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트럼프 "핵 강화" 발언, 미-러 군비경쟁 우려...트럼프 백악관 대변인 지명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 대통령 당선인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 대통령 당선인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핵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핵 전투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힌 직후에 나온 발언이어서 미국과 러시아 간에 핵 군비 경쟁이 다시 촉발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 공보팀을 발표했다는 소식도 알아봅니다. 이어서 오바마 행정부가 이슬람교도들을 겨냥한 외국인 등록법을 폐지한다고 밝힌 소식, 또 지난해 미국 인구 증가율이 0.7%로 80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 살펴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핵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발언을 했는데요. 이 소식 자세히 전해주시죠.

기자) 네, 트럼프 당선인이 목요일(22일) 인터넷 사회관계망 서비스인 트위터에 이런 내용의 글을 올렸는데요. “미국은 세계가 핵무기에 대한 분별력을 갖게 되는 시점까지 핵 능력을 큰 폭으로 강화하고 확장해야 한다”고 촉구한 겁니다. 또 MSNBC 방송은 금요일(23일) 트럼프 당선인이 이 방송과 인터뷰에서 필요하다면 군비 확장 경쟁을 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는데요. 미국은 모든 면에서 다른 나라들을 능가하고 더 오래 견딜 것이라고 말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언론은 트럼프 당선인의 이번 발언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연설에 대한 응답이라고 보고 있는데요.

기자) 네, 트럼프 당선인이 이런 내용의 글을 인터넷에 올리기 몇 시간 전에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군 지도자들 앞에서 한 연설에서 러시아의 핵미사일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어떤 미사일 방어체계도 뚫을 수 있도록 미사일 성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핵 로켓 격추 능력을 갖춘 미사일 방어체계를 개발하고 있는 미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미국과 러시아 지도자들 입에서 핵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발언이 나오자, 과거의 핵무기 경쟁 시대로 돌아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핵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한다는 얘기인지요?

기자) 그건 알 수 없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이번 발언으로 인한 논란이 커지자, 제이슨 밀러 트럼프 당선인 측 대변인은 트럼프 당선인이 핵확산을 방지해야 하는 중요성을 언급한 것이라며, 의미를 축소하려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핵무기가 테러단체나 불안정한 불량국가의 손에 들어가는 일을 막아야 한다는 뜻이었다는 겁니다. 그런가 하면,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 지명자는 다른 나라들이 정신을 차릴 것이기 때문에 군비 확장 경쟁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과 러시아의 핵무기 보유 상황이 어떻게 되나요?

기자) 네, 미국 군축 전문가들은 미국과 러시아가 각각 약 7천 기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추산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에 힘을 통한 평화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미국의 핵무기를 개선하고 현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었습니다. 만약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이 실제로 핵무기를 늘리겠다는 뜻이라면, 1970년대 리처드 닉슨 대통령 때부터 약 50년 동안 미국이 유지해 온 정책 방향이 바뀌는 셈인데요. 그동안 미국 대통령들은 소속 정당에 상관없이 핵무기 보유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왔습니다.

진행자) 이번 트럼프 후보의 발언에 대해서 러시아는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기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금요일(23일) 연말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에서 이 문제를 언급했는데요. 무기 경쟁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핵 능력을 강화하겠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은 앞서 선거운동 기간에 나온 발언과 크게 다를 것이 없으며, 별로 특별한 게 아니라고 일축했고요. 미군 규모가 더 크지만, 미국을 잠재적인 적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어떤 핵 방공체계도 뚫을 수 있는 미사일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바락 오바마 현 대통령도 핵무기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죠?

기자) 맞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09년에 체코 프라하에서 한 연설에서 미국이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이끌겠다고 천명했고요. 다음 해에는 러시아와 기존의 전략무기감축협정을 대체할 새로운 협정에 서명했는데요. 핵탄두와 미사일을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인다는 내용의 협정이었습니다. 존 커비 국무부 대변인은 목요일(22일) 오바마 행정부가 핵무기 보유고를 줄이고, 미국 안보전략에서 핵무기의 역할을 줄이며, 또 이란과의 핵협정 체결을 통해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강조했습니다.

