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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가정보국장 “러시아 대선 개입 확실”...여성 해병대원 첫 전투부대 배치


5일 상원 군사위원회가 진행한 러시아 해킹 청문회에서 정보 당국 수장들이 나란히 앉아 증언을 준비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마르셀 레트라 국방부 정보담당 차관,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 마이클 로저스 국가안보국(NSA) 국장 겸 사이버 사령관.
5일 상원 군사위원회가 진행한 러시아 해킹 청문회에서 정보 당국 수장들이 나란히 앉아 증언을 준비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마르셀 레트라 국방부 정보담당 차관,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 마이클 로저스 국가안보국(NSA) 국장 겸 사이버 사령관.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장이 목요일(5일) 상원 청문회에서 증언했는데요. 러시아가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했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클래퍼 국장 후임으로 댄 코츠 전 상원의원을 내정했다는 소식이 들리는데요. 이들 소식 먼저 정리해 드립니다. 이어서 미국 해병대가 사상 처음으로 여성 대원 3명을 보병 전투부대에 배치했다는 소식, 또 지난달 미국 실업률이 4.7%로 소폭 상승했지만, 임금도 오르는 등 경기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는 소식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목요일(5일) 상원에서 러시아 해킹 문제에 대한 청문회가 열렸는데요. 이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네,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증언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마이크 로저스 미 국가안보국(NSA) 국장, 또 다른 고위 정보 관리들도 함께 했는데요. 클래퍼 국장은 러시아가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주기 위해 개입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클래퍼 국장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클래퍼 국장] (18초-적당히 줄여주세요) “This was a multifaceted campaign…”

기자) 클래퍼 국장은 해킹은 단지 일부일 뿐이라고 말했는데요. 러시아가 해킹뿐만이 아니라, 고전적인 수법인 선전선동과 왜곡, 허위 뉴스를 퍼뜨리는 식으로 다면적인 공격을 했다는 겁니다. 러시아는 오랫동안 자국 선거나 다른 나라 선거에 개입해왔다고 클래퍼 국장은 말했는데요. 하지만 이번처럼 이렇게까지 직접적으로 개입한 경우는 처음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클래퍼 국장은 러시아의 이런 활동이 지난 선거에 어느 정도나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지요?

기자) 어느 정도나 영향을 미쳤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다고 답했는데요. 하지만 러시아가 투표 개표 과정에 개입하거나,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선거에서 승리했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진행자) 앞서 미국 정보당국은 러시아가 트럼프 당선인을 돕기 위해 해킹했다고 밝혔는데요. 클래퍼 국장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기자) 클래퍼 국장은 러시아가 미국 선거에 개입한 동기는 한 가지가 아니라, 여러 가지라고 설명했는데요. 다음 주에 자세한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공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이 가능한 한 많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1급 비밀을 제외한 내용을 모두 공개하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일부 공화당 의원들을 포함한 정치인들은 미국 선거 과정에 대한 외국의 개입은 범죄라면서 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 말에 이미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러시아 외교관 35명을 추방하는 등 러시아에 보복 조처를 취했는데요. 하지만 일부 공화당 의원은 오바마 대통령의 조처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공화당 소속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목요일(5일) 청문회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조처는 조약돌을 던진 것에 불과하다며, 조약돌이 아니라, 큰 바윗돌을 던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클래퍼 국장이 말했는데요.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했습니까?

