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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따라잡기] 월스트리트 (Wall Street)


미국 경제의 중심지 월스트리트에 있는 뉴욕증권거래소(NYSE) 관계자들이 지난달 말 장중 시황을 점검하고 있다.
미국 경제의 중심지 월스트리트에 있는 뉴욕증권거래소(NYSE) 관계자들이 지난달 말 장중 시황을 점검하고 있다.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정부 내각 인선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앞서 재무장관과 상무장관 등 경제팀에 월스트리트 출신 금융인들을 내정해 화제가 됐는데요. 오늘은 바로 이 월스트리트에 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현숙 기자입니다.

“미국 경제의 심장 월스트리트”

[녹취: 뉴욕증권거래소]

아침 9시 30분 뉴욕증권거래소의 개장을 알리는 종이 힘차게 울립니다. 현란하게 돌아가는 주식시세판을 보며, 증권거래인들이 바쁘게 거래를 시작합니다.

[녹취: 월스트리트 거리]

아침부터 바쁜 곳은 뉴욕증권거래소만이 아닙니다. 말쑥하게 양복을 빼입은 직장인들이 뉴욕 맨해튼 남단의 건물들 속으로 사라지는데요. 여러 은행과 금융기관이 모여 있는 이곳, 바로 미국 경제의 심장이자 세계 경제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월스트리트, 월가입니다.

월스트리트는 미 동부의 대도시 뉴욕 맨해튼에 있는 1.1km의 거리로 단순한 지명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미국의 금융 시장을 통틀어 부르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하는데요. 월스트리트에는 뉴욕증권거래소를 비롯해 장외주식시장인 나스닥, 각종 은행과 투자 은행, 금융기관 등이 모여있기 때문입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만 거래되는 돈이 매일 평균 약 1천700억 달러에 달할 정도로 매일 엄청난 돈이 월스트리트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의 뉴욕은행이 바로 이 곳 월스트리트에 있습니다. 이곳엔 세계 최대 규모의 금 보관소가 있는데요. 금의 무게가 무려 6천300t에 이른다고 합니다.

월스트리트는 경제의 중심지이기도 하지만 유명한 관광지이기도 합니다. 특히 월스트리트에 서 있는 황소상은 많은 관광객이 사진에 담아가는 월스트리트의 상징이죠. 주식시장이 상승하면 불 마켓(Bull Market) 즉 황소 시장이라고 하고, 주식이 하락하면 베어 마켓(Bear Market), 곰 시장이라고 부르는데요. 황소는 뿔을 하늘 위로 치받으며 싸우기 때문에 상승을 의미하고 곰은 앞발로 내리쳐서 싸우기 때문에 하락 시장을 상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그래서 월스트리트에는 주식 활황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청동 황소상이 서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의 역사”

월스트리트가 있는 뉴욕 맨해튼 남부는 과거에 네덜란드의 식민지였습니다. 그래서 과거의 지명은 뉴욕이 아닌 뉴암스테르담이었죠. 네덜란드 정착인들은 미국 원주민 인디언들과 영국인들의 침범을 막기 위해 정착촌 북쪽 경계에 긴 나무 벽, 즉 wall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영국인들이 맨해튼에 진출하면서 1699년 뉴암스테르담을 영국인들이 점령하게 되는데요. 지역의 이름 역시 영국의 지명을 딴 뉴욕으로 바꾸고 또 이곳에 서 있던 장벽을 제거합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라는 이름은 그대로 남게 됩니다.

영국 식민지 시절, 월스트리트에는 뉴욕시가 승인한 노예시장이 있었고, 노예 매매에 대해 세금이 부과되면서 일찌감치 금융시장이 형성됐습니다.

월스트리트는 이후 경제뿐 아니라 행정 도시의 역할을 하기도 했는데요. 1789년 4월 30일, 미국의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이 취임식을 거행한 곳이 바로 월스트리트에 있는 페더럴홀 입니다.

