로 미국 언론은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외교분야에서는 또 미국과 중국, 두 나라의 관계 정립 문제도 있다고요?

기자) 네. 지난 2013년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이후 중국은 줄곧, 대미관계에서 ‘신형대국관계’를 강조하고 있는데요. 미국과 중국이 세계를 이끄는 양대 강국으로, 동등한 책임과 의무를 가지고 이행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미국이 세계의 유일한 슈퍼파워”라고 했고요, 남중국해 문제를 비롯한 국제 현안에서 중국을 통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마지막으로 경제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 사이 현안, 어떤 건가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중국의 불공정 무역행위를 꾸준히 지적하면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보복관세를 매기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중국은 이에 맞서 미국의 일부 산업분야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기도 했는데요. 얼마전 중국 외교부 대변인 논평에서 ‘무역전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두 나라 사이의 통상 마찰이 예고된 상황입니다. 중국은 또, 미국과 서방 각국이 국제 무역에서 자신들을 ‘시장경제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줄기차게 문제 제기를 하는 중인데요. 이런 현안들에 대해서는 미국과의 중국 사이에 외교적인 해법이 필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대 러시아· 중국 관계 외에,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이번 G20회의에서 다룰 문제들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기자) 세가지를 꼽을 수 있겠는데요. 시리아 내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그리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방위비 분담 문제입니다. 먼저 시리아 내전에서 미국은 온건 반군을, 러시아는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각각 지원하면서 반대 편에 서있었는데요. 최근 내전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IL를 격퇴하기 위해 미국과 러시아가 손을 잡을 지가 관심사입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과 관련해서는, 어제(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팔레스타인을 독립국가로 인정하는 ‘2국가 해법’을 고집하지 않겠다고 밝힌 데 따른 후속 조치가 주목되고요. 미국이 주도하는 유럽지역 방위협력체인 나토에서 회원국들이 분담금을 늘이지 않을 경우 미국은 나토에 대한 지원을 축소하겠다고 얼마전 짐 매티스 국방장관이 밝혔는데요, 이에 대한 실질적인 계획을 틸러슨 국무장관이 내놓을지도 관심을 끕니다.

진행자) 틸러슨 장관이 한국-일본 외교장관과도 별도회담을 했다고요?

기자) 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목요일(16일) 한국의 윤병세 외교장관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을 함께 만나기도 했는데요. 세나라 외교장관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이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다수 유엔 안보리 결의를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있는데 주목하면서, 북한의 12일 탄도미사일 시험을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렉스 틸러슨(가운데) 미 국무장관과 윤병세(오른쪽) 한국 외교장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이 16일 독일 본에서 3자회담 직후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렉스 틸러슨(가운데) 미 국무장관과 윤병세(오른쪽) 한국 외교장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이 16일 독일 본에서 3자회담 직후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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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타이완 국회의원들이 미국을 방문했다고요?

기자) 네. 샤오메이친 민진당 입법위원이 이끄는 타이완 입법원 대표단이 수요일(15일) 미 국무부를 방문, 수전 손튼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부차관보를 만났다고 현지 언론이 목요일(16일)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대표단에 참가한 왕딩위 위원은 인터넷 사회연결망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타이완 입법위원들과 미 당국자 간 사상 최초의 회담이 열렸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어떤 이야기가 오갔습니까?

기자) 미 국무부는 이번 일정과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는데요. 타이완 언론은 입법원 대표단이 국무부 당국자와, 양국관계와 주변 정세에 대한 의견을 나눈 뒤 미 상· 하원 의원들을 잇따라 만나, 양 측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대한 입장을 전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 입법원이 최근 독자적인 외교활동을 강화하는 중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타이완 입법원의 또다른 대표단이 최근 일주일 동안 인도를 방문했는데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고향인 구자라트 주를 방문해서 2천만달러 규모 공장설립 계획을 내놓고, 양국 의회가 함께 진행하는 ‘의회 우의 포럼’을 정례화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 측의 이런 움직임에 중국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수요일(15일) “중국과 수교한 나라가 어떤 형식으로든 타이완과 공식 접촉이나 교류를 하거나, 공적인 기구를 설립하는 일에 반대한다”고 강조하고 “인도가 중국의 핵심적 관심을 존중하고 이해해서 ‘하나의 중국’원칙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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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주지사 선거가 진행됐군요?

기자) 네. 인도네시아 수도를 관장하는 자카르타 주지사 선거가 수요일(15일) 진행됐는데요. 바수키 차하야 푸르나마(아혹) 현 자카르타 주지사를 비롯한 세 후보자 중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것이라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따라서, 상위 두 명이 오는 4월 19일 결선투표에서 승패를 가리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수감자들이 열성적으로 투표에 참여했다고요?

기자) 네. 인도네시아에서는 군인들은 투표에 참여할 수 없지만, 형량 5년 미만인 수감자들은 유권자로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데요. 자카르타 주에 있는 ‘폰독 밤두’ 여성 교도소에서는 전체 수감자 1천여명 가운데 157명이 이에 해당됐습니다. 이들 대부분이 이번에 한 표를 행사했는데요. 한 중년 수감자는 VOA 현지 특파원과의 인터뷰에서 “텔레비전 토론을 꾸준히 보면서” 선거 관련 소식을 접해왔다면서, 이번에 투표에 참여한 소감을 밝혔습니다. 폰독 밤두 교도소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매우 민주적이다. (수감자가 투표하는) 이런 과정을 실현하고 있는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4월에 실시될 결선투표에서는 누가 대결하나요?

기자) 아혹 주지사와 아니스 바스웨단 전 교육부 장관이 맞붙게 될 전망입니다. 다만, 중국계 기독교 신자인 아혹 주지사가 지난해 이슬람 경전 코란을 인용해 연설했다는 이유로 강경 이슬람 신도들의 반발을 사 신성모독 혐의 재판을 받고 있는 점이 결선 투표 과정의 변수입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이슬람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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