기자) 아니오. 그러진 않았는데요. 일반에 공개할 경우, 미국 정보당국의 작전에 손상을 끼칠 수 있다는 건데요. 클래퍼 국장은 미국이 정보 작전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왔고 많은 사람의 생명을 걸고 일해왔다면서, 구체적인 증거를 공개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대통령 선거가 끝난 뒤에 러시아 정부 고위 관리들이 해냈다며 자축하는 것을 미국 정보당국이 감청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에 자료를 넘겨 준 러시아 요원의 신원도 파악했다는 보도도 나왔는데요. 위키리크스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는 러시아로부터 정보를 받은 게 아니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와 관련해서 금요일(6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클래퍼 국장 등 정보기관 책임자들을 만났죠?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해킹 문제와 관련한 보고를 들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회동이 끝난 뒤에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만남이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는데요. 정보 당국자들을 매우 존중하지만, 러시아가 지난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해킹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을 품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이번 만남이 그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열리진 않을 것이다, 이런 전망까지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당선인은 그동안 러시아가 해킹 배후라는 미국 정보당국의 발표에 대해서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고요. 미 중앙정보국(CIA)이 앞서 이라크의 대량파괴 무기와 관련해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클래퍼 국장은 목요일(5일) 청문회에서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과 폄하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면서,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는데요. 폄하는 정보 요원들의 사기만 떨어뜨린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클래퍼 국장 후임자를 결정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댄 코츠 전 상원의원을 새 국가정보국장으로 낙점했다고 여러 언론 매체가 트럼프 당선인 측 인사의 말을 인용해 보도하고 있습니다. 코츠 전 의원은 올해 73살로 보수적인 공화당원인데요. 연방 하원의원을 거쳐서 1989년부터 1999년까지 인디애나 주를 대표하는 연방 상원의원을 지냈고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정부에서 독일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내기도 했습니다. 그 뒤 지난 2010년에 다시 상원의원에 출마해서 당선됐지만, 지난해 재선에 도전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6년 임기를 마치고 물러났죠.

진행자) 여기서 국가정보국장이란 어떤 자리인지 좀 살펴볼까요?

기자) 네,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안보국(NSA) 등 16개 미국 정보기관을 감독하는 자리인데요. 지난 2001년에 약 3천 명의 목숨을 앗아간 9.11 테러가 일어난 뒤, CIA와 다른 정보기관 사이에 정보 공유와 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신설된 자리입니다. 하지만 이 자리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요. 앞서 트럼프 당선인이 DNI 국장 자리를 공석으로 두는 안을 고려 중이란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육군 3성 장군 출신인 제임스 클래퍼 현 국가정보국장은 앞서 오바마 행정부 임기가 끝나면 물러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자리에 코츠 전 의원이 내정됐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는데, 반응이 어떻습니까?

기자) 같은 공화당 소속 의원들은 물론이고,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환영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코츠 전 의원은 상원 정보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했기 때문에 자격이 충분하다는 반응입니다. 한편 조금 전에 연방 상, 하원 합동회의가 열렸는데요. 지난달 19일에 열린 선거인단 투표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됐음을 공식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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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미국 해병대가 여성을 지상 전투 임무에 배치한다는 소식이 있는데요. 미 해병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지상 전투 부대에는 남성만 배치됐는데요. 미국 해병대가 목요일(5일) 여성 대원 3명을 보병 전투부대에 배치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해병대 역사를 새로 쓰게 된 여성 대원들, 어떤 임무를 받게 되나요?

기자) 네, 제2해병원정군 대변인 존 매컴 중위는 이들 여성 대원이 기관총 사수와 소총수, 박격포병을 각각 맡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의 이름이나 계급은 공개되지 않았는데요. 세 사람 모두 8연대 1대대에 배치됩니다. 해병대는 이미 몇 달 전에 보급장교와 차량수송 장교 등 여러 여성 장교를 이 부대에 배치했는데요. 여성 사병들의 부대 통합 과정을 돕기 위한 조처였습니다. 매컴 중위는 이런 과정이 해병대 기준을 지키고 전투 준비태세를 계속 강조해 나갈 수 있게 해준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국방부는 그동안 모든 부대에 여성을 통합하기 위해 노력해왔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15년 12월에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은 모든 전투병과를 여성에게 개방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가장 위험한 임무로 간주되는 특공대원을 포함해서 말이죠. 국방부의 이런 결정은 최근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에서 싸운 여군 수천 명의 공로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해병대는 이 같은 결정에 반대했다고 하던데요.