그리고 1792년 5월, 상품중개인들이 모여 상업 거래에 대한 수수료를 정하는 협정을 체결합니다. 이 협정을 버튼우드협정이라고 하는데요. 바로 이 버튼우드협정을 뉴욕증권거래소가 시작된 출발점으로 보죠. 이후 월스트리트에는 미국 최대의 금융시장이 형성됐습니다.

“월스트리트와 미국 경제”

월스트리트에서 초창기엔 투기와 사기, 속임수가 난무했습니다. 1900년대까지 무질서한 거래가 오가기도 했는데요. 결국 1929년 대공황과 함께 미국 경제에 큰 피해를 주게 됩니다.

하지만 유럽에서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영국과 프랑스가 전쟁비용에 허덕이게 되면서 미국이 초강대국의 지위에 올라서게 됩니다. 미국의 부상과 함께 월스트리트는 세계 자본주의의 거점이 되면서 미국 경제의 심장에서 세계 경제의 심장으로 발돋움하게 되죠.

이후 월스트리트는 주식매매의 투명성을 높이고 세계적인 금융기관들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게 되는데요. 하지만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가 바로 이곳 월스트리트에서 터지게 됩니다.

월스트리트는 돈을 갚을 능력이 안 되는 사람들에게도 돈을 빌려줘 집을 사게 하는 서브프라임모기지, 즉 비우량주택담보대출을 난발했다가 2008년 주택 시장 거품이 꺼지면서 150여년의 역사를 가진 리먼브러더스 등 대출은행들이 줄줄이 파산하게 됩니다. 결국, 미국의 주가가 폭락하고 월가는 혼돈에 빠지고 마는데요. 월스트리트의 금융위기는 미국 내에만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세계 경제가 동반 침체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바락 오바마 대통령 행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에 힘입어서 미국 경제는 점차 회복되기 시작했습니다.

[녹취: 연준 금리 인상 발표]

2015년 12월, 연방준비제도의 제닛 옐런 의장은 지난 7년간 0%대를 유지해왔던 미국의 기준 금리를 0.25%p 올린다고 발표했습니다. 연준은 미국의 침체된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금리 그러니까 은행에 빌려주는 돈을 대폭 낮춰 시장에 돈을 푸는 정책을 시행해 왔었고, 이제 어느 정도 경제가 안정을 찾으면서 다시 금리를 올린다고 결정했던 겁니다.

“월스트리트를 둘러싼 논란”

[녹취: 월가 점령 시위]

지난 2011년 9월 17일, 수백 명의 사람이 뉴욕 월스트리트에 모여 "우리는 평범한 99%" 라고 외치며 시위를 벌였고, 일부는 월스트리트 인근 공원에서 텐트를 치고 노숙을 하기도 했는데요. 1%금융인의 탐욕을 비판하는 'Occupy Wall Street' 일명 월가점령 시위가 시작된 겁니다.

금융 시장의 붕괴를 막기 위해 미국 정부가 약 7천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쏟아 부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 위기의 책임자라고 할 수 있는 대형 금융회사 최고경영자들은 법적인 처벌을 받기는커녕 거액의 연봉과 퇴직금을 챙긴 정황이 드러나면서 이들에 대한 비판이 일게 된 겁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시위대에는 학생과 노동자들, 실업자들까지 동참해 점점 커졌고, 전국적인 시위로 번졌습니다. 그리고 그해 10월 15일에는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월스트리트 반대 시위가 동시에 일어나기도 했죠. 그 뒤 시위대는 해산됐지만, 여전히 월스트리트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은 존재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대통령 선거에서 월스트리트는 쟁점 가운데 하나이기도 했습니다. 민주당의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월스트리트의 고삐를 죄겠다고 밝히며 비판적인 시각을 보이면서도 월스트리트로부터 엄청난 선거자금을 후원받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었죠.

공화당의 대선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기간 월스트리트에 적대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월스트리트와 정부의 결탁을 끊겠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월스트리트 출신의 인사들을 경제 관련 내각에 임명하면서 공약과 배치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의 월스트리트에 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김현숙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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