/// BRIDGE ///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이번에는 새 정부 구성에 관한 소식 보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 공보팀을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잠깐 언급이 됐습니다만, 트럼프 당선인이 숀 스파이서 공화당전국위원회(RNC) 공보관을 백악관 대변인으로 지명했습니다. 또 트럼프 선거대책본부 수석 대변인을 지낸 제이슨 밀러 씨가 백악관 공보국장, 트럼프 캠프 대변인을 지낸 호프 힉스 씨가 전략공보국장, 댄 스캐비노 씨가 소셜미디어 국장으로 각각 지명됐는데요. 소셜미디어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인터넷을 이용해 사람들을 연결하는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말하죠.

진행자) 지난 선거운동 과정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도왔던 측근들이 대거 포함됐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당선인도 목요일(22일) 성명에서 이 점을 언급했는데요. 스파이서 씨 등을 비롯한 이들 4명이 선거운동과 인수작업 과정에서 핵심 멤버가 돼왔다면서, 앞으로 이들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한 자신의 노력을 외부에 알리는 일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백악관의 입이 될 사람들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데요. 어떤 사람들인지 간단히 이력을 좀 살펴볼까요?

기자) 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 지명자는 공화당 전국위원회 공보국장으로 6년 동안 일해왔고, 그 이전에도 오랫동안 공화당 공보 일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워싱턴 정계와 언론에 잘 알려진 인물입니다. 제이슨 밀러 백악관 공보국장 지명자는 20여 년 동안 정계에서 공보 관련 일을 해왔고요. 트럼프 캠프에 합류하기 전에는 테드 크루즈 연방 상원의원의 선거운동을 도왔습니다.

진행자) 전략공보국장을 맡게 된 힉스 씨, 또 소셜미디어를 담당하게 될 스캐비노 씨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시죠.

기자) 네, 호프 힉스 씨는 올해 28살로 젊은 여성인데요. 트럼프 당선인의 딸 이반카 트럼프 씨의 패션 업체 홍보 일을 하다가, 트럼프 당선인의 회사인 ‘트럼프 그룹(Trump Organization)’에 합류했습니다. 전략공보국장으로서 힉스 씨는 트럼프 당선인의 언론 인터뷰 등을 조율하게 됩니다. 스캐비노 씨는 이력이 다소 흥미로운데요. 16살 때 골프 캐디를 하다가 트럼프 당선인을 처음 만났다고 합니다. 스캐비노 씨가 일하던 골프장을 트럼프 당선인이 인수하면서 인연이 깊어졌고, 신뢰받는 측근이 됐다고 합니다.

/// BRIDGE ///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바락 오바마 행정부가 무슬림, 이슬람교도들을 겨냥한 외국인 등록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고 하는데요. 이 소식 알아볼까요?

기자) 네, 미국 정부가 목요일(22일) 국가안보출입국등록제도(NSEERS)를 공식적으로 폐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제도는 9.11 테러 사건이 일어난 다음 해인 2002년에 테러 방지 대책의 하나로 시작됐는데요. 지난 2001년, 테러 단체 알카에다 단원들이 미국에서 항공기를 이용한 동시다발 공격을 감행하면서 약 3천 명이 숨진 바 있습니다.

진행자) 출입국등록제도라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의 제도입니까?

기자) 네, 일부 국가에서 오는 남성과 소년에게 미국에 도착하면, 사진과 지문을 찍어서 연방 정부에 등록하게 하는 제도입니다. 이란과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 대부분 이슬람 국가 출신들을 대상으로 했는데요. 북한 출신도 포함됐습니다. 이미 미국에 입국해 있는 사람들도 이민 당국에 가서 등록하게 했고요. 거주지를 옮길 때마다 당국에 알리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2002년에 시작됐으면 10년 넘게 시행돼온 제도인데요. 이번에 이를 폐지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행정부 측은 이 제도가 그동안 실제로 시행돼오지 않았으며 효율성이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는데요. 2011년에 이미 시행이 중단됐다는 겁니다. 니마 하킴 국토안보부 대변인은 이 제도가 쓸모가 없을 뿐만 아니라, 부족한 인력을 낭비하게 한다고 말했는데요. 이보다는 좀 더 효율적인 방안에 치중해야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나온 조처란 해석도 있는데요. 트럼프 당선인은 세계적으로 테러 위협이 증가하자, 모든 무슬림의 입국을 금지하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이와 관련해서 트럼프 당선인이 한발 물러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나요?