기자) 네, 해병대는 일부 보병 보직과 전투 임무에서 여성을 제외할 수 있게 해달라며 예외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반면에 육군이나 해군, 공군 등은 예외를 요청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6월, AP 통신은 전투 보직에 배치돼 있거나 이를 위해 대기 중인 해병대 여성 장교가 7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는데요. 전방부대 비전투 임무에 배치된 여성 해병대원의 수는 167명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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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으로 경제 관련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에서 지난 한 주 동안 새로 실업수당을 신청한 사람이 크게 줄었다는 소식 어제 전해 드렸는데요. 이번에 지난달 실업률이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노동부가 금요일(6일) 지난해 12월 고용 수치를 발표했는데요. 실업률은 4.7%로 전달보다 0.1%p가 올랐고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15만6천 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진행자) 실업률이 전달보다 약간 올랐는데, 어떻습니까? 기대에 못 미치는 수치인가요?

기자) 4.7% 실업률 자체는 전문가들이 예상한 대로 나왔습니다. 지난달에 나온 11월 실업률은 4.6%였는데요. 이는 2007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이번에 실업률이 다소 오른 건 더 많은 사람이 고용시장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 분석입니다. 그런가 하면, 새 일자리는 기대에 못 미치게 나왔는데요. 경제 전문가들은 17만3천 건에서 18만 건 정도 예상했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10월과 11월의 고용 수치가 조정됐는데요. 10월 신규 고용은 14만2천 건에서 13만5천 건으로 줄어들었지만, 11월은 17만8천 건에서 20만4천 건으로 상향 조정되는 등 두 달 합쳐서 1만9천 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진행자) 이번 고용 수치는 바락 오바마 대통령 임기 중 마지막으로 나온 건데요. 0.1%p, 아주 작은 수치이긴 하지만 실업률이 올랐고, 신규 고용도 기대에 못 미쳤다면 실망스러운 성적표인 건가요?

기자)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아주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성적표로 보고 있습니다. 실업률이나 신규 고용은 전달보다 저조할지 몰라도 시간당 임금이 올랐다는 점이 고무적이란 건데요. 12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달보다 10센트가 오른 26달러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1년 동안 미국의 시간당 평균 임금이 2.9%가 올랐는데요. 이는 2009년 중반에 미국 경제가 회복되기 시작한 이후, 약 7년 만의 최고 수준입니다.

진행자) 그동안 실업률은 완전고용에 가까운 상태를 보여왔지만, 이것이 임금 인상에 연결되지 않는 게 문제로 지적돼왔죠?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이제 임금까지 오르기 시작한 겁니다. 일부 경제 전문가는 올해 임금 상승률이 3.5%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는데요. 이는 거의 10년 만의 최고 수준입니다.

진행자) 미국이 경제불황에서 벗어나면서 신규 고용 증가율이 둔화하는 경향을 보여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4년에는 신규 고용이 한 달 평균 25만 건이 넘었는데요. 2015년에는 22만9천 건으로 줄더니, 지난해 마지막 석 달 동안에는 평균 16만5천 건으로 크게 내려왔습니다. 하지만 이는 경제가 성장하는 데 따른 자연스런 현상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신규 고용은 총 220만 개로 집계됐는데요. 2015년의 270만 개보다 50만 개 줄어든 겁니다.

진행자) 지난달 어느 분야에서 일자리가 가장 많이 늘었나요?

기자) 의료 분야였는데요. 12월에 여러 병원이 새로 문을 열면서 4만3천 건의 일자리를 추가했습니다. 앞으로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노인 인구가 늘면서 의료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제조업 분야에서 일자리 1만7천 개가 늘었는데, 이 또한 매우 고무적인 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제조업 분야 일자리가 늘어난 건 5달 만의 일입니다.

진행자) 이처럼 미국 경제가 호조를 보이면서 미국 기준금리도 계속 올라갈 전망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가 기준 금리를 0.25%p 올렸는데요. 2017년 중에 세 차례 더 인상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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