기자) 맞습니다. 백악관 선임 고문으로 지명된 켈리앤 콘웨이 씨는 앞서 CNN 방송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무슬림 입국금지안을 더는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특정 종교인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테러분자들을 양성하거나 테러 위협이 있는 나라에서 온 사람들을 좀 더 철저히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는데요. 트럼프 당선인의 이민정책 자문인 크리스 코바크 캔자스 주 정무장관은 이 제도를 부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오바마 행정부가 공식적으로 폐지한다고 밝혔지만, 다시 부활될 가능성도 있는 건가요?

기자) 가능성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잠시 시행이 중단된 상태가 아니라, 완전히 폐지된 제도를 부활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 BRIDGE ///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 인구 증가율이 80년 만의 최저 수준을 보였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미국 인구조사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미국 인구는 220만 명 증가했습니다. 전해보다 0.7% 늘어난 건데요. 그동안 인구조사 방식이 바뀌긴 했지만, 193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라고 하네요. 현재 미국 인구는 3억2천300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진행자) 미국 인구 증가율이 둔화했다는 게 사실 새로운 얘기는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인구는 전후 출산 붐이 일었던 1950년대에 이른바 ‘베이비붐’이 한창일 때 절정에 달했는데요. 당시에는 매년 인구 증가율이 평균 1.8%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그 뒤 점차 떨어지면서 2010년대에 들어서는 한 해 1%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데요. 베이비붐 세대가 노년에 접어들고 출산율도 낮은 편이어서, 앞으로 미국의 인구 증가율은 계속 하향 추세를 보일 전망입니다.

진행자) 미국은 50개 주로 이뤄진 나라인데요. 주에 따라서 차이가 있었는지요?

기자) 있었습니다. 올해 미국에서 인구 증가율이 가장 높은 주는 서부 유타 주였는데요. 지난해보다 인구가 약 2% 늘어났습니다. 그 뒤를 네바다 주와 아이다호, 플로리다, 워싱턴 주가 이었는데요. 하지만 이런 추세는 금방 바뀔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서북부 노스다코타 중의 경우, 4년 동안 미국에서 인구가 가장 빠르게 늘어나는 주로 꼽혔는데요. 하지만 주민들이 다른 주로 이주하면서 올해에는 인구 증가율이 높은 주 10위 안에도 끼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인구 증가율이 둔화되긴 했지만, 어쨌든 인구가 늘었는데요. 인구가 줄어든 주도 있었습니까?

기자) 네, 동부 웨스트버지니아 주와 중서부 일리노이 주를 포함해 8개 주의 인구가 줄어들었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중서부 지역의 인구 증가율은 0.2%였고, 동북부는 지난해와 거의 변함이 없었는데요. 반면에 앞서 말씀 드린 유타 주를 포함한 서부 주들은 인구가 많이 늘었습니다. 가장 인구 증가율이 높은 주 10개 주 가운데 7개 주가 서부 주들로 평균 1.1%의 성장률을 보였는데요. 남부 주들의 평균 증가율도 비슷했습니다. 은퇴한 미국인들이 따뜻한 기후를 찾아 이주하면서, 미국 서부와 남부로 인구가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미국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는 주는 어디입니까?

기자) 서부 캘리포니아 주입니다. 캘리포니아 주 인구는 3천900만 명으로 집계됐는데요. 남부 텍사스 주가 인구 2천800만 명으로 2위를 차지했고요. 그 다음이 플로리다, 뉴욕, 일리노이 순이었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남부 지역에 미국 인구의 38%가 살고 있고요. 서부 지역 24%, 중서부 21%, 동북부 17%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